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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약값거품 잔존...리베이트 젖줄 역할한다

  • 최봉선
  • 2005-05-10 07:50:48
  • "세상에 공짜 없다" 의사에 제공되는 모든 것 대가성 내재

|기획|의약품 리베이트 어떻게 할것인가

의약 5단체장들은 4월22일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5월4일 정성진 부방위원장을 방문해 고질적인 리베이트를 척결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의약품 유통질서 투명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이번 기회에 하나의 공동규약을 통해 의약계에 만연된 불법적인 관행을 근절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상징적인 구호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데일리팜에서는 불공정 거래의 행태, 문제점, 개선방안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보았다. ---------글 싣는 순서------------ 갈수록 지능화되는 불공정 행위 리베이트는 다양한 뿌리의 산물 이제 모든 것 “음지에서 양지로” -------------------------------

노무현 대통령과 정·관·재계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투명사회협약식후 기념촬영.
제약회사가 의사에게 제공하는 여행이나 식사, 심포지움 경비, 판촉물 성격의 선물 등은 사회에서 주고받는 선물이나 기부금 등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선물이란 주로 친밀한 관계에서 주어지는 것이라면 기부금 등은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고, 공통점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약사 과당경쟁이 리베이트 양산 크고 작은 행사...골프스폰 일반화

제약업계는 그러나 비슷한 효능의 수많은 의약품 가운데 어떤 제약사의 제품을 처방할 것인가는 의사의 고유 권한이라 제약사는 자사제품을 홍보하여 처방을 늘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의사들을 찾아 나선다.

자사의 상품명이 쓰여진 볼펜 등 다양한 판촉물 제공과 크고 작은 행사나 학술대회, 골프스폰, 해외학회 참석비용까지 제안하는게 일반화 되어 있다.

반면 제약회사가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크든 작든 대가성이 내재되어 있어 뇌물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의료계 리베이트의 뿌리는 전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시작된 1978년 이후로 거술러 올라간다. 제품경쟁력이 없는 국내 제약사들 입장에선 우월적 지위에 있는 의료계에 계속적인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하면서 30년 가까이 마치 관행처럼 이어 내려왔던 것이다.

이 같은 근본적 원인에는 국내 제약산업의 취약성을 들 수 있다. 자체 신약은 거의 없고 연구와 기술력보다는 제네릭 제품과 로비로 승부해 온 제약업계의 전근대적 영업형태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제약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평균 판매관리비는 30%대를 유지하는 등 국내 제조업 평균 10%대에 비해 3배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년전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이런 수치를 들어 과다한 판매관리비의 핵심에 리베이트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종합병원의 K의사(내과)는 "리베이트에 대해 의사로서 할 말은 없다"고 전제하고 "이런 문제의 저변에는 열악한 진료수가와 약값에 대한 거품이 잔존하고 있어 리베이트는 어떤 형식으로든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정부가 의료수가를 현실화하자니 국민들이 시선이 두려운 상태에서 결국 의사들은 형편없는 의료수가로 인한 손실분을 약가로 보상하도록 묵인해 온 것 아니냐'는 주장했다.

한 익명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국내 제약산업의 현실에선 제약사간 과열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면서 "그 누구도 돈 주면서 장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없듯이 여기에는 약값에 대한 거품이 이를 가능케 하고 있는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리베이트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법과 합법사이 경계의 애매함도 리베이트 확산을 막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제약협회 감시기구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는 꼴"

제약협회 등의 공정경쟁규약 중에 해외학회 경비지원에 대한 규정이 다소 추상적이고 처벌규정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며, 이런 상황에서 자율적으로 이를 준수한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한 상장제약사 P임원은 "제약협회에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실무위원회를 두고 있으나 회원사 자체 직원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무위가 이를 적발하여 공정위에 처벌을 의뢰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한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넓은 의미의 리베이트는 할인, 할증, 랜딩비(약품채택비), 처방사례비, 접대 및 향응, 의국비, 임상연구비, 학회참가보조금, 장학금, 기부금 등 무척 다양하다.

의약분업 이후 개원가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던 할인, 할증 형식의 리베이트는 예전에 비해 상당부분 줄어 들었으나 의약분업의 근본적 취지를 훼손하는 의약담합의 확산으로 인해 보다 음성적이고 탈법적 형태의 리베이트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의 리베이트는 병의원과 약국 등 각각을 상대로 한 할인, 할증이 주종이었다. 그러던 것이 의약분업 이후에는 병의원-약국-제약회사의 삼각 불법거래가 형성되고, 리베이트도 현물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리베이트는 의약분업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한다는데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리베이트는 의약품 오남용을 초래하고, 병을 고치는 의사가 오히려 병을 심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왜 리베이트(할인 할증 등)가 죄인가?" 일각에서는 경제논리로 접근하려는 경향도 있으나 그것은 부정직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리베이트는 환자를 속이는 것이다. 평소 환자들에게 좋은 선생님이라고 칭송 받던 의사라도 환자들에게 리베이트를 납득시킬 수 없고, 결코 이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

김정수 제약협회장

▶의학회 춘계학술대회 시즌을 맞아 공정경쟁협의회 실무위원의 현지 조사가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적발을 해도 내부적으로 처분을 내릴 뿐 외부로 공개되지 않아 그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이번 기회에 적발업체에 대해 공개할 생각은 없으신지.

-불공정행위 등이 적발된 업체는 자율공정경쟁규약에 의거 내부적 처분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누적하여 적발될 시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의뢰하게 돼 있다. 따라서 공정위의 조치 결과를 보고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윤리경영, 투명경영은 세계적인 흐름 국민신뢰 공고히 해야만 경쟁력 강화

▶14명의 실무위원들이 모두 위원회 소속 직원들이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민단체 등 외부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최근 의·약 5단체는 의약품 유통질서 투명화를 목표로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실천의지 또한 강하다. 따라서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는 물론 유통질서 확립에 필요하다면 외부인사의 참여를 고려할 수도 있다.

▶회장께서는 여러 차례 기업의 투명성을 강조했고, 공정경쟁규약을 준수해야한다는데 강한 의지와 관심을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 계획이 있다면...

-윤리경영, 투명경영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윤리경영, 투명경영으로 국민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해야만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또한 공정경쟁규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제품의 전문화를 통해 과당경쟁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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