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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팜, 3년 전 발행 300억 CB 회수…주가 상승의 순기능

  • 차지현 기자
  • 2026-08-12 12:06:06
  • 요약
  • 콜옵션 295.5억 행사…전환가보다 주가 35%↑, 잠재 오버행 부담 축소
  • 회수 물량 처리방안은 미정…소각·제3자 재매각 등 향후 활용 주목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동아쏘시오그룹 원료의약품(API)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에스티팜이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만기 전 취득했다. 현재 주가가 CB 전환가액을 30% 이상 웃도는 상황에서 잠재 전환물량을 직접 회수해 향후 주식 전환에 따른 지분 희석과 오버행 부담을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해당 CB에는 제3자 취득 조건이 붙어 있는 만큼 향후 활용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지난 10일 제2회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가운데 권면총액 300억원어치를 만기 전에 취득했다.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실제 취득금액은 304억4455만원으로 회사는 이를 자기자금을 투입해 장외에서 매수했다.

해당 CB는 에스티팜이 3년 전 발행한 CB의 일부다. 앞서 에스티팜은 2023년 8월 1000억원 규모 제2회차 사모 CB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전환가액은 주당 7만9648원으로 회사는 조달 자금 가운데 800억원은 시설자금에, 200억원은 운영자금에 사용하기로 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이며 만기는 오는 2028년 8월 9일이다.

여기에 발행액의 최대 30%인 300억원에 대한 콜옵션 조건을 붙였다. 2024년 8월 9일부터 2026년 8월 9일까지 에스티팜이 사채권자에게 해당 CB를 회사 또는 회사가 지정한 제3자에게 매도하도록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사채권자는 원칙적으로 회사의 매도청구에 응해야 한다. 에스티팜의 이번 콜옵션 행사는 당시 CB 발행 계약에 포함된 이 같은 조건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이번 CB 취득은 회사의 매도청구권(콜옵션) 행사와 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동시에 이뤄진 결과다. 콜옵션은 발행회사 등이 사채권자에게 보유 CB를 정해진 조건에 따라 매도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반대로 풋옵션은 사채권자가 만기 전에 회사에 CB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에스티팜은 295억5000만원 규모 CB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해 직접 회수했다. 나머지 4억5000만원은 사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회사가 조기 상환했다. 이번 취득 이후 남아 있는 해당 CB 권면 잔액은 211억214만원이다.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그룹 API CDMO 업체다. 제네릭·저분자 원료의약품 생산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나 2018년 반월캠퍼스에 올리고 전용 공장을 준공하는 등 생산설비를 확충하면서 고부가가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CDMO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했다. 현재 올리고와 저분자 의약품 CDMO를 주력으로 영위 중이다. 메신저리보핵산(mRNA)과 유전자치료제, 자체 신약개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도 있다.

이번 CB 회수를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잠재적인 주식 전환 물량을 선제적으로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1일 종가 기준 에스티팜 주가는 10만 8000원으로 CB 전환가액보다 35.6% 높은 수준이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8월 9만원 초반대에 머물다가 상승세를 타며 올 4월 28일 16만87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조정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30일에는 8만4700원까지 떨어져 고점 대비 49.8%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10만원대를 회복했다. 큰 폭의 조정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현재 주가가 CB 전환가액을 30% 이상 웃돌고 있는 셈이다.

시장가격이 전환가액을 웃도는 구간에서는 사채권자가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할 유인이 커진다. 미전환 물량이 한꺼번에 주식으로 바뀔 경우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 희석과 시장 출회 가능 물량 증가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스티팜이 이번에 300억원 규모 CB를 회수하면서 잠재 오버행 부담을 상당 부분 줄였다는 평가다.

이 같은 대규모 CB 회수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충분한 현금 여력이 있다. 올 3월 말 연결 기준 에스티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12억7314만원으로 이번 CB 취득금액의 약 3.7배 수준이다. 별도 차입 없이 자기자금으로 300억원 규모 CB를 회수할 수 있는 재무 여력을 갖췄다는 얘기다.

다만 콜옵션으로 회수한 물량은 아직 소각이 확정되지 않아 실제 오버행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회사는 풋옵션 행사로 취득한 CB는 소멸 처리하기로 했으나 콜옵션으로 회수한 물량은 향후 처리방안을 추후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결국 관건은 이사회가 해당 CB를 소각할지, 제3자에게 재매각할지 여부다.

에스티팜이 295억5000만원의 CB를 소각한다면 해당 물량의 전환 가능성이 사라진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잠재적인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과 오버행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와 달리 회사가 CB를 제3자에게 재매각하면 전환권은 다시 살아난다. 특히 회사가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에게 이를 넘길 경우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CB를 넘겨받은 최대주주 등이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보유 주식 수가 늘어나 지배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 3월 말 기준 에스티팜 최대주주는 동아쏘시오홀딩스로 지분 29.3%를 보유하고 있다.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도 에스티팜 지분 7.3%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강 회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29.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이번 CB 발행 계약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발행 당시 보유 지분율을 넘어 주식을 취득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항이 담겼다. 콜옵션을 활용한 최대주주 측 추가 지분 확대에 한도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회사가 전략적 투자자(SI)나 우호적인 기관에 해당 CB를 매각하면 향후 전환을 통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거나 새로운 사업 협력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에스티팜 측은 "이번 CB 취득은 회사가 충분한 현금 여력을 갖춘 가운데 잠재적인 오버행 부담을 관리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며 "콜옵션으로 취득한 CB 활용 방안은 향후 이사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으로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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