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탁생산 석권'...곳간 풍부한 대기업들의 도전
- 천승현
- 2021-11-10 06: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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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제일제당·SK·삼성바이오 등 자금력 기반 적극적 투자 결실
- CJ제일제당, 헬스케어 매각 3년 후 바이오 위탁생산 진출
- SK팜테코, 4개 생산기지 운영...삼성바이오로직스, CMO 본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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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대기업들이 의약품 위탁 생산(CMO)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풍부한 자금을 기반으로 왕성한 투자를 통해 의약품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겠다는 노림수다. 과거 대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국내제약사들과 경쟁을 펼치며 고개를 숙였던 것과는 달리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통큰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풍경이다.
◆CJ제일제당, 네덜란드 바이오기업 인수...CDMO 사업 진출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75.8%를 2677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바타비아는 지난해 매출 309억원을 올렸다. 2018년 매출 194억원, 2019년 239억원에서 매년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전자 치료제와 백신제조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바타비아의 기술과 공정 개발 최적화 플랫폼을 활용하면 상업화 단계에서 기존 기술 대비 생산 비용 50% 이상 절감하고 개발 기간 단축과 제품 안정성 향상이 가능하다는 게 CJ제일제당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바타비아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CDMO사업에 진출했다. 바이오 CDMO란 세포·유전자치료제,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바이오 의약품 개발 업체로부터 의뢰받아 원료의약품,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세포·유전자치료제나 백신 등을 위탁 개발하고 생산해주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국내 바이오기업 천랩을 982억원에 인수하면서 바이오 의약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CJ헬스케어 매각 3년 만에 바이오의약품사업 진출로 의약품 사업에 재진입하는 모습이다. CJ헬스케어는 매각 당시 합성의약품과 음료 등에 주력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신속한 설비 확장 등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로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활발한 M&A로 해외 생산기지 3개 확보
최근 들어 대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의약품 위탁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SK그룹은 SK팜테코를 통해 의약품 위탁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설립된 SK팜테코는 SK의 의약품 생산법인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아일랜드, 앰팩(AMPAC), 이포스케시 등 4개 법인을 통합 운영한다. 한국(SK바이오텍), 유럽(SK바이오텍아일랜드), 미국(앰팩), 이포스케시(유럽) 등 4곳의 생산기지가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 운영되는 구조다.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아일랜드, 앰팩 등 3개 법인이 SK팜테코의 100% 자회사다. 이포스케시는 SK팜테코가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텍은 2015년 4월 SK바이오팜의 원료의약품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2016년 SK가 SK바이오텍을 100%로 자회사로 편입했다. SK는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2016년 3월 400억원, 2017년 11월 1725억원을 투자했다. SK바이오텍은 자체기술로 신약 원료의약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SK바이오텍아일랜드는 지난 2017년 6월 SK바이오텍이 1700억원에 인수한 BMS아일랜드 공장이 전신이다.

지난해 5월 미국 정부는 비영리법인 플로우가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4년간 3억5500만달러(약 4000억원) 규모의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컨소시엄에서 앰팩이 핵심 원료의약품 공급처 역할을 담당한다. 앰팩이 플로우를 통해 매년 일정 규모의 원료의약품을 미국 정부에 공급하는 구조다. 앰팩이 생산한 제품은 전략 비축 원료의약품으로 장기적으로 미국 내 공급될 필수 의약품 제조에 사용될 예정이다.
SK팜테코는 미국, 유럽 등 현지에 생산기지를 직접 구축해 CMO 사업을 전개하는 현지화 전략이다.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아일랜드, 앰팩 등 3개 법인은 합성의약품을 생산한다.
SK팜테코는 지난 3월 프랑스 유전자·세포치료제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업체 이포스케시를 인수하면서 바이오의약품에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SK팜테코는 지난해 65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SK는 2025년까지 글로벌 톱5 CMO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 CMO 본궤도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바이오 의약품 위탁 사업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0년 삼성은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 등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면서 의약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바이오 의약품 생산 위탁(CMO)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3개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가동 중이다. 지난 2018년 10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18만리터)의 3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위탁 계약 물량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제약사들로부터 바이오의약품의 안정적 생산능력에 대한 신뢰도가 축적되면서 위탁생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에만 로슈, MSD 등 글로벌제약사들과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하며 누적 수주 금액은 71억달러를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개 공장 준공에 1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3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4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1조7400억원이 투입되는 4공장은 생산량 25만6000리터 규모로 역대 최대다. 4공장이 가동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존 3공장(1공장 3만리터, 2공장 15만2000리터, 3공장 18만리터)와 함께 총 61만8000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코로나19백신의 위탁 생산도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오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의 완제 공정을 맡는 CMO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상업용 공급 본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글로벌기업 대상 위탁생산 사업 성공기...모기업 풍부한 실탄 원동력
국내에서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이 번번이 실패를 겪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은 내수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와 경쟁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한화는 지난 1996년 의약사업부를 신설하고 2004년 에이치팜을 흡수합병하면서 드림파마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6년에는 한국메디텍제약을 인수했다. 지난 2014년 드림파마의 지분을 100% 보유한 한화케미칼이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드림파마를 미국 제약사 알보젠에 매각했다.
지난 2013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태평양제약의 의약품 사업을 한독에 매각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백기를 들었다. 태평양제약은 지난 1982년 태평양화학 의약품사업부에서 분사했다. 지난 2012년 모 그룹으로 다시 편입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했다.
지난 2002년 (주)LG (옛 LGCI)는 생명과학사업부문을 분할해 LG생명과학을 설립했다. 그러나 16년만인 2016년 LG화학으로 흡수 합병되면서 LG생명과학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CJ는 1984년 유풍제약, 2006년 한일약품을 각각 인수하며 의약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14년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를 독립법인으로 분리했다. 2018년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CJ그룹은 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했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를 개발하며 성공신화를 쓰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성분 변경 논란에 휘말리며 인보사케이의 허가는 취소됐다. 롯데는 지난 2002년 아이와이피엔에프를 인수, 롯데제약을 출범시키며 의약품 시장에 진입했지만 높은 진입장벽과 사업 집중화 등을 이유로 10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최근 대기업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내수 시장보다는 해외 기업을 타깃으로 위탁 생산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 중이라는 점이 다르다.
SK는 공격적인 M&A를 통해 연거푸 해외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SK그룹은 SK바이오텍아일랜드, 앰팩 2곳을 인수하는데 약 1조원을 투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초기 모기업의 풍부한 자금력이 활발한 투자의 원동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1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그룹으로부터 총 1조1784억원을 투자받았다. 2016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총 2조2496억원을 모집했고 이 자금으로 시설투자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투자에 활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이후 실적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자립경영이 정착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의약품 시장에 진입한 대기업들은 내수 시장에서 국내제약사들과 경쟁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위탁생산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최근 대기업들이 자금력을 기반으로 왕성한 투자를 통해 CMO 사업으로 단기간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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