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적자 속출...'불순물 파동' 제약 생태계 덮치다
- 천승현
- 2020-02-17 06: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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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제약사 작년 실적 분석...매출 확대·영업익 축소
- 제약사 10곳 중 4곳 작년 4분기 적자...'라니티딘' 조치로 손실 불가피
- 제약사들 "기준 위반한적 없는데...손실 감수"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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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해 불거진 ‘불순물 파동’이 제약사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판매금지와 회수·폐기에 따른 매출 손실과 비용 발생으로 작년 4분기 적자를 기록한 업체들이 속출했다. 제약사들은 고의로 규정을 위반하지도 않았고 불순물 의약품의 유해성이 드러나지도 않았는데도 막대한 손실을 감수했다며 억울함을 피력하는 분위기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제약사 10곳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8837억원으로 전년보다 6.7% 늘었다. 영업이익은 3824억원으로 전년대비 1.4% 줄었다. 대체적으로 외형은 확대됐지만 수익성은 악화한 모습이다. 10개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8년 5.3%에서 지난해 4.9%로 낮아졌다.
지난해 잠정 실적을 발표한 제약사 중 매출액 상위 10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2018년 매출액 1위 유한양행은 아직 실적공시를 하지 않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1조1136억원으로 전년대비 9.6% 늘었고 영업이익도 9.3% 확대됐다. 동아에스티는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7.9%, 9.3% 상승하는 호실적을 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3.9%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7.5% 늘었다.
주력제품의 선전이 이들 제약사의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한미약품은 로수젯, 아모잘탄패밀리 등 자체개발 복합신약이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동아에스티는 모티리톤, 스티렌, 슈가논 등 자체개발 신약과 천연물의약품의 선전이 돋보였다. 보령제약은 고혈압신약 카나브패밀리가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수익성이 악화한 업체들이 많았다.
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은 1조3697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03억원으로 19.7% 감소했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2.9%에 그쳤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5% 감소하며 10개 업체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다. JW중외제약은 작년 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제일약품과 일동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8년에 비해 각각 무려 54.1%, 68.2% 쪼그라들었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2.9% 신장하며 첫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1.3% 줄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5%, 1.9% 증가했는데, 영업이익률은 3.1%에 그쳤다.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는 주요 제약사 중 가장 높은 9.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실속도 챙겼다는 평가다. 보령제약과 종근당이 7%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녹십자, 제일약품,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등의 영업이익률은 3%에도 못 미쳤다. 대웅제약의 영업이익률은 3.1%로 다른 업체들보다 저조했다.

녹십자, 대웅제약, 제일약품,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등 영업이익률이 낮은 5개 업체 모두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8년을 포함해도 공통적으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4분기에 녹십자는 17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JW중외제약은 15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제일약품은 작년 4분기 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일동제약도 75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4분기 연중 가장 낮은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말 항궤양제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초과 검출을 이유로 사실상 시장 퇴출을 결정했다. 라니티딘 성분 제품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판매금지와 회수·폐기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했다.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이 불순물 파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함유 제품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알비스’와 ‘알비스디’를 보유 중이다. 알비스와 알비스디는 2018년 각각 379억원, 180억원의 원외 처방액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다른 주력제품의 선전으로 별도 기준으로 첫 연매출 1조원을 기록했지만 수익성 악화를 피하진 못했다.
일동제약은 라니티딘 단일제 중 처방 규모가 가장 큰 ‘큐란’이 주력제품이다. 큐란의 2018년 처방규모는 207억원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8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1억원으로 내려앉았고 4분기엔 적자로 돌아섰다.
녹십자, JW중외제약, 제일약품 등은 연구개발비와 같은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했는데, 불순물 파동에 따른 손실도 실적 부진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과도한 조치로 적잖은 피해가 현실화했다는 하소연을 내놓는다. “규정을 위반한 적도 없을뿐더러, 불순물 의약품의 유해성도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라니티딘에서 검출된 NDMA는 원료와 완제의약품에 규격기준이 없는 유해물질이다. 정부와 제약업체 모두 라니티딘 원료에서 NDMA 검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NDMA 함유 라니티딘제제의 유해성이 명확하게 입증되지는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지난해 11월 "라니티딘에서 검출된 NDMA의 유해성은 구운 고기나 훈제 고기를 먹었을 때 노출되는 수준과 비슷하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의 불순물 의약품 조치에 대해 이미 법정에서 다툼이 진행 중이다.
제약사 36곳은 지난해 11월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건보공단은 지난해 10월 제약사 69곳을 대상으로 20억3000만원 규모의 구상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2018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의 발생 이후 환자들에 기존 처방 중 잔여기간에 대해 교환해주면서 투입된 금액을 제약사들로부터 돌려받겠다는 보건복지부의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다.
건보공단의 구상금 납부 요구 한달만에 제약사들은 건보공단이 청구한 발사르탄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내용의 소송을 선제적으로 제기했다. 제약사들은 정부가 청구한 발사르탄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만약 이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정부의 불순물 의약품 판매중지 조치가 부당함을 따지는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발사르탄과 라니티딘, 니자티딘 모두 해외보다 후속조치가 강경하게 이뤄졌다”라면서 “제약사들은 규격기준을 위반한 적도 없는데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과연 정부의 조치가 정당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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