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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밤에 잠이 안와요"…소청과·ENT·보건소 약국가 '휘청'

  • 약국경제팀
  • 2020-09-17 18:17:31
  • 개원가도 회복기미 없어..."임대료·인건비 부담에 폐업위기"
  • 일반진료 중단한 지역 보건소...7개월째 외래처방 0건
  • 대형병원도 확진자 발생따라 처방 변동...20~50%까지 하락

코로나 영향으로 진료를 중단한 이비인후과에 안내문이 붙어있다.
[데일리팜=김지은·김민건·정흥준 기자] 지역 약국들이 코로나19 장기화라는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특히 처방전이 50~70%까지 줄어든 소아과·이비인후과 인근 약국들은 반년 이상 이어진 적자 누적으로 폐업을 고민하는 상황에 놓였다.

경영악화는 특정 진료과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역 보건소의 일반 진료중단이 길어지면서 약국들은 폐업 절차를 밟고 있으며, 대형병원 문전약국들도 원내 확진자 발생에 따라 20~50%까지 처방건수가 출렁이고 있었다.

약국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매달 지출해야 하는 고정비용이 크기 때문에, 코로나에 따른 매출감소의 지속과 불안정은 치명적이었다.

17일 데일리팜 약국경제팀은 소아과와 ENT, 보건소와 대형병원 등 코로나 장기화에 영향을 받고 있는 약국가의 경영 현황을 재점검했다.

"매일밤 잠이 안 와요"...소아과·ENT 약국들은 초토화

소아과와 ENT 인근약국들은 말 그대로 과다출혈이다. 코로나로 인해 치명상을 입은 약국들은 처방이 50%~70%까지 줄어든 상태가 지속되자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에 점점 더 짓눌려갔다.

일부 병의원들은 기약없는 휴업에 들어가면서, 약국은 그저 코로나가 끝나기를 바라며 버틸 수밖에 없었다.

소아과 앞 모 약국의 처방건수.
서울 광진구 소아과·내과 연합의원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중인 A약사는 "원장이 휴진을 하고 있는 상태라 소아과 조제는 전무하다. 내과 처방도 오후까지 10건이 나오질 않았다"면서 "너무 힘들어 건물주에게 임대료 감액 얘기를 꺼냈더니 ‘요즘 다 힘든데 이해해달라’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내과와 ENT 인근 약국을 운영중인 B약사도 "ENT처방은 7월경 40%까지 올라온 후 정체 상태다. 최근에는 환절기다 보니 감기 환자가 늘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잠잠하다"고 전했다.

이어 "약사, 직원 감축을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 약국은 다들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들이다.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매일 저녁 잠이 안올 정도로 요즘은 고민이 많다"고 했다.

소아과 등이 많이 분포돼있는 신도시 상황도 참담했다. 특히 2~3년 안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 병의원들이 정상운영이 되지 않자, 약국들은 적자를 감당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이비인후과 앞 모 약국의 처방건수.
신도시 소아과 연합병원 인근 C약사는 "처방전이 절반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로 회복되지 않았다. 의사가 4명이고 건물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는 병원이다. 환자가 줄면서 병원도 적자를 버텨내고 있고, 약국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또 신도시 특성상 365운영을 하는 병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약국들은 인건비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C약사는 "하루에 14시간 이상 운영을 해야하고, 365일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곳들에 비해 인건비가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다들 어려운 상황이니 잘 이겨내야 하는데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어 솔직히 막막하다"고 했다.

일반진료 중단 장기화되는 보건소...약국도 백기 들고 폐업

코로나 확산 이후 보건소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며 일반진료를 중단하고 있기 때문에 인근 약국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양천구 보건소 주변 약국도 코로나 종식이라는 ‘희망고문’에 시달리다가 결국 문을 닫았다.

양천 D약사는 "주변에 치과 외에 병원이 없었다. 서울 지역 보건소 중에서도 처방이 많은 편에 속하고, 해당 약국은 보건소 처방이 주였다"면서 "이태원발이 터지기 전까지는 보건소가 외래진료를 다시 하려고 했는데 결국 장기화되면서 희망고문이 됐다"고 설명했다.

D약사는 "보건소가 감염병 사태 때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다보니 코로나 이후에도 사람들에게 위해시설, 혐오시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점은 우려가 된다"고 했다.

다른 보건소의 상황들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약국들은 어쩔 수 없이 폐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서울 또다른 보건소 앞 E약사도 "일반진료가 중단된 데다가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다보니까 경영난이 올 수밖에 없다. 우리도 올해까지 지켜보고 (폐업여부를)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건소 일대 차량·사람 전면 통행금지..."약국 지원 절실하다"

선별진료소가 외부로 노출된 중구보건소는 차량과 도보 통행을 전부 차단해 인근 약국 고통이 타 지역보다 가중됐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보건소 일대는 선별진료소 운영에 따라 보건소 일대 차량 우회와 통행 자제 안내를 하고 있었다.
중구 보건소 앞에는 '선별진료소 운영 중 통행자제'나 '차량 우회'를 알리는 안내문이 대로변을 향해 설치돼 있었다. 사람과 차량 통행까지 전부 금지했다.

중구보건소 인근 F약사는 "지금은 많이 양호해진 거다. 선별진료소가 있으니 거리를 막아 푯말을 세우고, 통행금지까지 했으니 사람들이 무서워서 못 다닐 정도였다"고 말했다.

약국들은 당장 월말에 돌아올 의약품 대금결제를 걱정할 정도였다.

F약사는 "저금리 또는 무이자 대출 등 금전적 지원이 절실하고"고 토로했다.

"종합병원도 확진자 사각지대 아냐"...문전약국도 노심초사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 등의 대형 문전약국들도 코로나 여파를 피할 순 없다. 특히 원내 확진 이슈가 생길 경우, 약국들은 처방 급감에서 심각하게는 외래중단까지 감내해야 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도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외래진료를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이대서울병원 앞 G약사는 "일단 일반약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 병원 처방이 줄어든 상황에서 일부 출입문까지 폐쇄해 더 줄었다"면서 "인건비는 최소한으로 줄여서 버티고 있지만, 임대가 가장 문제다. 고정 지출비에서 임대료 비중이 제일 크다"고 말했다.

인근 약국의 H약사도 "웬만한 대학병원은 출입제한으로 약국에 타격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5인 이상 사업장이라 유급휴가를 줘야하고, 그렇다고 인력을 줄이기엔 처방이 언제 또 회복될지 몰라 부담이다"라고 설명했다.

H약사는 "대부분 약국들이 건물주에게 말은 하겠지만 요구를 들어주진 않을 것이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게 가장 문제다. 답이 보이질 않는다. 못 견디고 폐업하는 약국들이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증환자들의 비중이 높은 상급종병들은 처방 감소폭이 적은 편이었지만, 원내 확진자 이슈에 따라 진료환자 수가 출렁였다.

삼성서울병원 I약사는 "10~20% 정도 매출이 떨어진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 그래도 다른 병원에 비해 감소폭이 적은 편이다"라며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기 위해 180일에서 270일 장기 처방이 급증했다. 결국 약국의 조제 업무는 똑같아도 처방건수는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수차례 확진자 이슈가 있었던 서울아산병원 인근 J약사도 "같은 병원 앞이라도 약국마다 차이가 있다. 약국별로 대략 20~40%까지 처방이 줄어들었다고 느낄 것"이라며 "병원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처방이 줄긴 하지만 급감은 아니다. 중증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다니던 병원을 다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곳에 비해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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