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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식약처 현명한 불순물 조치 기대한다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해 9월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항궤양제 ‘라니티딘’ 전 제품의 판매중지를 결정했을 때 제약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식약처는 “라니티딘이 불안정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생성 위험에 상시 노출돼있다”라고 사실상 퇴출을 결정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완제의약품의 유해성 여부도 결론나지 않았을뿐더러 NDMA가 초과 검출된 문제의 제품만 회수하는게 타당하다”라며 국내에서의 강경한 조치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당시 미국과 EU에서는 NDMA 초과 제품의 제조번호에 한해서만 회수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NDMA 검사를 했다”며 조치 타당성을 자신했다.

그로부터 6개월 쯤 흐른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라니티딘제제의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일부 라니티딘제제에 함유된 불순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허용치 이상 검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이유로 시장철수가 타당하다고 FDA는 결론내렸다. 6개월 전 식약처가 내린 결정에 힘을 실어준 셈이 됐다.

미국의 조치가 우리 정부의 결정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식약처는 미국보다도 6개월 빨리 선제적으로 과학적인 조치를 내렸다는 점을 인정받게 됐다. 충분히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식약처의 라니티딘 후속조치가 지나치게 성급했다는 불만은 머쓱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최근에는 제약업계가 당뇨치료제 ‘메트포르민’의 NDMA 후속조치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은 현지 판매 중인 메트포르민제제 46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일일허용치 이상의 NDMA가 검출됐다는 이유로 3개 제품을 회수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2월부터 한 달 간 3개 제약사의 메트포르민제제가 NDMA 검출로 자진 회수가 진행됐다.

미국과 EU에서는 아직 메트포르민의 NDMA 위험성에 대한 공방이 진행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는 지난 2월 미국 내 유통 중인 메트포르민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2개 제품에서 NDMA가 극미량 검출됐지만 회수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 밸리슈어(Valisure)는 지난달 초 미국 내 유통중인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 일부 제품에서 일일허용치를 초과하는 NDMA가 검출됐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신속한 회수를 FDA 건의하기도 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달 3일 공식 성명서를 통해 “가능한 빨리 조사 결과를 공개하겠다.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추가 발표가 있을 때까지 메트포르민 복용을 지속해야 한다"고 메트포르민의 불순물 조사결과 발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싱가포르에서 메트포르민 NDMA 위험성이 불거진 이후 4개월 가량 지났지만 식약처는 공식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지난해 식약처는 미국에서 잔탁 NDMA 검출 정보를 접한 이후 3일만에 국내 유통 제품에서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 때와 비교하면 메트포르민 사례는 신속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제약사들로부터 메트포르민제제의 사용내역 자료를 제출받았다. 지난 1월 15일 메트포르민의 NDMA 시험법도 공개했다. 올해 초 메트포르민 원료의약품의 수거 검사를 진행했고, 최근에는 제약사들을 방문해 완제의약품도 수거해갔다. 메트포르민 점검 결과 발표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식약처 입장에서도 고민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메트포르민이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 가장 먼저 사용될 뿐더러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발사르탄, 라니티딘 때처럼 과감한 조치를 내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자칫 후속조치에 따라 의료진과 환자들의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약물에 따라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한 후속조치는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수거 검사가 끝났다면 후속조치를 마냥 미뤄서는 안된다.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식약처의 현명한 후속조치를 기대해본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도 뒤따라야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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