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연화의 관점] 부작용 메시지와 노세보 효과(4)
- 데일리팜
- 2022-10-05 08: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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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약의 부작용 메시지는 약의 부작용을 경험하는 노세보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임상신경과학자인 울리케 빙겔(Ulrike Bingel)과 동료들은 건강한 실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레미펜타닐(강력한 진통제)을 투여한 후, 열 자극을 주고, 기능성 자기 공명 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으로 뇌를 촬영했다. 실험은 (약의 효과에 대해) 기대를 유도하지 않은 그룹, 긍정적인 기대를 유도한 그룹, 부정적인 기대를 유도한 그룹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결과에 따르면 각 메시지에 반응하는 뇌의 부위는 달랐으며, 긍정적 기대를 유도한 그룹에서는 진통제의 효과가 2배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 기대를 유도한 그룹에서는 진통제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주관적 효과는 통증과 관련된 뇌 영역의 신경 활동의 변화로 입증되었는데 긍정적인 효과는 내인성 통증 조절 시스템(endogenous pain modulatory system) 활성과 관련이 있었고, 부정적인 효과는 해마(hippocampus) 활성과 관련이 있었다.
신경과학자 파브리치오 베네데티(Fabrizio Benedetti)의 연구에 따르면 부작용 메시지는 불안(anxiety)을 거쳐 통증 전달을 촉진하는 콜레시스토키닌(cholecystokinin)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쳤다. 연구자는 불안에 의한 통각 과민증(anxiety-induced hyperalgesia)을 설명하며, 부정적 메시지가 발현시키는 통증 증가 노세보 효과를 검증했다.
노세보 효과는 고지혈증약 복용 과정에서도 관찰된다. 스타틴 요법 약을 먹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 에서는 유의한 근육 통증 부작용 (clinical spectrum of statin-associated muscle symptoms; SAMS)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현장에서는 예상보다 많은 환자가 스타틴계열에 과민한 반응을 보여, 약을 중단하는 사례들이 발생한다. 이것은 근육 통증 부작용의 원인이 꼭 스타틴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연구자들은 의, 약학 전문가들이 부작용 메시지에 의한 환자들의 “일시적인 노세보”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전문가들이 환자들의 부작용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건 맞지만, 노세보를 포함한 다른 원인으로 부작용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스타틴 치료를 조기에 중단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부작용 메시지는 복용을 회피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더 나쁜 결과]를 생성시키기도 한다. 일례로, 1995년 10월 영국의 안전 의약품 위원회(UK Committee on Safety Medicine)는 피임약이 정맥 색전증(venous theomboembolism)과 관련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피임약 표지에 표기했다.
이후 피임약 사용 비율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원하지 않는 임신 및 낙태 비율은 2배 가까이 상승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정책은 공중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October 1995 oral contraceptive pill scare' 사건이라고 불렸다.
이런 맥락에서 많은 “대체 (정확히 이해되기 어려운) 부작용 정보를 왜 공개해서, 사람들을 쓸데없이 걱정시키는 게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기본적인 안전 욕구이며, 실제 부작용을 미리 알고 이에 대처한 이로운 사례도 적지 않다.
일례로 콧물을 억제하는 약의 부작용이 졸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운전 전에 콧물약을 복용하지 않음으로써, 졸음운전을 피할 수 있다. 소염진통제의 부작용이 위장 출혈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빈속에 약을 먹지 않음으로써 위 점막 손상을 피할 수 있다. 항생제의 부작용이 장내 미생물 총의 불균형에 의한 위장관 불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프로바이오틱스를 좀 더 챙겨 먹어 설사 등의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처럼 부작용 메시지 공개가 건강 결과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필자는 부작용 메시지에 의해 생성되는 수용자의 위험 인식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구체적으로 부작용 메시지에 관한 환자들의 반응을 점검하고, 위험이 왜곡되지 않는 방향으로 부작용 메시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
그런데 수용자 중심으로 메시지 전략을 실행하자는 목표는 단순해 보이지만, 과정은 녹록지 않다. 왜냐면 메시지 전략은 심리,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사회과학 이론을 습득하고, 의약학 맥락에 적용하는 융합적인 사회과학 사고방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은 정답이 없다. 커뮤니케이션 학문은 “사람들이 왜 오해할까? 왜 의심할까? 왜 위험을 과대 추정할까?” 등의 다양한 “왜”를 탐구해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반영하고, 그 결과를 검증하면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지, 그 문제해결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사회과학적 사고방식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길러진다. 하지만 현재 약대 커리큘럼에는 “문제해결”을 위한 학문적 커뮤니케이션 교육과정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이 부분을 지금 당장 개선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걸 먼저 해보는 걸 권유한다. 우선, 칼럼을 읽으면서 제시된 문제를 차곡차곡 정리해보자. 그리고 앞으로 연재될 수많은 오류 사례들을 통해 [오류를 줄여가는]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해보자. 그 합이 전체적인 틀을 바꾸는 데 일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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