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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나우법 주고 약 배송 확대…복지부-중기부 빅딜 논란

  • 이정환 기자
  • 2026-08-24 06:00:58
  • 요약
  • 복지부·중기부 9개월 대립 '주고받기식' 타협…약사회 "사회적 합의 파기" 반발
  • 약사법 반대 의원 34명에 약심 부글… 입법 주도권 국회로
약사회 복지부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이재명 정부가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을 전면 확대하겠다는 기조를 공식화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싼 정·관가의 뒷말이 무성하다.

겉으로는 국민 편익 증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비대면진료 플랫폼 규제 법안을 둘러싼 부처 간 극심한 힘겨루기 끝에 도출된 '주고받기식 행정 타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일 속칭 '닥터나우 방지법'이라고 불리는 비대면진료 플랫폼 도매상 겸영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국무조정식·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 배포한 처방약 배송 확대 논의 보도자료가 논란 발단이다.

'도매상 겸영 금지법'…복지부-중기부 정면충돌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상 겸영 금지 약사법 개정안 즉, 닥터나우 방지법은 복지부와 중기부가 끝까지 상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비합의 법안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1월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 절차만 앞두고 있었지만, 9개월여만인 올해 8월 20일 가까스로 본회의 의결됐다.

민생법안이자 여야 합의로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한 약사법 개정안이 별다른 이유 없이 해를 넘겨가며 9개월만에 본회의 처리된 것은 이례적인 사안이다.

이 과정에는 국민 건강권·보건의료 전달체계 건전성을 앞세운 보건의료계와 보건복지부 입장과 국민 편의성·스타트업 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한 플랫폼 업계, 중기부 간 멈추지 않는 충돌이 있었다.

그리고 이 사이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결성된 국회의원 연구모임 '국회 유니콘팜'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유니콘팜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과 이소영 의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최보윤 의원 등이 공동 개최한 플랫폼 도매금지법 긴급 간담회에서 유니콘팜 의원들은 당시 실무 과장을 향해 법안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수정안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올해 1월에는 복지부와 중기부, 유관 직능단체는 플랫폼 도매금지법을 놓고 공동간담회를 개최, 상호 의견을 주고 받기도 했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법안이 이미 법사위를 통과, 본회의 계류중인 상황에서 정부부처 간 이견을 이유로 수정안을 마련하는 것 자체도 전례없는 일이기도 했다.

이후 보건의료계와 복지부는 플랫폼이 의약품 유통까지 장악할 경우 특정 약국 몰아주기나 의약품 오남용 등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한다며 강력한 규제 입장을 고수했고, 플랫폼·스타트업계와 중기부가 거세게 반발하며 법안은 본회의 처리가 지연되며 표류되는 상태에 놓였다.

결국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직후 신산업 혁신 모델을 과거 '타다 금지법'처럼 과도하게 가로막는 처사라는 주장을 기반으로 산업계의 불만이 임계치에 달하자 당초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부터 정부 내부에서 처방약 배송 확대를 사전 공표해 불만을 잠재우려 했다는 정황까지 국회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중기부 등이 닥터나우법 본회의 통과에 앞서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전면 확대 보도자료를 대국민 공표하겠다는 뜻을 국회 전달해오면서 당정 간 크고 작은 갈등 국면이 전개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국조실의 '빅딜' 중재…정책 원칙 대신 중재·봉합 택한듯

두 부처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자 결국 국조실이 중재에 나선 형국이다. 복지부와 의료계, 약사회가 요구해 온 '닥터나우 방지법'을 수용 즉, 본회의 처리하는 대신, 중기부와 산업계가 강력히 요구해 온 '처방약 배송 전면 확대'를 패키지로 내주는 절충안으로 귀결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그것이다.

결과적으로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마자 정부가 기다렸다는 듯 관계부처 합동으로 처방약 배송 확대를 발표하면서 보건의료계와 약사회는 철저히 계산된 정책 봉합의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 정부 내부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 졸속으로 입법·정책 카드를 맞바꿨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산업 육성이라는 가치와 국민 건강·의약품 안전이라는 보건의료적 가치가 치열한 공론화와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단순 거래로 매듭지어졌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 등 의약계는 "제도 시행도 전에 사회적 합의를 뒤엎었다"며 즉각 민관협의체 참여 거부를 선언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 내부 갈등을 봉합하려 던진 카드가 오히려 사회적 갈등의 뇌관을 건드리면서 향후 제도 안착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플랫폼 도매 금지법, 국회의원 찬성 95명·반대34명

약사회 반발이 극에 달하면서 플랫폼 도매상 겸영을 막아 특정 약국 쏠림이나 특정 의약품 유통 특혜를 근절하는 약사법 개정안에 반대한 의원들에 대한 약사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본회의 43번 안건인 약사법 개정안은 재적 의원 299인 중 재석 178인, 찬성 95인, 반대 34인, 기권 49인이 투표 결과다.

강민국, 강선영, 권영세, 김용만, 김도읍, 김민전, 김재원, 김소희, 김승수, 김태규, 박성민, 박정하, 박충권, 박형수, 서명옥, 서지영, 신동욱, 신성범, 이소영, 우재준, 유상범, 유영하, 유의동, 윤용근, 이상휘, 이인선, 이종배, 이종욱, 이진숙, 임종득, 조승환, 주호영, 최보윤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 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용만, 이소영 의원 둘 뿐이다. 나머지는 야당 의원이란 얘기다.

상임위와 법사위 여야 합의로 통과한 법안인데다 의료기관·약국의 플랫폼 종속 우려 삭제, 건전한 의약품 유통구조 확립이 목표인 법안에 반대하고 플랫폼 산업 이익을 늘리는 결정을 했다는 게 약사들의 분노 지점이다.

나아가 약사들은 국회에서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법안이 발의되고 논의·심사되는 과정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의지다.

복지부가 중기부, 국조실과 함께 범부처 민관 약배송 협의체 가동을 예고했지만 실질적으로 처방약 배송 확대를 법제화하려면 국회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는 플랫폼 이익을 최우선에 둔 처방약 배송 법안에는 찬성할 수 없으며, 제한적 약 배송 원칙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다수 의원들이 닥터나우 방지법에 찬성하거나 기권표를 던졌고, 반대한 의원이 2명에 그쳤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는 게 민주당 복지위원들의 다수 의견이다.

민주당 복지위 관계자는 "비대면진료 처방약 배송 대상·범위를 늘리는 약사법 개정안은 복지위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에 동의하는 여당 복지위원들은 없는 상황"이라며 "중기부와 플랫폼 산업계 주장에 치우친 법안이 발의되거나 논의될 경우 사실상 복지위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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