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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2위·10년 만의 재회…한미, 의미있는 기술수출 낭보

  • 천승현 기자
  • 2026-08-25 06:00:56
  • 요약
  • 한미약품, 제넨텍과 대사질환 신약 기술수출 계약...최대 3조원 규모
  • 단일 계약으로 선급금 2위...단일 과제 계약으로 역대 최대
  • 올해 릴리에 이어 두 번째 대형 계약 성사...R&D 역량 건재 과시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미약품이 올해 들어 2건의 대형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일라이릴리에 이어 제넨텍과 빅딜을 체결하며 수천억원의 계약금을 확보했다. 제넨텍에 기술이전한 대사질환 신약 후보물질은 계약금과 계약 규모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역대 2위에 해당할 정도로 초대형 계약이다. 단일 과제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한미약품은 일라이릴리와 제넨텍과 각각 11년, 10년 만에 새로운 신약 기술수출을 체결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연구개발(R&D) 역량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미약품, 제넨텍에 신약 기술수출...계약금 역대 2위, 단일 과제로는 최대 규모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로슈 그룹의 자회사 제넨텍과 대사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HM17321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비인크레틴(non-incretin) 계열 UCN2 (Urocortin-2) 유사체로, 체중 감량과 근육 보존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기존 GLP-1 기반 인크레틴(incretin) 계열 비만 치료제는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지만, 치료 과정에서 제지방량 감소가 동반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비임상 연구에서 HM17321은 단독 투여는 물론 GLP-1 계열 치료제와 병용 투여 시에도 체중 감량 효과와 체성분 개선 측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확인했다. 펩타이드(peptide) 기반 치료제로 개발돼 향후 인크레틴 계열 치료제와의 고정용량복합제(FDC) 개발 및 병용 치료 전략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기대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제넨텍으로부터 1억 9000만달러(2850억원)의 선급금을 수령한다. 

총 계약 규모는 향후 임상 개발, 규제 승인 및 상업화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23억 500만달러(약 3조 500억원)에 이른다. 또한 한미약품은 제품 출시 이후 별도의 로열티를 수취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이 제넨텍으로 확보한 계약금은 지난해 영업이익 2578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신약 기술수출 역사상 두 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역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기술수출 계약금 최대 기록은 한미약품이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당뇨신약 3종(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에페글레나타이드+지속형인슐린)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4억 유로 규모였다. 추후 수정 계약을 통해 계약금은 2억400만 유로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계약금 1위를 기록 중이다.  

한미약품이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HM17321의 선급금과 최대 계약 규모를 사노피와 맺은 당뇨신약 3종과 비교하면 단일 과제로는 역대 신기록으로 평가된다. 국내 개발 신약 중 해외에서 가장 왕성한 성과를 보이는 항암신약 렉라자의 기술수출 계약금 5000만달러보다 4배 가량 많은 규모다.

한미약품은 올해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역대 계약 규모 상위권에 해당하는 초대형 기술수출을 연거푸 성사시켰다. 

한미약품은 지난 6월 일라이릴리와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 제조 및 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한미약품은 릴리로부터 확정 계약금 7500만달러(약 1100억원)를 확보했다. 임상 개발, 규제 승인 및 상업화 마일스톤 달성 시 최대 11억85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를 추가로 수령할 수 있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별도의 로열티를 받는 내용이 계약 조건에 포함됐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이 독자적으로 보유한 바이오의약품 지속형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 (GLP-2)의 장 성장 촉진, 염증 완화, 장 점막 보호 및 재생 등 생물학적 효과에 주목해 다양한 비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 단장증후군(Short Bowel Syndrome)을 적응증으로 글로벌 임상2상이 진행 중이다.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한 소네페글루타이드 역시 계약금 순위로 역대 10위권 이내에 포함되는 규모다. 

한미약품이 2015년 얀센에 넘긴 지속형비만당뇨치료제(1억500만달러)가 이번에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HM17321에 이어 역대 3위 계약금이다.  

