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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가 뭐길래…미국 임상 결과에 소환되는 국내 허가 논란

  • 천승현 기자
  • 2026-07-23 11:59:41
  • 요약
  • 코오롱티슈진, 골관절염치료제 미국 임상3상 유효성 입증 실패
  • 국내서 성분 변경 논란으로 7년 전 허가 취소...재기 불투명
  • 국내 허가 취소시 허가 타당성 공방...임상 결과 아닌 허가 기준 논란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코오롱티슈진의 세포유전자치료제의 미국 임상 실패를 두고 국내 상업화 절차가 다시 한번 조명되고 있다. 국내에서 인보사케이라는 제품명으로 환자들에게 처방되다 성분 변경 논란으로 퇴출됐지만 당시에도 허가 타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 차례의 전문가 회의에서 허가 거절과 허가 허용의 상반된 결론을 거쳐 내린 허가 결정을 내렸다. 다만 국내 허가 당시에는 임상 자료의 타당성이 아닌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에 대한 공방이 펼쳐졌다. 

코오롱티슈진, 골관절염치료제 미국 임상 고배...국내선 7년 전 성분 변경 논란으로 퇴출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TGC-15302'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인 통증시각척도(VAS)와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OMAC) 모두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VAS 통증 점수는 기준선 대비 TG-C군에서 평균 38.7점, 위약군에서 39.2점 감소했다. 두 군 간 차이는 0.5점으로 p값은 0.8322였다. WOMAC 총점은 TG-C군에서 27.6점, 위약군에서 26.5점 감소했으며 군 간 차이는 -1.1점, p값은 0.5701로 집계됐다. 

코오롱티슈진은 21일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TG-C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을 목표로 개발 중인 세포·유전자치료제다. 인간 동종 연골세포와 형질전환성장인자 베타1(TGF-β1)을 발현하는 세포를 함께 투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관절 내 환경을 개선해 무릎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치료제다. 

업계에서는 TG-C의 미국 임상 임상시험 실패 소식에 국내 허가 타당성에 대해 다시 한번 물음표를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TG-C는 2017년 7월 '인보사케이주'라는 제품명으로 국내 첫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당시 국내 개발 신약 29호 타이틀이 부여됐다. 

인보사는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2액)와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1액)로 구성된 제품이다. 인보사 성분 중 하나인 2액에서 TGF-β1 유전자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세포)에 삽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성분 변경 논란이 발생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케이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달랐지만 임상단계부터 판매 중인 제품까지 모두 동일한 성분이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 중 ‘2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했다고 결론내리고 2019년 7월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인보사, 두차례 중앙약심서 허가 거절→허가 허용...임상결과 타당성 아닌 허가 기준 공방

인보사가 성분 변경 논란으로 허가가 취소되자 식약처의 허가 타당성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많았다. 허가 여부를 결정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한 차례 허가 거절을 결정한 이후 두 번째 회의에서 허가를 결정했다는 점이 의구심의 출발이다. 

국내 허가 인보사케이 제품 사진

하지만 당시 인보사의 허가 여부에 대한 쟁점은 임상시험 성패가 아니라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 설정이었다. 미국 임상시험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국내 허가 자료에서는 임상 실패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없었다. 

인보사의 국내 허가 논란은 유전자치료제인데도 연골 재생과 같은 구조 개선이 아닌 통증 완화 목적으로 허가받으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연골 재생이 치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구조 개선이 허가의 필수요건이 아니라는 게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판단이었다. 

식약처는 인보사를 ‘3개월 이상의 보존적 요법(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에도 불구하고 증상(통증 등)이 지속되는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Kellgren &Lawrence grade 3)의 치료’ 용도로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당시 식약처는 “손상된 연골 재생 등 구조 개선 효과는 MRI 등을 통해 확인 시 대조군(생리식염수군)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허가용 임상자료만으로는 인보사를 투여받는다고 연골 재생을 통한 근본적인 치료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식약처는 2017년 4월 4일, 6월 14일 두 차례 개최한 전문가 자문회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전문가들간 갑론을박을 벌였다. 첫 약심에서는 ‘인보사가 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효능·효과의 적절성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2달 뒤 열린 약심에서는 “인보사의 허가가 타당하다”는 반전이 일어나면서 허가가 이뤄졌다.  

당시 약심 회의록을 보면 인보사의 허가 여부에 대해 식약처가 긍정적인 판단을 내렸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4월 약심에 참여한 한 위원은 “기존 세포치료제가 허가된 상태이므로 유전자치료제는 세포치료제가 대조군으로 설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콘드론이나 카티스템 같은 세포치료제가 있는데도 위약군과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허가를 내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위원은 “TGF-β를 도입한 세포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으며 이 정도 효능(통증 개선)을 위해 사용하기엔 위험성이 크지 않나 생각된다”고 했다. “기존 치료에서 수술방법을 사용한 것은 구조적인 개선을 위해 한 것이다. 증상만 좋아지는 것은 큰 의미는 없으며 유전자치료제의 위험성을 안고 사용하는 만큼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조 개선 없이 어떻게 증상이 개선되나”라는 인보사에 대한 불신도 제기됐다. 

