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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식 허가 문제있다"…식약처 심사위원 1인시위

  • 김민건
  • 2019-07-18 12:53:58
  • 전문심사인력 턱없이 부족 문제제기.."우리나라 수준에 부끄러운 일"
  • 의사 인력 FDA '500명'·중국 '700명', 식약처 '단 15명' 주장도

식약처 종양약품과 임상심사TF에서 근무하는 강윤희(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위원이 18일 오전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오늘(18일) 오전 10시 40분. 식품의약품안전처 현직 임상심사위원이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여의도 한복판에서 피켓을 들었다. 1인 시위에 나선 것이다. 식약처 허가가 너무 쉽게 이뤄지는 데다가 시판 후 사후관리도 엉터리란 이유에서다.

식약처 종양약품과 임상심사TF에서 근무하는 강윤희(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위원은 "내부에서 의견 제기를 해왔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정상 방법으로는 의견 개진이 어려워 마지막으로 1인 시위를 생각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강 위원은 "식약처 전문성을 진단해 봐야 한다. 식약처에 심사가능한 의사같은 전문 인력이 너무 부족한다. 모든 직원들이 과다 업무를 받는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안전성정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려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DSUR(개발 중인 약의 정기적 안전성 정보)과 PSUR(시판 중인 약의 정기 안전성 정보)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를 몇 차례 했지만 실제 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며 "임상 승인과 약품 허가 이후 광범위한 안전성정보 검토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강 위원은 "결국 우리나라에서 임상시험 환자 안전성 문제는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인보사 등 사태도 의사 등 전문인력 부족으로 생긴 공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임상 중 안전성정보나 시판 후 안전성정보가 다 외국에서 온다. 국내에서 어떤 안전성 이슈를 새롭게 검출하는 일이 굉장히 적다"고 말했다.

강 위원은 전문인력 부족은 쉬운 허가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식약처 허가가 너무 쉽게 남발되고 있다"며 그 이유 중 하나로 해당 분야 전문성을 가진 의사들이 '허가' 업무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강 위원은 "식약처에서 의사는 허가업무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FDA는 외혈 허가업무에 많이 투입되고, 최종적인 결정도 의사가 하고 있다. 왜 허가업무에 의사를 투입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강 위원 주장에 따르면 작년 식약처 내부에선 국내에서 검토가 필요한 임상시험계획 약 1000건을 보기 위해 49명의 의사 인력이 필요하다는 결과도 도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충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적어도 49명의 절반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 높였다.

강 위원은 현재 식약처에 근무 중인 의사 TO는 총 15명이며 주 3~4일 근무스케쥴로 인해 실제 일하는 인력은 10명 안팎이라고 전했다. 그는 "15명이 전부 일하고 있어도 1인 시위까지는 안했다"며 "10명이 주요 변경계획서와 안전성정보 등 모든 임상시험 계획서를 검토한다.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해 불충분한 검토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미FDA는 의사 인력이 500명 이상으로 모든 의약품·의료기기 안전성·유효성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도 최근 2~3년간 CFDA(중국식약처)를 대규모 개혁해 심사관 700명을 대부분 의사로 증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식약처는 인력 충원을 얘기하면 예산이 없어서 안 된다고 내년까지 기다리라고 하는데 국민과 환자 안전이 걸린 일이다. 내년까지 기다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미국, 유럽, 일본은 의사 인력이 정말 많다. 우리나라 수준에 식약처 의사 인력이 15명이라는 건 진짜 부끄러운 일"이라며 "임상이든 허가든 환자 안전과 관련한 부분을 제대로 심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의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은 "30년 이상 직장에서 일을 했지만 이런 방법을 쓰는 건 처음이다.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져 식약처가 발전하고 있단 생각이 들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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