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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환자 실익없는 '콜린알포' 선별급여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만 60~69세 노인 43%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치매를 꼽았다. 우리나라의 치매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해 2024년에는 100만명, 2039년에는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 치매 관리 비용은 2010년 8조7000억원에서 2050년 134조6000억원으로 1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인구 증가와 사회적 이슈화 속에서 다수의 중장년층은 치매를 막기 위해 의료진에게 처방을 요구하게 되었고, 경도인지장애에 처방할수 있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처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19년 3525억원의 청구 실적을 기록하는 대형 시장으로 성장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청구금액 증가로 인해 보건복지부는 해당 성분 의약품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가 적절한지 재평가 작업을 진행 중이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1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어 이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선별급여로 지정해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여 적용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유효성이 불충분하며 과도한 처방으로 건강보험재정이 손실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의 목소리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현재 치매를 치료하는 약은 존재하지 않으며, 화이자, MSD, 릴리 등 내로라 하는 세계적 제약회사들도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부었지만 끝내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당장이라도 치매가 정복될 것처럼 각종 희망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지만, 2003년 이후 미국 FDA의 신약 허가 승인을 받은 치매 치료제는 단 한 개의 제품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치매 직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때부터 인지기능을 최대한 보호하며 치매 진행 여부를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과 부담을 크게 경감시킬 수 있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의료진의 불만도 여기에서 나온다. 도네페질의 혈관성 치매 적응증 삭제, 아세틸엘카르니틴의 적응증 축소에 이어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선별급여 조정까지 뇌 관련 약제에 있어 의료진의 선택의 폭이 계속 좁아지는 것은 정부에서 강조하는 치매 국가책임제 확대와 역행한다고 볼 수 있다.

치매 조기 발견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의 본인 부담률을 높인다면 당장의 비용 절감에 효과가 있겠지만 환자의 꾸준한 병원 방문으로 인한 종합적 관리 기회를 박탈해, 추후 더욱 많은 치매 환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각 질환에 따른 본인 부담률 적용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삭감이 속출하고, 상병코드 갈아타기 등 진료 현장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임상적 유효성이 불충분하다고 하지만 뇌기능 개선제 중 가장 많은 임상 근거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같이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전문의약품으로 사용하는 러시아에서는 건망형 경도인지장애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연구도 있다. 연구에서 저자는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내약성이 뛰어나고 안전하며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 특히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치매 예방 수단으로 사용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아울러 뇌 관련 약제는 대규모 임상 모집이 어려우며,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극히 어렵다. 청구액이 많다는 것은 사회적 요구도가 높고 대안이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런 이유로 급여를 조정하고 처방을 억제한다면 환자 및 보호자의 심리적 불안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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