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곳간·통큰 투자'...대기업 바이오 잔혹사 끝날까
- 천승현
- 2022-10-20 06: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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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LG생과 흡수합병 6년 만에 8000억 M&A...풍부한 현금이 원동력
- CJ·롯데, 바이오 위탁사업 진출... 의약품 사업 철수 후 재도전
- SK·삼성, 신약·백신·위탁사업 등 높은 성장세...과거 대기업들 부진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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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연이어 단행하고 있다. 전통제약사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 천억원 규모 투자로 미국 허가 신약이나 해외 생산 거점을 단숨에 확보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과거 대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과 경쟁을 펼치며 고배를 들었지만 최근에는 풍부한 현금 동원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LG화학, 美 바이오기업 8천억에 인수...옛 LG생과보다 현금성자산 124배↑
1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5억6600만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LG화학은 아베오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아베오는 임상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 시장에 특화된 역량을 확보한 기업이다.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2021년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의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LG그룹이 옛 LG생명과학을 포함해 의약품 산업에 진출한 이후 가장 큰 투자다. LG그룹의 의약품 사업은 지난 1984년 LG화학의 의약품사업부로 출발했다. 지난 2002년 (주)LG (옛 LGCI)의 생명과학사업부문이 분할돼 독립법인 LG생명과학이 출범했다. LG생명과학은 국산 신약중 최초로 항생제 신약 ‘팩티브’가 FDA 승인을 받았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2016년 LG화학에 흡수 합병되며 14년 만에 독립경영을 청산했다.
LG화학은 LG생명과학을 흡수 합병하면서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신약을 발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LG화학이 보유한 풍부한 현금을 신약 개발에 투입해 의약품 사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LG화학은 LG생명과학 흡수합병 6년 만에 대형 투자를 단행하면서 단숨에 ‘FDA 승인 항암신약’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의 아베오 인수 금액 8000억원은 2021년 휴젤(1조5587억원), 2018년 CJ헬스케어(1조3100억원)에 이어 국내 제약사 M&A 중 역대 세 번째 규모다. 단일 기업의 투자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LG화학의 풍부한 현금 동원력이 대규모 투자의 원동력이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LG화학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조2786억원이다. 옛 LG생명과학의 경우 소멸되기 직전인 2016년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6억원에 불과했다. LG화학과 100배 이상의 격차가 난다.
LG화학의 풍부한 현금이 유망 신약과 추가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한 셈이다. 아베오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한 1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오는 포티브다 외에도 임상 3상 진행 중인 두경부암 치료제 등 임상개발 단계 항암 파이프라인을 3개 확보하고 있다.
◆CJ·롯데, 2000억원대 규모 투자로 해외 CDMO 기업 인수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의약품 산업 공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바타비아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CDMO사업에 진출했다.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세포·유전자치료제나 백신 등을 위탁 개발하고 생산해주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국내 바이오기업 천랩(현 CJ바이오사이언스)을 982억원에 인수하면서 바이오 의약품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CJ헬스케어 매각 3년 만에 바이오의약품사업 진출로 의약품 사업에 재진입했다.
롯데지주는 지난 5월 미국 뉴욕 동부에 위치한 BMS 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산업에 뛰어들었다. BMS 공장은 바이오의약품 전용 생산시설로 생산규모는 연간 3만5000리터 수준이다. 롯데는 BMS와 2억2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도 체결했다. 지난 6월 롯데지주는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출범하며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롯데그룹도 의약품 산업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경험이 있다. 롯데는 지난 2002년 아이와이피엔에프를 인수해 롯데제약을 출범시키며 의약품 시장에 진입했다. 롯데제약은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다 2011년 롯데제과에 흡수 합병됐다.

지난 2013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태평양제약의 의약품 사업을 한독에 매각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백기를 들었다. 태평양제약은 지난 1982년 태평양화학 의약품사업부에서 분사했다. 지난 2012년 모 그룹으로 다시 편입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은 내수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와 경쟁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라고 지적했다.
◆SK, 신약·CMO·백신 등 영역서 선전...삼성, 바이오 CMO사업 고공행진
대기업 계열 제약바이오기업은 SK와 삼성이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그룹에서는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SK팜테코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K그룹은 (주)SK와 SK디스커버리 두 축으로 의약품 사업을 영위하는데 (주)SK 산하에는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가 각각 신약과 위탁생산(CMO) 사업을 담당한다. SK디스커버리에서는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등이 합성의약품, 백신, 혈액제제 등을 맡는 구조다.
SK바이오팜은 이미 자체 개발한 2개의 신약이 글로벌 무대를 두드리고 있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해 2011년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가 2019년 3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았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신약 ‘엑스코프리’는 2019년 11월 FDA 허가를 받았다.
2020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설립된 SK팜테코는 SK의 의약품 생산법인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아일랜드, 미국 앰팩(AMPAC)를 통합 운영하는 법인이다. SK의 100% 자회사다. SK는 보유하던 SK바이오텍 주식과 SK바이오텍으로부터 이전 받은 자산을 SK팜테코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SK팜테코를 출범했다.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아일랜드, 앰팩 등 3개 법인이 SK팜테코의 100% 자회사이자 SK의 손자회사로 운영되는 수직계열 구조다.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 중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7월 SK케미칼이 백신사업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백신 전문 독립법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효과로 지난해 매출은 9290억원, 영업이익 4727억원으로 초고속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3월 유가증권시장에도 상장했고 최근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바이오 의약품 위탁 사업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0년 삼성은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 등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면서 의약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바이오 의약품 생산 위탁(CMO)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 매출 1조150억원과 영업이익 348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단연 돋보이는 성적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초기 모기업의 풍부한 자금력이 활발한 투자의 원동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총 11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그룹으로부터 총 1조1784억원을 투자 받았다. 2016년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총 2조2496억원을 모집했고 이 자금으로 시설투자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투자에 활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이후 실적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자립경영이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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