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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적마스크 소분을 보는 다른 생각

  • 정흥준
  • 2020-04-06 19:05:16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공적마스크 공급 관련 약국의 가장 큰 불만은 소분이다. 지난주 공적마스크 공급량은 총 6726만개로 전주 대비 615만개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마스크 공급 초창기부터 문제시 되던 덕용포장 배송 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요원하다. 군인력을 투입해 소분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정부 약속도 희망고문이 됐다.

오히려 공급에 여유가 생기면서 일부 지역에선 소분 판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항의와 민원이 늘었다.

"4월까지만 소분하면 해결되니 조금만 힘내주세요"라고 누군가 말해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괴로운 건 소분 종결에 기약이 없다는 점이다. 피로가 누적된 약사들은 정부와 약사회를 향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벌크 포장된 마스크의 공급과 약국 소분 업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5일 식약처와 조달청 관계자는 위생 등을 고려해 1매 포장 생산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에는 모두 공감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현 공급량으로는 낱개포장으로만 선별 공급하면서 공급량을 축소하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1매 생산으로 모두 전환하려면 추가 공정이 필요한 공장, 낱개로 전환했을 때의 생산 속도 등을 고려해봤을 때 일 공급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공급량으로 단순 계산해보자면 주 6700만장의 마스크는 국민 1명 당 2개씩 배포도 넉넉지는 않다. 따라서 조달청에서는 매수 당 가격만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포장에 대한 분류나 기준을 정해두고 있지 않았다. 아직까진 최대한의 공급량을 확보하는데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약사들이 긴급상황에서 희생하며 협조하고 있다는 건 잘 알고 있다. 1매 생산으로 더 위생적으로 공급하면 좋겠지만 현재는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도 마찬가지다. 처 관계자는 "일 생산량이 1000만장 내외로 한정돼있다. 주 6000~7000만장인데 국민 5000만명이라고 계산했을 때 많지 않다"면서 "일부 안정이 됐다곤 하지만 지역별 편차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소비량이 확연히 줄어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00만장을 생산해도 여유가 있었던 때가 있었는데 현재로선 4배 가량을 생산해도 부족하다"면서 "수요가 조금 줄긴 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라고 했다.

결국 정부는 1매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선 수요가 더 안정화돼야 하고, 현재로선 시기상조로 보는 것이다.

개학과 해외 상황 등의 변수를 고려해보면 수요가 완전히 안정화된다는 것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정부의 무책임함은 오히려 이같은 판단 이후의 행동에서 드러난다. 그동안 정부는 약국에 협조를 요청하면서도 국민들에게 '불가피한 마스크 소분'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한 적은 없다.

약국에 재고가 조금씩 생기는 현 시점에서도 마찬가지다. 국가적 비상 상황인만큼 약국 약사들이 소분 업무에 협조해달라는 요청만 거듭할 뿐이다.

만약 마스크 대란 초창기부터 정부가 "마스크 공급량을 최대한 늘려야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소분된 마스크를 구입해야 합니다"라고 안내했다면 민원을 모두 떠안아야 했던 약국가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또한 100% 낱개 생산으로 전환할 수가 없어 소분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다만 공적마스크의 낱개 생산량과 벌크 생산량을 집계해 공개할 수는 없었을까. 오늘도 약국가에선 복불복의 심정으로 마스크를 배송받고 있다.

정부의 공적마스크 수급 관련 고시는 6월 말까지다. 정부는 "고시가 끝날 즈음엔 안정화 되겠지"라며 지켜보는 수동적 태도보다는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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