당시 식약처 측은 “인보사의 임상시험은 IKDC 및 VAS 등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관절염 평가변수를 사용해 증상개선을 평가, 통계적으로 유의함을 보였다. 따라서 구조 개선보다는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한 제품이다. 임상시험 디자인은 미국 FDA 가이드라인에 있는 평가변수를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식약처의 설명을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1차 약심에서는 인보사가 세포치료제와 같은 유사 계열 의약품과 직접 비교 임상과 함께 기존 치료보다 유효성 개선을 확인하기 위해 골관절염의 구조 개선 입증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골관절염 증상의 완화를 위해 유전자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위해가 더 크다는 결론도 도출됐다. 

하지만 두 달 뒤 열린 2차 약심에서는 1차 약심에서 허가 불가 이유로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이 나왔다. 2차 약심은 지난 2013년 인보사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논의한 위원들도 참여했다. 임상시험계획 승인 배경을 살펴보면서 허가의 적정성을 따져보자는 취지였다. 

인보사를 세포치료제와 직접 비교 임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식약처는 “기존 세포치료제는 시술이 동반되는 투여 방법으로 눈가림 유지가 어렵고 치료 목적이 달라 비교 임상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타당하다. 이미 임상3상승인을 위한 약심에서 타당성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직접비교임상 대상으로 지목된 카티스템의 경우 퇴행성 또는 반복적 외상으로 인한 골관절염환자의 무릎 연골결손 치료 용도로 허가받았다. 투여 방법도 마취 후 관절연골 결손부를 절개한 후 약물을 도포하는 방식이다. 무릎 골관절염 환자 증상 치료를 위해 주사 투여하는 인보사케이와는 치료 목적과 투여 방법이 다르다. 카티스템을 대조약으로 인보사와 직접 비교 임상시험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근거다. 

식약처는 연골 재생과 같은 구조 개선이 허가의 필수 요건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애초에 인보사의 임상3상시험이 연골 재생과 같은 구조 개선이 아니라 증상 개선을 목표로 진행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2013년 인보사케이의 임상3상시험 계획의 승인을 논의하는 약심에서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는 TGF-β1을 통한 통증 및 염증을 조절한다는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접근한 약물이다”면서 “연골 재생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고 동시에 투여된 두 연골세포의 상호작용으로 연골을 이루는 물질을 만들어 통증 및 기능개선에 도움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2차 약심에서 식약처는 “인보사는 기존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효과(12개월)를 보였고, 관절 기능과 통증 완화를 동시에 평가해 유효성을 입증했으므로 기존 치료제 대비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전했다. 

2차 약심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구조개선이 인보사의 허가 요건은 아니라는데 힘을 실어줬다. 한 위원은 “인보사를 투여해서 구조 개선이 되면 좋은 일이겠지만 ‘유전자치료제이기 때문에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은 전혀 과학적인 논리가 아니다”라면서 “선진국 유전자세포치료제에서도 구조개선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지 않았을 경우 구조개선을 의무로 내세우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위원은 “구조 개선이 필수 사항이었다면 이를 임상시험시에 다뤘어야지 임상3상이 종료돼 판매 허가를 심사하는 상황에서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만약 인보사의 적응증에 연골 재생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추가 임상자료가 필요하지만 인보사의 용도가 증상 개선이기 때문에 구조 개선은 허가 여부의 요건이 될 수 없다는 논리다. 식약처 측은 “구조개선이 있으면 좋겠지만 국제적으로도 구조개선이 없는 경우에도 허가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위원은 “직접 비교나 구조 개선까지 요구하는 것은 항암제가 암을 완치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므로 정확한 목적에 사용될 수 있도록 사용범위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유전자치료제의 위해성을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서도 식약처는 “방사선조사를 통해 위해성을 최소화했고 임상시험에서 유전자치료제 관련으로 의심되는 안전성 문제가 관찰되지 않았다. 시판 후 3000명에 대한 조사계획으로 유전자치료제 특이적인 안전성을 추적 관찰할 예정이다”고 대책을 제시했다.

물론 2차 약심에서 반대의견도 제기됐다. 한 위원은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높은 기대감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은 제품을 허가해 높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허가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보사 허가 취소 이후 특혜 논란...국산 신약 지위도 박탈

인보사의 허가 취소 이후 2차례 중앙약심을 개최한 것을 두고 또다시 공방이 펼쳐졌다. 인보사의 허가를 위해 특혜성 약심을 다시 한번 개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당시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1차 중앙약심에서 품목허가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온 지 두 달 만에 열린 2차 중앙약심에선 적절하다는 의견이 도출됐다"며 "1차 때 반대했던 위원 3명이 2차 회의 때 불참한 대신, 5명의 위원이 신규 선정됐는데, 대부분이 친기업 성향"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식약처는 "2차 중앙약심 구성은 전문성 보강을 위한 측면에서 진행됐다. 상임위원 숫자를 맞추는 과정에서 신규 위원이 위촉됐고, 기존 위원들 중 일부가 개인 일정으로 빠지면서 구성됐다"고 "의도를 갖고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참여시킨 건 아니다. 중앙약심 위원 선정과 관련한 제척·기피 사유에 대한 규정에 맞게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인보사는 국내 개발 신약 중 유일하게 신약 지위도 박탈당했다. 현재 국내 개발 신약 29호는 인보사가 아닌 퓨쳐켐의 알자뷰주사액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식약처는 인보사를 허가할 당시 “당시 식약처는 “무릎 골관절염치료제로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유전자치료제 신약 ‘인보사케이주’를 허가한다”라면서 “퇴행성질환인 무릎 골관절염 치료를 위한 유전자치료제는 인보사케이가 처음이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허가 취소 이후 허위자료를 통해 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허가 자체를 무효라고 판단하고 국내개발 신약 리스트에서도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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