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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5년간 126억 들인 마통시스템의 문제

  • 김민건
  • 2019-05-17 06:16:59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용하는데 들어간 세금은 126억원이다.

2015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며 요양기관 등이 취급하는 모든 마약류 보고를 시스템을 통하도록 의무화 했다. 해당 법 제 11조 '마약류 취급의 보고' 규정에 근거를 둔 마통시스템의 탄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후 1·2차 시범사업을 거쳐 법에서 정한대로 2018년 5월 18일 사용을 본격화했다. 향정과 마약, 동물용 마약 등의 제조부터 유통, 처방까지 전 단계 흐름을 파악해 불법 사용과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렀다

오는 18일이면 시행 1주년이 된다. 현 상황은 어떨까.

현재 약사 사회는 마통시스템을 '돈만 많이 들여 만든 재고관리시스템'이라고 평가한다.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현장에서 만난 약사들은 마통시스템을 이해하지 못 했다. 시스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다. "왜 해야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오·남용 우려 대표 품목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사건사고는 여전하고, 필로폰이나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GHB 연루 불법 마약사건도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포폴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건 2011년이다. 당시 일부 연예인들이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1차 의료기관에서 상습 투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다.

정부는 마통시스템으로 프로포폴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마약류 오·남용, 불법 사용을 사전 예방하고 근절할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약사들이 마통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문제가 이것이다. 프로포폴은 의료기관 책임이다. 히로뽕 등 불법 마약은 말 그대로 불법 마약이다. 약국이 취급하는 '치료용 마약'과 달리 제도권 밖에 있다.

마통시스템이 관여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엄연한 현실이다. 약사들은 시스템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와 행정처분으로 두려움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마통 시범사업에 참여한 한 약사는 "그 때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다"며 후회한다고 했다. 후회는 감정으로 얽힌 화살이 돼 마통시스템을 만든 정부로 향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이런 분위기가 지속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5년 동안 100억원 넘는 예산을 들였다. 정작 중요한 현장의 목소리를 놓쳤다는 생각이 취재 내내 들었다.

약사들이 마통을 외면하는 이유는 단 3개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오·남용 우려가 없는 향정약 보고, 프로포폴·불법 마약과 상관없는 약국에 가중된 행정업무와 처분, 불안정한 시스템 그 자체다. 현장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만든 시스템이라고 여긴다.

왜 마통시스템을 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돈만 많이 만든 재고관리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결국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채 1년을 달려온 셈이다.

다만, 마통시스템은 지금 이 시간도 가동 중이다. 앞으로도 지속 운영될 것이 사실이다. 마통시스템이 성공하기 위해선 약국 현장의 이해와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 지지 받을 수 있다.

마통시스템 문제 핵심은 접속 또는 보고 시 발생하는 에러가 아니다. 약국을 운영하는 소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답이 아니라 해답을 찾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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