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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 완수' 이정희 사장, 유한 현재와 미래 잡았다

  • 안경진
  • 2021-02-26 06:20:47
  • 6년 대표이사 임기 종료...신약개발기업 체질개선 주도
  • R&D 투자 규모 6년새 4배 확대...신약기술이전 성과
  • 작년 기술료 수익 1556억...6년새 매출 규모 2배 증가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이 6년의 대표이사 임기를 마무리했다. 이 사장은 대표이사 재임 기간 유한양행을 영업 전문 기업에서 신약개발 제약사로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왕성한 투자로 차세대 먹거리 발굴의 기반을 마련하고, 임기 중 매출 규모는 2배 확대됐다. 지난 6년간 '유한양행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조욱제(66) 부사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하고 이정희(70) 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한다. 대표이사 임기 6년을 종료한 이 사장은 화려한 성과를 내면서 임기를 마쳤다.

이 사장은 올해로 근속년수 43년을 채운 '유한맨'이다. 이 사장은 1978년 5월에 입사한 이후 중부지점장·병원영업부 이사·유통사업부·마케팅 홍보담당 상무·경영관리 본부장 등 주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2012년 4월 유한양행 부사장을 거쳐 2015년 대표이사직에 오른 뒤 2번의 임기를 마쳤다.

유한양행은 이 사장 대표이사 재임 기간에 높은 성장세를 실현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영업이익 843억원과 매출액은 1조6199억원을 기록했다. 이 사장 취임 전인 2014년과 비교하면 6년만에 2배가 넘는 매출성장을 거뒀다. 최근 몇년새 기복을 보이던 영업이익 규모도 2.4배 오르면서 전성기 수준을 회복했다.

유한양행이 깜짝 실적을 나타낸 데는 기술료수익 효과가 컸다. 유한양행은 작년 4분기에만 777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인식했다. 지난해 누계 기술료수익은 1556억원에 달한다. 얀센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신약과제 2건이 개발 진척을 나타내면서 대규모 기술료가 유입됐다. 영업이익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을 기술료로 확보하면서 수익성 악화 위기를 극복한 셈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15년 3월 취임 직후부터 신약개발을 위한 체질개선에 힘을 쏟았다. 사실 유한양행은 이 사장이 사령탑을 맡기 전까지 영업전문 제약사라는 색채가 짙었다. 도입신약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제약업계 맏형답지 않게 미래 먹거리 발굴에는 소홀하다는 눈초리가 많았다.

이 사장은 창립 100주년을 10년 남짓 남겨둔 시점에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임원들이 참석한 첫 워크숍에서는 '곳간 문을 활짝 열라'고 주문했다고 전해진다. 신약개발 역량을 단기간 내 끌어올리려면 풍부한 현금력을 토대로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실천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2014년 R&D 투자 비용은 572억원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에는 2227억원으로 6년만에 4배 가량 확대됐다. 2014년 5.7%였던 R&D 투자비중은 6년만에 14.2%로 2배 이상 치솟았다.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승인을 받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폐암 1차치료제 가능성을 평가하는 LASER 301 글로벌 3상임상을 독자 진행하면서 R&D 지출이 크게 증가한 연유다. 유한양행이 최근 6년간 투자한 R&D 비용은 7239억원에 달한다. 동시에 국내외 바이오벤처 30여 곳에 3500억원 상당을 투자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도 펼쳤다.

수익성 악화 위기를 감수하면서 단행된 공격적인 투자는 임기 후반 하나둘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유한양행은 최근 2년여 기간동안 총 5건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2018년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 'YH14618' 기술을 이전하면서 글로벌 계약의 포문을 열었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2억1815만달러다. 유한양행은 계약금 65만달러를 수령하고, 개발, 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2억1750만달러를 보장받았다. 'YH14618'은 국내 2a상임상을 종료하고, 미국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준비 중이다.

2018년 11월에는 얀센바이오텍과 3세대 EGFR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5000만달러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500만달러다. 얀센은 자체 개발 중인 이중항암항체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요법 관련 1/2상임상을 시작하면서 작년 4월 유한양행에 마일스톤 3500만달러를 지급했다. 작년 11월에는 얀센이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요법 관련 3상임상시험의 피험자 모집을 시작하면서 6500만달러의 기술료를 추가로 챙겼다.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계약 1건으로만 1억5000만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올해 초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렉라자'가 급여등재절차를 밟으면서 하반기경부터 매출 발생이 가능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유한양행은 2019년에도 글로벌 제약사 2곳과 신약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와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NASH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관련 최대 7억85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해당 계약으로 1500만달러를 수령하고, 개발, 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7억7700만달러를 보장받았다.

2019년 7월에는 베링거인겔하임과 NASH 신약후보물질 'YH25724' 관련 총 8억7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4000만달러다. 계약금 4000만달러 중 1000만달러는 비임상 독성시험이 완료되면 받기로 합의했는데, 9개월만에 비임상 독성시험이 마무리되면서 작년 4월 계약 잔금을 수령한 바 있다.

총 5건의 기술수출 계약으로 2년간 1788억원 상당의 라이선스수익을 인식하면서 축소됐던 영업이익도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된 모습이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 외에도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척을 앞두고 있다. 적극적인 R&D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펼치면서 2015년 초 14개였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은 작년말 30개로 늘어났다. 이 중 절반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공동연구과제로 이뤄졌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혼란 정국에서도 막대한 R&D 비용 부담을 무릅쓰고 체질개선에 힘을 쏟은 결과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파트너십 경험이 쌓이면서 R&D 중심 신약개발 회사로 거듭나는 기반도 다졌다.

이 사장은 최근 데일리팜과 인터뷰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벤처기업 등 외부 투자기회를 끊임없이 모색하다보니 어느덧 외부평가가 달라졌다"라며 "유한양행의 변신은 이제부터다. 글로벌 제약사를 향한 유한양행의 새로운 도약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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