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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다국적사 '스테디셀러' 품목 이관…DKSH 선택 배경은

  • 손형민 기자
  • 2026-07-30 06:00:59
  • 요약
  • '아타칸'·'디오반'·'엑스포지' 등 순환기 품목 판권 이전
  • 파이프라인 조정·조직 효율화 맞물려 아웃소싱 확대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주요 외국계 제약사들이 특허 만료 이후에도 안정적인 처방 기반을 유지하는 스테디셀러 품목의 영업과 마케팅을 외부 전문기업에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히 제품 판매권만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조직과 인력을 함께 재편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성장 분야에 자체 역량을 집중하고 기존 브랜드는 전문 파트너를 통해 운영하는 방식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는 최근 고혈압 치료제 '디오반(발사르탄)'과 '엑스포지(발사르탄·암로디핀)'의 국내 판권을 DKSH코리아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 '엑스포지', '디오반'

해당 품목을 담당하던 직원 가운데 일부는 희망퇴직프로그램(ERP) 대상에 포함됐으며, 일부는 DKSH코리아로 소속을 옮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이관이 기존 브랜드의 운영 주체 변경을 넘어 관련 조직과 인력의 재배치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노바티스는 2022년 호흡기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지난해 안과사업부를 산텐제약에 넘기는 등 국내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조정해 왔다. 최근 조직 변화 역시 성장 분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024년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고혈압 치료제 '아타칸(칸데사르탄)'과 '아타칸플러스'의 판권을 DKSH에 이전했다. 

같은해 한국쿄와기린도 전문의약품 사업을 이관하며 '로미플레이트(로미플로스팀)', '네스프(다베포에틴알파)', '뉴라스타(페그필그라스팀)', '레그파라(시나칼세트)', '올케디아(에보칼세트)' 등의 영업과 학술, 유통, 허가권 등을 넘겼다.

최근 2년 사이 외국계 제약사의 대표 브랜드가 잇달아 DKSH로 이전되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유통 계약보다 다국적 제약사의 영업 전략 변화로 보고 있다.

ERP·신약 집중…기존 브랜드는 아웃소싱

최근 DKSH로 이관된 품목들의 공통점은 출시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거나 특허가 만료됐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처방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타칸과 디오반, 엑스포지는 국내 고혈압 치료 시장의 대표적인 오리지널 품목이며, 네스프와 뉴라스타, 레그파라 역시 각 치료 영역에서 꾸준한 처방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디오반과 엑스포지의 지난해 매출은 1100억원이다. 아타칸과 아타칸플러스의 경우 3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들 제품은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품목으로 평가된다. 

반면 외국계 제약사들은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비만 치료제 등 성장성이 높은 신약에 영업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한국쿄와기린은 지난 2024년 ERP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사업을 재편하며 국내를 포함한 일부 국가의 전문의약품 사업을 DKSH로 이관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역시 2024년 일부 만성질환 품목 정리와 함께 ERP를 실시했고, 한국노바티스도 최근 관련 조직을 조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제약사의 ERP가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니라 영업 조직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성장성이 높은 신약은 자체 조직이 담당하고, 성숙기에 접어든 브랜드는 전문 파트너를 활용하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DKSH, 전문의약품 사업 확대 속도

이 같은 변화는 외국계 제약사의 전략뿐 아니라 DKSH의 사업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DKSH는 1865년 설립된 스위스 기업으로 현재 35개 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사 연결 매출은 110억7000만 스위스프랑(약 20조원)이며, 이 가운데 헬스케어 사업부 매출은 58억2000만 스위스프랑으로 전체의 약 52.6%를 차지했다.

과거 DKSH는 의약품 유통과 공급망 관리 중심의 사업 비중이 컸지만 최근에는 자체 영업·학술 조직을 기반으로 전문의약품 상업화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외국계 제약사 입장에서도 제품별 조직을 직접 유지하는 것보다 영업과 학술, 유통을 함께 수행하는 전문 파트너를 활용하는 것이 비용과 조직 운영 측면에서 효율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치료제 '로미플레이트'

DKSH의 역할도 단순 판매와 유통을 넘어 학술과 허가 이후 상업화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미플레이트다. DKSH는 한국쿄와기린의 전문의약품 사업을 이전받은 이후 로미플레이트의 급여 확대 작업도 진행했다. 

로미플레이트는 최근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면역억제제 병용으로 건강보험 급여 범위가 넓어졌다.

여기에 DKSH 글로벌 본사는 기존 제품 운영뿐만 아니라 국내에 직접 상업화 조직을 두기 어려운 바이오기업의 아시아 진출 파트너 역할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브릿지바이오파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한국과 호주, 싱가포르, 대만에서 ATTR 심근병증 치료제 '아트루비(아코라미디스)'의 허가와 상업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품목허가 신청과 시장 접근, 출시 지원 등을 맡을 예정이다.

또 DKSH 원료사업부는 국내 기업 엑셀세라퓨틱스와 인도 지역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세포·유전자치료제용 화학조성배지의 현지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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