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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카' 기업 일본 후지의 첨단 바이오기업 변신 전략은

  • 김민건
  • 2019-09-02 14:22:12
  • 필름 콜라겐 제조 → 바이오 세포배양 적용 탈바꿈..."기술에는 수명 없다"
  •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 '후지필름의 재생의료 사업 전략' 보고서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필름의 대명사로 불리던 코닥은 지난 2012년 파산했다. 다만 후지필름(이하 후지)은 살아남았다.

후지는 80년 가까이 필름개발 기술 핵심인 콜라겐을 연구해왔다. 그리고 이를 바이오에 응용하며 의약품·화장품·재생의료 사업에 진출했다.

후지의 유조 토다(Yuzo Toda) 부사장은 "할 수 있을 것 같은 영역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해야만 하는 영역을 고려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기업이 '해보고 싶은 영역'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시대적 상황에 맞춰 기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알렸다. 후지가 '종합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으로 탈바꿈한 이유다.

31일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 류희숙 수석연구원의 '바이오이노베이션에 도전: 후지필름의 재생의료 사업 전략' 보고서에는 바이오 혁신으로 제 2창업기를 맞은 후지필름의 전략이 드러나있다.

칼라필름 시장 축소…"이제 포기해야 하나"

후지필름이 창업 70주년을 맞았던 2004년 당시 본업인 칼라필름 시장은 매년 20%이상 축소되는 상황이었다. 2000년대 후지필름 매출의 60% 이상이 사진 분야였고 2001년부터 필름 사업은 하향세를 나타냈다.

2008년 후지필름은 일본 중견 제약사 도야마화학공업을 1300억엔(약 1조5000억원)에 인수한다. X레이 필름과 디지털 X레이, 초소형 내시경 등 소위 '진단용 의료기기' 중심 회사였던 후지는 의약품 사업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류 연구원은 "과감한 전략적 결단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도야마화학공업은 경영 실적 면에서 적자였지만 임상 성공률이 40%였다. 좋은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잠재적인 신약 개발 역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연구원은 "2000년 취임한 고모리 시게타카 사장은 후지에는 기술·재무 기반, 브랜드 파워, 우수한 임직원 등 성장에 필요한 경영 자원이 충분하다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자료: 바이오이노베이션에 도전: 후지필름의 재생의료 사업 전략
후지의 정밀화학 기술이 바이오 사업 확장 기반이 되면서 2000년 후지의 매출 비중도 큰 변화를 나타낸다. 2000년 후지 매출은 1조4403억엔으로 이미징이 54%, 헬스케어가 12%를 차지했다. 2018년에는 2조4315억엔 중 이미징이 16%로 줄고 헬스케어는 20%로 늘어났다.

적극적 M&A…"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라"

바이오 산업 후발체인 후지는 선도 경쟁업체를 잡고 새 영역의 주요 기업이 되기 위한 전략으로 국내외 해외 유망 기업과 M&A를 적극 추진한다.

다만 후지는 기업 가치를 핵심으로 M&A를 진행했다. 후지의 유조 토다(Yuzo Toda) 부사장은 '할 수 있을 것 같은(Technology push)' 영역에서 출발해 결국 '해야만 하는(Market pull) 영역'을 고려하고 기업이 '하고 싶은 영역'이어야 성공한다며 신사업 진출 조건을 밝혔다.

후지의 본업인 필름제조와 바이오의약품 제조는 세포배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후지는 필름제조 기술을 응용하면 다른 헬스케어 기업이 제시할 수 없는 부가가치로 만들어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봤다. 바이오 산업을 후지가 진출 가능한 분야로 판단한 이유다.

여기에 일본은 2017~2018년부터 단카이세대(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붐세대)가 70세 이상의 고령화에 접어든다. 고령화 시대에 헬스케어 사업은 공공 이익 목적에서라도 언젠가 해야 할 분야로 판단했다. 아울러 기존 글로벌 제약사가 해결하지 못하는 미충족 의학적 요구(unmet medical needs) 해결이라는 도전 정신이 기업 가치와 부합했다. 개인 맞춤형 의료를 위한 재생의료를 신약 개발 영역으로 정한 배경이다.

