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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출입문 통제 나비효과…입지별 약국간 '희비'

  • 김민건
  • 2020-06-18 17:32:51
  • 이대서울병원, 북문 제외한 정문·남문 폐쇄
  • 정문-남문 쪽 약국들 "직원도 줄였다...안내판만이라도 설치를"

이대서울병원 정문이 출입된 상태다.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코로나19로 출입 통제에 나선 이대서울병원 앞 약국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개의 병원 출입문 중 2곳이 폐쇄돼 경영난을 겪는 약국이 있는 반면 출입구가 개방된 방향의 약국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데일리팜이 서울시 강서구 발산역에 자리한 1000병상 규모의 서울이대병원 앞 약국가를 찾았을 때 삼엄한 분위기에서 출입 확인이 이뤄지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병원을 이어지는 지하1층에선 출입문 보다 앞서 점검대를 마련해 환자와 보호자가 방문 목적을 적고 발열 체크를 받도록 했다.

지상 출입구는 정문과 북문, 남문 중 북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을 폐쇄해 환자 이동을 최소화 했다. 특히 유일한 출입구인 북문은 천막으로 길이 10m 정도의 입구와 출구를 각각 만들어 환자 동선을 관리하고 있었다.

출입구 앞에서부터 천막을 설치해 병원 출입자 동선을 분리해 코로나19 예방·감염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대서울병원 출입구 현황과 약국 위치
그러나 이같은 출입통제가 지난 2월 이후 계속되자 정문 방향에 위치한 약국 4곳과 남문쪽 2곳은 처방환자 유입이 급감했다. 이들 약국은 "코로나19 통제용 출입구를 설치한 뒤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존 처방 환자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출구 방향 북문(2곳) 약국은 "처방전을 들고 오는 환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쏠리고 있다"고 했다.

작년 병원 개원과 함께 개국한 정문 A약국장은 "코로나19 전에는 병원을 찾는 환자 절반이 정문과 남문 약국을, 나머지 절반은 북문 약국을 찾았다"며 "통상 환자들은 병원에 올때 북문을, 나갈 때 정문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 앞에 세워진 천막 출입구로 환자 동선이 갈라져 편향적 약국 경영 지형도가 만들어졌다는 게 경영난을 겪는 약국들의 이야기다.

지하철 방향으로 출구가 나있지만 입구용 천막 때문에 반대편 정문 약국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때문에 환자들이 길을 헤매다가 북문 약국으로 가버린다는 주장이다.

앞서 A약국장은 "다른 병원은 건물 안에서 출입을 통제하는데 이대서울만 별도의 환자 동선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환자들이 약국을 찾기 쉽지 않다고 한다"며 "병원이 출구와 입구 설치에 조금만 신경썼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A약국장은 "정말 철저하게 관리한다면 출구와 입구를 바로 옆에 붙여놔선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대서울병원의 유일한 출입구.
응급실이 위치한 남문 약국도 전면 폐쇄됐다. 기존 환자는 감소하는데 신규 환자 유입이 전무해 경영난이 가속화된 실정이었다. 남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B약국장은 "코로나19로 병원 성장이 멈추긴 했지만 올해 3~5월 신규 의료진이 대거 유입된 상황에 신환을 받지 못하니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장기처방 환자는 재방을 꺼리는 가운데 신규 환자는 북문으로 가버리고 있어 신규 환자 유입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B약국장은 "병원에 얘기한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니란 건 안다. 그러나 병원 주변 약국 보호를 위해선 어떠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약국 경영 악화는 직원 생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문 방향 C약국장은 "정문은 보다시피 유동인구가 거의 없어 처방전 유입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코로나19가 터진 후 근무약사도 관두고, 남은 직원도 시간을 줄여야 했다"고 말했다.

전자처방전도 문제였다. 수수료를 내고 있지만 환자가 오지 않아 미리 조제한 약을 폐기하거나 고가의 약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환자가 올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약국들은 출구 앞에 방향 안내 표지판이라도 만들어달라고 했지만 병원으로부터 긍정적 답을 듣진 못했다. 앞서 약국장들은 "코로나 정국이라 다들 참고 기다렸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대로 가다간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약국 위치만이라도 알릴 수 있게 화살표 안내를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병원 출구를 나서면 환자들이 보는 전경.
병원에서 정문 방향으로 나가는 길은 폐쇄됐다.
정문으로 가던 환자들, 정말 북문으로 갔을까?

그렇다면 출입구가 폐쇄되지 않은 약국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을까. 오후 3~4시경 북문 약국들을 찾았을 때 근무직원과 대기 환자 수에서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북문에 있는 2개 약국 중 한 곳은 대기하거나 복약지도를 받는 환자만 7명이었다. 다른 약국은 근무약사 2명에 직원 3명이 상주했다.

북문의 한 약국장에게 "출입 통제 이후 환자 쏠림이 있냐"고 묻자 이 약국장은 "미묘한 변화는 있지만 큰 영향은 없다"며 "오전 내내 조용했다가 이제서야 환자가 좀 오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약국장은 "아무래도 지하철로 가는 동선상에 약국이 있다보니 그렇게 보는 것 같다. 병원 환자가 적은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다른 약국의) 심리적 영향이 큰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플루 당시 다른 병원들도 이렇게 출입 통제를 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환자 동선 추적이 어렵다"고 했다.

병원측은 출구 방향을 북문으로 향한 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감염병 예방을 위해선 어쩔 수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북문이 전철을 이용하는 방향이다. 전자처방전에 약국 위치도 전부 나온다"며 "현 상황에선 환자와 보호자 예방이 우선이기 때문에 출입통제가 쉬운 점을 고려했기에 약국 입장만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정문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이 차량을 타고 내릴 수 있다"며 "인력 문제도 있어 효율적인 것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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