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불순물 조치 진작 이랬더라면
- 천승현
- 2021-12-10 06: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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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3200억원 규모를 형성하는 로사르탄 시장 전반에 걸쳐 불순물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회수 규모도 종전 불순물 의약품에 비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종전 불순물 파동 큰 혼선이 체감되지 않는 듯하다. 사실상 모든 로사르탄제제에서 불순물 문제가 확인됐지만 불순물이 기준치를 초과 검출된 제품만 선별해 회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마다 불순물 문제가 해결된 제품에 대해 출하를 허용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도 낮아 보인다.
지난 3년간 불순물 의약품의 후속조치에서 노출됐던 시행착오의 결과다.
2018년 이름도 생소한 불순물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발사르탄 원료가 국내에 대거 유입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제약업계는 큰 혼란에 빠졌다. 무려 175개 제품의 판매가 원천봉쇄됐다. 당시 식약처는 문제의 원료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완제의약품은 모두 판매를 중단했다. 많은 제약사들은 문제 원료를 쓰지도 않았고 인체 유해성도 드러나지도 않았는데도 판매중지와 회수에 따른 손실을 떠 안아야 했다. 시장에서는 품질 부적합 제품을 유통했다는 낙인도 찍혔다.
급기야 정부는 “국내에 제네릭이 너무 많아서 다른 국가에 비해 불순물 의약품 개수가 많았다”라면서 불순물 파동의 원인으로 제네릭 난립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후 정부도 제약사도 예측하지 못했던 불순물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제네릭 허가와 약가 규제가 강화로 이어졌다.
의약품의 불순물 검출은 연례행사가 됐다. 2019년에는 라니티딘제제 전 제품이 판매 중지됐고, 니자티딘제제 13개도 판매중지와 회수 조치됐다. 작년에는 메트포르민제제 31개 품목에 대해 제조·판매중지와 처방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제약업계에서는 최초 불순물 발사르탄 때부터 국내에서의 후속조치가 지나치게 강경하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반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불순물이 초과 검출된 일부 제조번호에 대해서만 제약사들의 자진 회수가 진행됐다. 불순물이 나왔다는 이유로 강제로 판매를 중단시키거나 복용 중인 약을 무료로 교환해주지도 않았다.
국내에서 불순물 의약품의 판매중지는 사실상 시장 퇴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체 의약품이 많은 현실상 일시적인 판매중지는 처방현장에서의 외면으로 회복하기 힘든 손실로 이어졌다. 제약사들은 인체 유해성도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예측하지 못한 불순물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 셈이다.
의약품의 불순물 리스크는 이제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 된 듯하다. 식약처는 2018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 불거진 이후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의 점검 시스템을 갖췄다. 2019년 11월 제약사들에 모든 원료·완제의약품의 불순물 발생가능성 보고서 제출을 지시한 이후 지난 5월까지 자료를 모두 접수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공교롭게도 점검 체계를 갖춘 니트로사민류가 아닌 아지도 계열 불순물이 등장했다. 향후 어떤 불순물이 어떤 의약품에서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불순물 파동 뿐만 아니라 모든 의약품의 안전성 이슈가 불거졌을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인체 유해성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다. 위험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판매중지나 처방제한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내리면 환자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시장은 더욱 혼란해질 수 밖에 없다. 불필요한 회수에 따른 사회적 비용 낭비도 감수해야 한다. 마치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식약처는 이번 로사르탄 불순물 자료를 발표하면서 ‘고혈압치료제인 로사르탄 성분 함유 의약품 중 아지도 불순물에 대한 안전성 조사 결과, 1일 섭취 허용량(1.5㎍/일)을 초과(1.7~88.7㎍/일)했으나 인체 위해 우려는 매우 낮은 수준임을 확인했습니다’라는 정보를 가장 첫 문장으로 제시했다.
대규모 회수는 불가피하지만 인체 유해성은 무시할만한 수준이라는 정보를 부각해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용이 가능한 제품과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을 구분해 상세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시장이 대거 불순물 이슈에 연루됐지만 예전에 비해 시장에서의 혼란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배경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라도 혼선을 줄이기 위한 후속조치는 반갑다. 다만 진작 이런 조치를 취했더라면 불필요한 손실과 혼란을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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