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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견(犬)옥고의 탄생과 신시장 개척

  • 노병철
  • 2022-06-07 06:10:05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일부 제약기업들이 펫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개척의 깃발을 올린 이유는 관련 시장의 기하급수적 성장에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2027년에는 6조원까지 팽창할 전망이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말 그대로 반려, 즉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도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의약품·건기식'의 '동물의약품·사료' 변형 제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도 있다.

국내 시장에서 뿌리내림도 그렇지만 해외시장의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그중에서 단연 으뜸은 중국이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대도시에서 기르는 애완동물 수는 1억 마리 이상이며, 강아지 5300만·고양이 5000만 마리 정도로 추산된다. 인구 15억명의 대국이다 보니 애완동물 시장 규모도 최고 수준이다. 2020년 기준 중국 애완동물 시장 규모는 38조원(사료시장 21조원)에 달하며, 이는 우리나라 의약품 생산실적보다 10조원 가량 많은 수치다.

주사제·항생제·구충제 등 수의사의 전문 진료·처방용 동물의약품 진출 기존 제약사 외에 최근 야심차게 인수공통 의약품·영양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은 동국제약·광동제약·일동제약 등을 들 수 있다. 일반의약품·건기식의 동물용 의약품 및 사료 전환 제품은 일명 휴먼 그레이드 원료와 휴먼 그레이드 제조시설에서 생산돼 사람이 복용해도 무방할 정도의 품질력을 확보하고 있는 부분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 동물용의약품 치주질환치료제 캐니돌정을 출시했다. 캐니돌은 500억대 블록버스터 일반약 잇몸치료제 인사돌의 펫전용 제품이다. 이 제품은 생약성분인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후박추출물을 함유, 성분 구성은 인사돌과 대동소이하다.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은 잇몸뼈 형성 촉진과 치주인대 강화 작용을 돕고, 후박추출물은 잇몸병을 유발시키는 치주병인균에 대한 항균·항염효과가 입증됐다.

미국수의치과협회(AVDS) 자료에 따르면 생후 3년 이상인 반려견의 80%가 치주질환을 경험하며, 치아 관리만 잘 해줘도 수명이 20~30%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펫사료협회 조사결과에서는 질병 치료를 위해 동물병원에 방문한 원인으로 구강 질환이 2위를 기록했다. 캐니돌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치주질환으로 내원한 반려견 40마리에 대해 스케일링 직전과 스케일링 이후 4·8주에 각각 치은지수·출혈지수 임상지표가 개선됐다.

광동제약도 이달 초 200억대 자양강장 일반약 경옥고 브랜드를 애견 제품으로까지 라인업을 확장시켰다. 반려견용 영양제 견옥고 활은 동물용 배합사료로 허가·등록됐으며, 펠릿 형태로 의약품 특유의 향을 차폐시켰다. 주요 성분은 가수분해오리, 숙지황·복령 혼합농축액, 고구마, 홍삼농축액골드케이디 등이 들어간다. 이중 엠에스엠, 글루코사민, 숙지황은 반려견의 관절·연골 건강에, 진세노사이드 Rg1, Rb1, Rg3는 면역 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려 인구 1500만 시대, 펫 의약품·식품(사료) 생산·유통 제약기업들이 인간과 반려견이 함께 행복한 라이프를 설계해 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는 점은 박수 받을 만하다. 광동제약의 경우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국내 4성 이상급 호텔과 제휴해 펫어메니티로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해 펫프렌들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유기견센터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선진적 반려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펫 시장 진출 성공을 위한 면밀한 SWOT 분석과 통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수험생·여성·노약자 등의 대표 자양강장제 경옥고를 유머가 가미된 '견옥고'로의 리브랜딩은 신제품 각인효과·일시적 노이즈를 펼치기에는 손쉬운 마케팅 기법이지만 자칫 카니발라이제이션(자가잠식)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경옥고 자체가 공진단 다음의 하이엔드급 일반약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충성고객에 대한 무례로도 여길 수 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4400만원을 넘어서고, G7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양적 엥겔지수가 아닌 질적 엥겔지수로의 전환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상당수 반려인들은 유기농 위주의 강아지·고양이 식이습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 화학첨가물이 함유된 저가 제품은 자칫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할 확률도 있다. 특히 반려동물의 비만·체중관리는 애견·애묘인의 주요 관심사인 만큼 이를 해결할 묘수를 찾는 것도 숙제다.

'원 소스 멀티 플레이 PM 기용'도 금기다. 몇몇 제약사들은 기존 일반약 PM에게 동물약(사료) 마케팅 업무까지 떠넘기고 있다. 약국과 동물병원·인터넷몰 영업 환경이 엄연히 다름을 인정하고 관련 전문 PM을 위시한 팀 구성은 기본이다. 눈높이에 맞는 목표 매출 설정도 중요하다. 시장의 팽창성과 자사 제품의 점유율 증가는 별개 문제다. 신사업의 성패는 시대를 읽는 CEO의 안목과 과감하면서도 합리적인 투자에 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영업의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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