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5-29 06:56:23 기준
  • 약가인하
  • 트랜드
  • 약가유연
  • cso
  • 창고형
  • 중랑구약
  • 약가유연제
  • 창고형 약국
  • 신약
  • 헬리코
팜스타트

"릴리·노보노디스크 잡아라"...K-비만약 개발 차별화 전략

  • 차지현 기자
  • 2026-05-29 06:00:59
  • 디앤디, DD01 48주 조직생검서 MASH 해소·섬유화 개선 동시 입증
  • 한미, 에페글레나타이드 허가 단계 진입…근육 증가형 비만약도 개발
  • 동아에스티·프로젠·펩트론·지투지·인벤티지랩 등도 후속 경쟁 가세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비만·대사질환 분야에서 잇따라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뒤를 쫓는 수준을 넘어 한국인 맞춤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치료제부터 근육 보존형 비만약,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조직개선 치료제까지 차별화한 개발 전략이 눈길을 끈다.

디앤디, MASH 조직생검 3대 지표 충족…글로벌 파트너링 청신호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2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간학회(EASL Congress 2026)에서 MASH 치료제 후보물질 '자보페그두타이드'(DD01) 미국 임상 2상 48주 조직생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임상에서 DD01은 MASH 치료제 핵심 허가 평가지표 3개를 모두 충족했다. '섬유화 악화 없는 MASH 해소' 환자 비율은 62.5%로 위약군 5.3%를 크게 웃돌았다. 'MASH 악화 없는 섬유화 개선'' 환자 비율은 위약군 대비 34.2%p 우월한 50.0%(위약군 15.8%)를 기록했다. 두 지표를 동시에 달성한 복합지표 역시 37.5%, 위약군 5.3%로 나타났다.

DD01은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작용제다. 주 1회 투여하는 피하주사제(SC) 제형으로 개발 중이다. 앞서 DD01은 12주 투약 중간 결과에서 투약군의 75.8%가 지방간 30% 이상 감소를 보이며 1차 지표를 달성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실제 간 조직 개선까지 확인한 것이다.

디앤디파마텍  MASH 치료제 후보물질 '자보페그두타이드'(DD01) 개요 (자료: 디앤디파마텍)

이번 발표는 DD01이 단순히 간 지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간 섬유화 개선 효과를 조직학적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학적·상업적 의미가 크다. MASH 치료제 개발에서 간 지방 감소는 초기 약효를 보여주는 신호지만 허가와 기술이전에서 더 중요한 것은 지방간염 해소와 섬유화 개선 등 조직생검 데이터다.

특히 DD01은 체중 감소가 5% 미만에 그친 환자군에서도 12주차 간 내 지방을 37.0% 감소시켰다. DD01 효과가 단순한 체중 감량에 따른 부수적 효과가 아니라 글루카곤 수용체 자극을 통한 직접적인 간 대사 개선과도 관련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비만약 계열 후보의 MASH 확장 가능성을 가르는 기준은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약물 자체가 간 대사를 개선하느냐인데, 이번 결과로 DD01이 약물 자체의 간 대사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DD01 대규모 기술수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글로벌 MASH 시장에서는 빅파마의 파이프라인 선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로슈는 89바이오를 최대 35억달러에 인수하며 MASH 후보물질 '페고자퍼민'을 확보했고 노보노디스크도 아케로테라퓨틱스를 최대 52억달러에 인수해 '에프룩시퍼민'을 손에 넣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도 최대 20억달러를 투입해 보스턴파마슈티컬스의 섬유아세포성장인자 21(FGF21) 계열 MASH 후보물질 '에피모스퍼민 알파' 권리를 인수했다. 에피모스퍼민 알파는 MASH 해소와 섬유화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는 복합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음에도 대형 거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DD01의 자산가치를 부각하는 비교 사례로 거론된다.

