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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가격경쟁의 시사점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한국의 전문의약품 시장은 가격이 경쟁력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돈을 지불하는 환자들에게 제품 선택권이 없고, 선택권이 있는 의사들은 보험약 판매마진이 없기 때문에 저가 처방 유인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같은 성분의 제품을 판매하는 후발주자라도 더 높은 보험 상한금액을 원하게 된다.

하지만 치료비용이 높고, 제품수가 적은 제품 시장에서는 간헐적으로 가격경쟁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번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라니비주맙) 바이오시밀러가 좋은 예다.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는 지난 1월 종근당과 삼성바이오에피스 2개사만 시장에 나섰다.

2개사 모두 산정금액보다 적은 상한금액을 책정해 오리지널 루센티스를 압박했다. 종근당 루센비에스주는 병당 30만원으로, 오리지널 상한금액 82만636원의 36.6%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아멜리부주는 일제제 오리지널 82만8166원의 56% 수준인 46만3773원에 등재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오리지널 상한금액의 80%에 상한금액을 받을 수 있지만, 2개사는 가격 경쟁력을 감안해 이보다 저가로 등재한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아멜리부주는 오는 3월 가격을 또 내린다. 기존 46만3773원에서 35만원으로 약 24.5% 인하한다. 일각에서는 최저가 종근당 제품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자진인하 경쟁은 건강보험 당국 입장에서는 손들고 환영할 일이다. 업체의 자진인하로 보험 재정 지출 감소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산정금액보다 저렴한 약제가 재정절감 첨병 역할을 하지만, 큰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산정금액보다 가격을 내린 판매예정가 제품도 사용량-약가 연동제가 적용돼 약가인하가 될 수 있다. 사용량-약가연동제 모니터링 시기에 상한금액이 인하가 되지 않으면 다른 제품들과 똑같은 사후관리 대상이 되는 것이다.

저가약의 시장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 인센티브도 적다. 동일성분 의약품 중 저렴한 약으로 대체 조제하면 약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있긴 하지만, 처방약 제품 선택권이 없는 약사는 대체조제 자체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오리지널 신뢰도가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등 후발주자 보다 훨씬 높는 상황에서 저가약 경쟁이 성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저가 경쟁은 온전히 제약사의 몫이다. 제품 선택권이 있는 의사들을 상대로 저가약 선택의 당위성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두 제약사의 저가 전략이 성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희소성있는 저가약이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통해 가격인하가 활성화되고, 후발약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정부도 저가약 제품을 판매하는 제약사에 더 적극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펼쳐 후발약제의 순기능을 시장에 더 어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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