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선] 원로들의 기부정신 훼손되지 말아야
- 천승현
- 2021-03-08 06: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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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공시가 나온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평가액은 1조4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임 회장은 이중 75%는 유족에 상속했고, 나머지 25%는 공익재단에 기부했다.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 재단에 각각 2015억원, 1234억원 규모의 주식이 상속됐다.
신규 설립된 임성기 재단은 생명공학과 의약학 분야 원천기술 연구를 지원하고, 유능한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임성기 재단은 고 회장이 수 년전부터 설립을 준비해온 재단법인이다. 임 회장은 평소 “국민건강 증진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명공학과 의약학 분야가 발전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 분야 수준이 뒤쳐져 있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유족이 최우선 순위로 설립을 추진했다.
국내 제약업계 원로들이 보유 주식을 공익재단에 상속하는 것은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지난 2009년 타계한 고 허영섭 녹십자 회장은 보유 주식 절반 이상을 연구소와 공익재단 등에 출연했다. 대웅제약의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은 지난 2014년 보유 주식 전부를 석천대웅재단, 대웅재단,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에 출연했다. 고 허 회장과 윤 회장이 공익재단에 기부한 주식 가치는 수백억원에 달한다. 이후 회사 시가총액이 커지면서 기부한 주식 평가액도 치솟았다.
제약업계 원로들의 주식 기부는 유한양행의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가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유일한 박사는 1971년 타계하면서 전 재산을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에 기부했다. 유일한 박사의 딸 유재라씨도 수백억원 규모의 보유 주식을 모두 사회에 기부했다.
공익재단이 주식을 보유하면 매년 받는 배당금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지난해와 같은 1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면 임성기 재단은 4억원의 배당금을 확보하게 된다.
유한재단, 종근당고촌재단, 보령중보재단 등 제약사 원로들이 설립한 다양한 공익재단들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거나 과학자들의 연구활동을 독려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기업 오너들이 주식을 재단에 상속하는 현상에 대해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많은 게 사실이다. 오너들이 주식을 재단에 기부할 때마다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노림수가 깔린 게 아니냐는 눈초리가 제기된다. 공익법인의 경우 지분율 5%가 넘지 않으면 증여받은 주식에 대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많은 기업 오너들이 많게는 60%에 육박하는 상속세를 회피하기 위해 공익재단을 활용한다는 의심을 받는다. 오너 후계자가 공익재단을 장악하고 있으면 상속세 납부 부담을 줄이면서 회사 지배력도 고스란히 넘겨받기 때문이다. 공익재단에 증여된 주식에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나 우호세력에 넘어가면 세금 납부를 최소화하면서 사실상 상속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기업 원로들의 통큰 기부는 세금 회피를 위한 꼼수로 악용되면서 기부 정신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최근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전체적인 국내 생명과학 수준은 글로벌 기업들과 아직 격차가 많다.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우수 인재 발굴도 어렵다고 한다. 제약사 원로들의 활발한 기부행렬이 산업 발전과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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