SK바이오팜이 2019년 2월 아벨 테라퓨틱스와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받은 계약금 1억달러가 역대 4위에 해당한다. LG화학, 리가켐바이오, 오름테라퓨틱 등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금 1억 달러도 역대 계약금 3위에 이름을 올렸다.  

LG화학은 2024년 1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와 희귀비만증신약 LB54640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1억 달러를 포함해 최대 계약 규모는 3억 500만 달러에 달했다. 리가켐바이오는 2023년 12월 얀센 바이오텍과 ‘LCB84’의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선급금 1억 달러를 포함해 단독개발 권리행사금 2억 달러, 개발과 허가 및 상업화 등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17억 달러 규모다. 지난 2023년 11월 오름테라퓨틱은 BMS와 신약 후보물질 ORM-6151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억 달러를 포함해 최대 계약 규모는 1억8000만 달러다. 

종근당은 2023년 11월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은 8000만 달러로 역대 7위에 해당한다.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12억2500만 달러를 포함하면 계약 규모는 최대 13억500만 달러에 이른다. CKD-510은 종근당이 연구개발한 신약후보 물질로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DAC6 억제제다.  

한미약품은 2016년 제넨텍과 체결한 RAF표적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으로 계약금 8000만달러를 받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1월 사노피 자회사 젠자임과 파킨슨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7500만달러를 확보했다.  

릴리 11년·제넨텍 10년 만에 기술수출 재회...기술료 수익 껑충 

한미약품이 2016년 이후 신약 기술수출이 왕성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0년 8월 MSD에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신약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기술수출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 치료제다. 얀센으로부터 권리가 반환된 GLP-1 기반 이중작용제를 1년만에 MSD에 다시 이전했다. 한미약품은 이 계약으로 계약금 1000만달러를 수령했다. 총 기술수출 규모는 8억7000만달러에 이른다. 

2021년 11월에는 미국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에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치료 신약으로 개발 중인 FLT3억제제 ‘HM43239’를 기술수출 했다. 이 계약으로 한미약품은 앱토즈로부터 확정된 계약금 1250만 달러(약 150억원)를 500만 달러의 현금과 750만 달러 규모의 앱토스 주식으로 나눠 받았다. 

한미약품이 일라이릴리, 제넨텍과 각각 11년, 10년 만에 또다시 기술이전 인연을 맺었다는 점도 이채로운 이력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릴리에 계약금 5000만 달러를 받고 BTK저해제 포셀티닙을 기술이전했다. BTK 저해제는 B세포 성장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브루톤티로신키나아제(Bruton's Tyrosine Kinase) 단백질을 저해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릴리는 2019년 1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포셀티닙의 권리를 반환했다.  

한미약품은 2021년 10월 노보메디슨(전 지놈오피니언)과 공동개발 계약을 맺고 포셀티닙을 혈액암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이 지난 2016년 제넨텍에 계약금 8000만달러를 받고 기술수출한 벨바라페닙는 상업화 임상시험이 더디게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벨바라페닙의 국내 임상 2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으며 국내 개발을 독자적으로 시도 중이다. 벨바라페닙은 종양 세포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 경로 중 RAF 및 RAS 유전자 돌연변이를 타깃해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 항암제다.  

신약 기술수출 이후 반환 등의 악연을 겪었지만 R&D 역량을 입증하며 협업 관계를 다시 유지하는 셈이다. 

한미약품의 대형 신약 기술수출 계약 성사는 대규모 기술료 수익을 의미한다. 한미약품은 지난 2분기에 릴리로부터 계약금을 수령하며 기술료 수익이 112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 22억원에서 1년 만에 50배 이상 치솟았다. 지난 1분기 기술료 수익은 1억원에 불과했다.  한미약품의 2분기 기술료 수익은 2015년 4분기 3944억원을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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