디앤디파마텍은 이슬기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 등이 지난 2014년 공동 설립한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이다. GLP-1 계열 펩타이드 기술을 기반으로 비만, MASH,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주사제 약물을 먹는 약으로 전환하는 경구화 플랫폼 기술(ORALINK)과 페길화(PEGylation)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5월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디앤디파마텍은 파트너사가 글로벌 빅파마 품에 안기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2023년 4월 미국 비만치료제 개발사 멧세라와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개발 파트너십을 확보했다. 이후 멧세라는 지난해 11월 화이자에 인수돼 100% 자회사로 편입됐고 멧세라가 보유하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도 화이자 포트폴리오로 통합됐다. 디앤디파마텍 입장에서는 초기 바이오텍과 맺은 파트너십이 글로벌 빅파마 개발망으로 연결된 셈이다.

디앤디파마텍은 DD01 외에도 경구용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펩타이드 경구화 플랫폼 ORALINK를 기반으로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D02S'와 경구용 GLP-1·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후보물질 'DD03'을 개발하고 있다.DD02S는 멧세라가 MET-224로 개발 중이며 북미 임상 1/2상 첫 환자 투여를 마쳤다. DD03은 화이자 포트폴리오로 편입된 경구용 삼중작용제 후보물질로 구체적인 개발 단계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미, 에페글레나타이드 허가 도전…근육 증가형 신약도 공개

한미약품은 최근 두 번째 근육 증가형 비만 신약 후보를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오는 6월 5~8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 차세대 비만 신약 후보물질 'HM17321'과 'HM500197' 관련 연구 결과 8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하는 HM500197은 마이오스타틴 억제 기전의 펩타이드 기반 물질이다. 마이오스타틴은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로 이를 조절하면 근육량 증가와 근 기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 마이오스타틴 억제제가 항체나 Fc 융합단백질 등 대형 단백질 중심으로 개발되는 것과 달리 한미약품은 펩타이드 기반 물질로 설계해 병용·복합제 개발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은 또 다른 근육 증가형 비만 신약 후보 HM17321도 개발 중이다. HM17321은 GLP-1 등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니라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인자 2형 수용체(CRF2 receptor)를 선택적으로 겨냥하는 유로코르틴2(UCN2) 유사체다. 회사는 HM17321이 체중 감량과 근육량 증가를 동시에 유도할 수 있다고 판단, 기존 GLP-1 비만약의 한계로 지적되는 근손실 보완 수요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한미약품 주요 파이프라인 (자료: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비만·대사질환 분야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 프로젝트를 'H.O.P'(Hanmi Obesity Pipeline)로 명명하고 한미만의 맞춤형 비만·대사질환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자체 장기지속형 플랫폼 랩스커버리와 차세대 펩타이드 설계 역량을 활용해 차별화한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한미약품은 HM500197과 HM17321을 포함해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 ▲GLP-1·GIP·글루카곤을 동시에 타깃하는 차세대 삼중작용제 'HM15275' ▲HM15275와 HM17321 병용요법 등 관련 비만·대사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상태다.

이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자산은 에페글레나타이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장기지속형 GLP-1 계열 치료제로 비만과 당뇨 적응증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먼저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고도비만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인 비만 환자 특성에 맞춘 '한국형 GLP-1 비만약'으로 개발 중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3상에서 40주차 평균 체중 변화율 -9.8%를 기록했다. 위약군은 -1.0%였다. 5% 이상 체중이 감소한 대상자 비율은 에페글레나타이드군 79.4%, 위약군 14.5%였고 10% 이상 감량 비율은 46.0%, 15% 이상 감량 비율은 19.9%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이 같은 임상 3상 결과를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한미에페글레나타이드오토인젝터주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지난달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를 위한 전사 협의체 'EFPE-PROJECT-서사'를 출범시키고 개발·임상·생산·유통 전략을 일원화하는 본격적인 상용화 실행 체계를 가동했다. 지난 18일에는 당뇨병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를 위한 국내 3상 첫 대상자 투약을 시작했다.