류 연구원은 "후지의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추진 전략은 (바이오 사업에 경험이 전무한)기업이 바이오에 진출하기 위한 기술 확보, 투자 의사 결정, 사업 영역 설정 등에서 시사점을 준다"고 전했다.

자료: 바이오이노베이션에 도전: 후지필름의 재생의료 사업 전략
예방·진단·치료 3대 영역 종합 바이오헬스기업으로 성장

이러한 가치를 토대로 후지는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 핵심 역량을 빠르게 보유한다. 2008년 도야마화학공업 외에도 2011년 6월 미국 머크로부터 바이오의약품 CDMO인 다이오신스(Diosynth Biotechnology)를 400억엔(약 4500억원)에 인수한다. 2014년에는 일본 내 유일 재생의료제품 승인권을 보유한 J-TEC(Japan Tissue Engineering)을 인수했다. J-TEC은 자가유래 배양 표피, 자가유래 배양 연골을 생산한다.

자료: 바이오이노베이션에 도전: 후지필름의 재생의료 사업 전략
M&A로 신약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역량 확보에 성공한 후지는 2014~2016년 중기계획을 통해 2019년까지 바이오를 포함한 핵심 기업 인수·합병에 50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다. 바이오 사업 확장에 맞춰 연구전담 조직도 구성한다. 2013년 일본 가나가와현에 재생의료연구소를 설립해 세포배양재료 연구에 돌입한 뒤 2018년 해당 연구단지에 후지필름 바이오사이언스&테크놀로지 개발센터를 만들며 바이오의약품·재생의료를 집약한 연구개발체제를 갖춘다.

예방(화장품·건강기능식품), 진단(초음파·내시경 등 의료기기), 치료(바이오·의약품생산·재생의료)라는 3대 영역을 갖춘 종합 바이오 헬스케어기업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자료: 바이오이노베이션에 도전: 후지필름의 재생의료 사업 전략
후지, 필름으로 쌓은 기술 바이오에 활용

세포가 자라는 환경을 감지해 최적의 단백질을 만드는 기술이 중요한 바이오 분야는 후지가 진출하기에 적절했다. 후지는 필름 사업으로 쌓은 정밀화학기술을 바이오 의약품 사업 진출 과정에 적극 활용한다. 세포치료를 위한 재생의료는 ▲세포 ▲세포 분비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세포 배양 재료 등 3개 요소로 구성된다. 사진 필름의 주요 성분인 콜라겐은 iPS 세포 또는 심장, 간 등으로 분화하는데 중요 역할을 한다.

류 연구원은 "필름은 20마이크로미터 초박막에 발색제 등 100종류의 화합물을 결합하는 정밀화학제품이다. 후지가 축적한 미세환경 제어 기술이 바이오 사업 확장 기반이 됐다"며 "콜라겐 가공을 통한 재생의료 기술, 자외선 차단 기술을 활용한 약물전달 물질 개발 등 바이오신사업에 효과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자료: 바이오이노베이션에 도전: 후지필름의 재생의료 사업 전략
후지는 2007년 필름 재료인 콜라겐과 필름 변색을 막는 항산화 화합물을 활용한 노화방지 물질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 '아스타리프트 화장품'을 선보이며 바이오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 필름 변색을 방지하는 기술을 화장품에 응용해 자외선이나 활성산소 대응 제품으로 만든 것이다.

류 연구원은 "바이오 경험이 없는 기업이 해당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보유한 역량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 개방적 기술확보, 과감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며 "후지는 주력 상품이 쇠퇴하는 상황에서도 기존에 보유한 고도의 화학기술과 지식 자산(인재·기술, 브랜드파워, 기업문화)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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