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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임상 자문 통해 희귀신약·필수약 사각지대 타파"

  • 이정환 기자
  • 2026-09-23 06:00:40
  • 요약
  • 임병찬 센터장 "16년 축적 데이터 기반, 도입 시급성부터 퇴출까지 선별"
  • "모든 약 감당 불가능…효율적 선별로 환자 혜택 극대화가 협약 본질"
  • 행정 실무-국내 최대 임상 풀 결합…"핫라인·수요예측 시스템 구체화"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서울대병원은 희귀필수약센터의 한정된 재원과 인력 안에서 당장 어떤 신약·필수약을 선제적으로 먼저 들여와야 할지, 어떤 약의 정식 국내 허가를 추진하거나 부작용 위험 약물을 가려내야 할지 판단하는 전문적 임상·의학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양 기관은 상시 핫라인을 구축하고 신약에서부터 필수약의 국내 사각지대를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힘을 합칠 계획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 희귀질환센터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업무협약(MOU)을 통해 서로 손을 맞잡았다. 희귀질환신약·필수약의 해외 통관·국내 유통이란 행정 실무를 전담해 온 센터와, 국내에서 가장 방대한 희귀질환 임상 데이터와 환자 풀을 축적한 상급종합병원이 하나의 거버넌스로 묶인 셈이다.

임병찬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은 "희귀약센터가 희귀질환 신약과 수급 불안정 약 정보와 현황을 일일히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임상적 자문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분명히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서울대병원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적극 소통에 나섰다"며 MOU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 임병찬 센터장, 문장섭 교수, 이승복 교수(왼쪽부터)

"16년 축적 서울대병원 희귀질환 임상 네트워크 기반 민·관 협력"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 뿌리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대형병원들조차 희귀질환에 대한 체계적 지원 체계를 갖추지 못했던 시기다.

보건복지부 희귀질환 진단·치료 연구 사업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은 센터는 질병관리청 체제로 전환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앙지원센터 역할을 맡아 전국 권역별 희귀질환센터의 설립과 인프라 구축을 선도해왔다.

또한, 2024년부터 권역별 전문기관으로 선정돼 현재까지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을 위한 의료·연구·정책의 허브 역할을 수행중이다.

서울대병원의 희귀난치질환 관련 풍부한 임상적·의학적 데이터베이스는 식약처 산하기관인 희귀필수약센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국내 도입에 어려움이 큰 희귀질환 신약과 수급이 불안정한 약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 치료를 위한 민·관 협의체가 성립된 이유다.

임병찬 센터장은 "햇수로만 16년 가까이 희귀질환 환자 진료와 유전체 연구, 지역 센터 네트워크를 지원해 온 역량이 축적돼 있다"며 "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특정 대학병원과 손을 잡은 배경 역시 실제 진료 현장의 임상 지견을 정부 정책·약제 관리 현장에 즉각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수입·통관·배송 등 조달 실무에 특화된 센터와, 질환의 위중도와 치료제의 실제 효능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는 의료진이 직통 창구를 만들었다는 취지다.

"모든 약을 다 들여올 순 없다"…도입·정식허가·퇴출 자문

현재 국내에는 극희귀질환 치료제나 채산성 악화로 국내 공급이 끊긴 퇴장방지·국가필수의약품 등의 수급 공백이 상존한다. 하지만 희귀필수약센터 내부 인력만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희귀의약품의 임상적 타당성과 시급성을 일일이 교차 검증하기 역부족이다. 전문의 인력 풀 자체가 제한적인 국내 의료 환경의 한계이기도 하다.

임 센터장은 양 기관 협력의 핵심을 '임상·의학데이터에 기반한 우선순위 선별'로 꼽았다. 서울대병원은 희귀약센터와 상시 핫라인과 정기 협의체를 구축해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는 최신 임상 지견을 가감 없이 전달할 방침이다.

그는 "희귀질환 환자들에게는 모든 약의 국내 도입·투약이 절실하지만, 물리적·재정적 한계 탓에 모든 수요를 동일 선상에서 감당할 수는 없다"면서 "희귀약센터 긴급도입 트랙은 정규 공급망의 공백을 메우는 보조적 통로가 돼야지, 모든 짐을 떠안는 메인 통로가 되면 행정과 비용 부담이 폭증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장섭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도입 초기에는 긴급구호 성격으로 수입해 쓰더라도, 실제 환자 투여 후 효과가 확실하다면 식약처 정식 허가 절차를 신속히 밟도록 정책 제언을 해야 한다"며 "반대로 현장에서 임상적 효능이 미미하거나 부작용이 확인된 약제는 시장에서 빠르게 정리·퇴출하는 판단 근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예측 시스템 구체화…환자 중심 보조 통로 안착 목표

양 기관은 정기 실무 미팅을 정례화하고, 진료 현장의 처방 흐름과 의약품 품귀 조짐을 사전에 읽어내는 수요예측 시스템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임 센터장은 "희귀난치질환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해외 수급 동향을 찾아보고 약을 수소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결국 유효성과 안전성을 갖춘 약물인지 현직 의료진이 신속하게 감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적 센터가 조달에 착수하는 가교 역할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한된 예산 안에서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치료 혜택을 극대화하는 효율성과 운영의 묘를 살려, 약이 없어 생명을 위협받거나 치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상경해야만 하는 비효율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승복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일단 지금은 서울대병원과 희귀필수약센터가 정기적으로 상호 미팅을 갖기로 합의했고, 수요예측 시스템 구현을 위한 소통이 더 필요한 단계"라며 "서울대병원과 희귀약센터가 직접 그리고 상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졌다는 게 MOU의 실질적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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