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 노조 "약가 개편 반대…고용·필수약 공급 위협"
- 손형민 기자
- 2026-01-29 14: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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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정심 회의 앞두고 피켓 시위…약가 개편안 전면 재검토 촉구
- R&D 투자 축소·필수약 생산 중단 우려…"현장 영향 다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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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정부가 제시한 약가 개편안에 대해 국내 제약사뿐 아니라 다국적제약사 노동조합까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제약업계는 이번 개편안이 고용 불안, R&D 투자 축소, 필수의약품 공급 차질로 직결될 수 있다며 약가 개편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회의를 앞둔 29일 오후 1시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KPDU)은 서울 서초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에서 피켓 시위에 나섰다. KPDU는 주요 다국적 제약사 노조원으로 구성된 단체로, 이번 정부의 약가 개편안이 가져올 충격을 직접 알리기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2012년 구조조정의 악몽 반복될 것"
현장에는 "국산 약이 사라지면 국민 건강도 사라진다", "값싼 약값 쫓다가 필수약도 못 구한다", "약가 인하 뒤에는 노동자의 생계가 있다" 등 정책의 파급력을 경고하는 피켓이 줄지어 섰다. KPDU는 특히 다국적사 노동자들도 이번 약가 개편안을 직접적 고용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일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위원장은 "제약노조 자체가 2012년 약가 인하로 촉발된 회사별 대규모 구조조정 때문에 만들어졌다"며 "당시에도 회사들이 일제히 감원에 나섰고 지금도 제약업계는 상시적 약가 인하로 구조조정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번 개편안은 그때보다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정부가 ‘매출 감소→R&D 축소→필수약 생산 중단’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전 품목 약가를 강제로 낮추면 매출이 줄 수밖에 없고, 이익이 없으면 R&D 투자가 멈춘다"라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약은 기업이 생산을 포기할 수 있다. 꼭 필요한 약까지 공급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제시한 제네릭 약가 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박 위원장은 "제네릭 약가를 40%대로 줄인다고 하면 결국 오리지널 제품 가격을 더 낮추라는 압박이 올 것"이라며 "이는 전체 산업의 수익 구조를 흔드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또 CSO(영업대행) 비용 문제를 정부가 과도하게 단순화해 해석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일부 회사가 CSO 비용을 많이 쓴다고 해서 산업 전체가 여유 있다고 판단하는 건 오류"라며 "이런 오해가 약가 추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어 꾸준히 회사에도 개선을 요구해왔다"고 피력했다.
이어 "고용 안정 대책 없는 약가 인하는 노동자와 산업 모두에 재앙"이라며 "정부가 진짜로 국민 안전을 생각한다면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일자리 감소·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KPDU가 속한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은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이 제약산업의 특성과 노동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화학노련은 제약산업이 매출 대비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산업임을 강조하며, 약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연구·생산·품질·영업 직군을 중심으로 약 1만4천 명 규모의 일자리 감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정비 비중이 큰 산업 특성상 매출 감소가 곧바로 인력 감축·비정규직 확대와 연결될 수 있어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맹은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과 달리 수익 감소 상황에서 R&D 확대는 비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상위 100대 제약사의 순이익률은 3% 수준에 불과하며, 개편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연간 최대 3조6000억 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돼 R&D 투자 여력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맹은 정부에 ▲약가제도 개편 전면 재검토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 설치 ▲고용안정 대책 마련 ▲R&D 및 국산 의약품 경쟁력 강화와 연계된 종합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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