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약가인하 연 300억 손실...위장약·복합제 집중타
- 천승현
- 2021-10-05 06: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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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129품목 인하 예고...제약사들 약가인하 '한숨'
- 불순물 라니티딘 대체 위장약 대거 약가인하
- 새 캐시카우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도 무더기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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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이달 시행된 사용량 약가연동 협상에 따른 약가인하로 제약사들이 연간 3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이 예고됐다. 최근 불순물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집중 육성한 위장약 제품들이 대가 약가가 떨어지며 매출 손실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제약사들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집중 육성한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도 무더기 약가인하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제약사들은 매출 상승에 따른 기계적인 약가인하가 신제품 발굴 의지를 꺾는다는 볼멘소리를 내놓는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사용량 약가 연동 협상 결과에 따라 의약품 129개 품목의 보험상한가가 최대 10% 인하된다. 사용량 약가 연동제는 의약품 사용량이 많아지면 해당 약물의 가격을 제약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을 통해 인하하는 제도다. 제네릭 제품 중에서도 ‘동일 제품군의 청구액이 전년도 청구액보다 60% 이상 증가했거나, 또는 10% 이상 증가하고 그 증가액이 50억원 이상인 경우’에 해당되면 사용량 약가 연동 협상 대상에 포함된다.
◆사용량 약가인하 129개 연간 손실액 300억 규모...불순물 여파 위장약 대거 포함
지난해 처방실적이 전년보다 크게 뛴 의약품들의 약가가 대거 인하됐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외래 처방금액 기준으로 이번 약가인하 의약품 129개의 연간 손실액은 총 249억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원내 사용 의약품 아일리아, 위너프페리 등의 약가인하 손실을 포함하면 129개 의약품의 사용량 약가 연동에 따른 약가인하 손실은 연간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 기준 아일리아는 지난해 6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번에 약가가 2.5% 떨어진다. 작년 574억원어치 팔린 위너프페리는 이달부터 상한가가 3.0% 내려간다. 2개 제품의 약가인하로 연간 3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번 사용량 증가에 따른 약가인하 대상 중 위장약이 크게 눈에 띈다.

동아가스터는 지난해 처방액이 109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103.4% 치솟았다.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약가인하 대상으로 지목된 셈이다. 동아가스터의 갑작스러운 처방액 증가는 불순물 라니티딘 파동의 여파다. 지난 2019년 동일한 기전의 라니티딘이 불순물 초과 검출로 퇴출되면서 반사이익을 입었다.
셀트리온제약의 에소졸은 8.2%의 약가인하로 연간 6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고됐다. 에소졸의 처방액은 2019년 43억원에서 지난해 70억원으로 62.8% 늘었다. 에소졸은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의 항궤양제다. 라니티딘 퇴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매출이 껑충 뛰면서 약가인하로 이어졌다.
한국휴텍스제약의 휴텍스파모티딘, 팜젠사이언스의 아르시딘에프, 한미약품의 한미파모티딘, JW신약의 베스티딘 등 위장약으로 사용되는 약물이 대거 라니티딘 퇴출 반사이익으로 매출이 급증하면서 약가도 떨어졌다.
제약사들은 불순물 라니티딘의 퇴출로 적잖은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대체 의약품의 매출 증가로 약가가 떨어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볼멘소리를 내놓는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8년 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 시장 규모는 1722억원에 달했다. 2000억원에 육박하는 시장에 사라지면서 제약사들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체 의약품의 판매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또 다시 약가인하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불순물 검출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손실 만회를 위한 대체 의약품 판매가 증가했다고 약가를 떨어뜨리는 것은 가혹하다”라고 토로했다.
◆새 캐시카우 스타틴·에제티미브 무더기 인하...제약사들 "신제품 발굴 의지 꺾여"
이번 약가인하 대상에는 최근 제약사들이 주력 제품으로 육성한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대거 포함됐다.

한국MSD의 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아토젯은 약가가 3.1% 내려간다. 지난해 747억원의 처방액을 올린 아토젯은 이번 약가인하로 연간 23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한양행의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로수바미브는 3.6%의 약가인하로 19억원의 처방 손실이 발생한다. 대웅제약의 크레젯은 약가가 6.9% 떨어지면서 14억원의 처방손실이 가시화했다. 크레젯은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로 구성됐다. 동일 성분의 녹십자의 다비듀오도 약가인하로 10억원 가량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는 최근 국내에서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영역이다. 작년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의 원외 처방규모는 4708억원으로 전년대비 20.9% 신장했다. 2018년 3026억원에서 2년 만에 55.6% 늘었다. 2015년 800억원과 비교하면 5년새 시장 규모가 무려 488.6% 확대됐다.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가 저밀도 저단백 콜레스테롤(LDL-C)을 낮추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데다, 2개의 약을 따로 복용하는 것보다 약값 부담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제약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렸지만 성장세가 높은 제품들이 이번 약가인하로 되레 매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새로운 복합제 시장을 두드리면서 단일제나 기존의 또 다른 복합제 매출은 감소할 수 밖에 없는데 특정 약물의 사용량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약가를 떨어뜨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면서 제약사들의 새로운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신 시장을 개척했는데 약가인하로 손실을 감수하라는 것은 수용하기 힘들다”라면서 “차라리 새로운 영역 개척에 따른 다른 시장 축소를 약가 인상으로 채워줘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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