비만약 전쟁, 대사질환·근육 보존 경쟁으로, K-후발주자 가세

글로벌 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은 GLP-1 계열 약물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가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GLP-1 단일 기전을 넘어 GIP, 글루카곤을 함께 겨냥하는 이중·삼중작용제 경쟁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일라이릴리의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는 임상 3상에서 80주 평균 28.3% 체중감량을 제시하며 차세대 비만약 개발 방향을 다시 부각시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128억 달러(18조원)에서 연평균 22% 성장, 오는 2030년에는 1000억 달러(130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비만·대사질환 분야에서 구체적인 임상 성과를 내면서 기술수출과 상업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의 전략이 단순히 글로벌 선두 제품을 따라잡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인 맞춤형 GLP-1, 근육 보존형 비만약, MASH 조직개선 치료제, 경구용 펩타이드, 장기지속형 제형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미약품과 디앤디파마텍뿐 아니라 후발주자 국내 기업의 파이프라인도 재조명받고 있다.

동아에스티 미국 자회사 메타비아는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작용제 'DA-1726'을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사인 미국 메타비아도 GLP-1·글루카곤 이중작용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타비아는 EASL Congress 2026 최신 임상 포스터 세션에서 DA-1726 임상 1상 추가 데이터를 공개했다. 건강한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중 용량 상승 연구에서 DA-1726 48mg 투여군은 26일째 평균 6.1%, 54일째 평균 9.1%의 체중 감소를 보였고 허리둘레도 각각 5.8cm, 9.8cm 줄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치료 중단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고 심박수와 QTcF 등 심혈관 지표에서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비침습적 간 평가에서도 지방간 지표인 CAP, 간 경직도 지표인 VCTE, FAST 점수 개선이 확인돼 비만 관련 간질환과 MASH 개발 가능성도 제시했다. 메타비아는 현재 고용량 도달 시 안전성과 내약성을 최적화하기 위한 DA-1726 임상 1상 파트3를 진행 중이다. 메타비아는 이뮤노포지와 DA-1726 월 1회 장기지속형 제형 개발 공동연구도 진행 중이다.

프로젠도 다중작용제 경쟁의 한 축으로 꼽힌다. 프로젠이 개발 중인 'PG-102'는 GLP-1과 GLP-2 수용체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작용제다. GLP-1을 통한 체중감량 효과에 더해 장 점막 회복과 영양 흡수에 관여하는 GLP-2의 특성을 활용해 근육 손실 없는 건강한 체중감량을 겨냥하고 있다.

유한양행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 'YH-GLP-1RA' 개요 (자료: 유한양행)

유한양행도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한양행은 비만 치료제 개발 전략으로 ▲초장기 지속형 주사제 ▲경구용 합성신약 ▲차세대 기전 등 세 축을 제시했다. 회사는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 'YH-GLP-1RA'의 비만 마우스 모델에서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체내 경구 노출과 음식 섭취·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유한양행은 올 3분기 이 후보물질의 전임상 연구를 개시하고 내년 말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포부다.

제형 기술 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비만약 시장이 강한 감량 효과를 넘어 장기 유지요법과 투약 편의성 경쟁으로 번진 데 따라 월 1회 이상 장기지속형 제형 기술이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펩트론은 2024년 일라이릴리와 자사 약효지속 플랫폼 '스마트데포'에 대한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대상 품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라이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에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기술을 적용하는 공동연구 성격으로 알려졌다.

지투지바이오는 독자 플랫폼 '이노램프'를 적용한 카그리세마, 터제파타이드, 레타트루타이드 1개월 지속형 제형 전임상 데이터를 미국당뇨병학회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지투지바이오가 일라이릴리와 직접 공동개발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대표 비만약 후보를 검증 모델로 활용해 플랫폼 경쟁력을 입증하려는 전략이다. 이외 인벤티지랩은 유한양행과 함께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IVL3021'과 티르제파타이드 기반 'IVL3024' 1개월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약 시장의 경쟁축이 단순 체중감량률에서 안전성, 지속성, 근육 보존, 대사질환 동반 개선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도 MASH 조직개선, 장기지속형 제형 등 차별화 포인트를 확보하고 있어 후속 임상과 파트너링 성과가 관건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약국e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