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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친절·봉사가 동네약국 경영의 키워드"

  • 정웅종
  • 2007-04-24 06:41:51
  • 처방 40%-매약 60% 황금비율...이웃위해 돼지잔치도

독자들에게 질문 한가지를 던져본다. 동네약국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경영마인드와 후덕한 인심 중 어떤 게 더 필요할까? 물론 정답은 없다. 기자가 이번에 탐방한 약국을 기준으로 볼 때 후자쪽이 정답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부천시 역곡역 인근 주택가에 자리잡은 바른손약국(대표약사 김유곤.47)은 '뿌린대로 걷는다'는 말이 맞다는 걸 보여준다. 동네 불우이웃을 늘 챙기고, 어르신들을 위해 돼지 한마리 너끈히 잡아 대접하는 약사가 대한민국에서 몇명이나 될까.

바른손약국은 역곡역 홈플러스 뒷편 주택가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입지면에서 보면 좋은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단골환자가 끊이질 않는다. 가격도 비싼 편이다. 주변 약국에서 파스를 1200원에서 1500원 사이에 파는데 이 약국은 2000원에 판다.

김유곤 약사는 동네에서 인심 좋은 약사로 알려져 있다. 단골환자가 끊이질 않는 이유다.
김 약사는 "내 얼굴보고 오는 환자가 3명, 아무리 잘해도 오지 않는 환자가 3명, 그냥 지나가는 환자가 4명"이라며 "괜한 욕심부려서 스스로 세운 경영방침을 망가뜨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 환자를 잡겠다는 과욕으로 난매와 역매에 의존하다보면 그런 약국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라는 말이다.

주변 약사들과 점심을 함께 한지 7년째라는 김 약사는 "주변 약사들에게 세숫대야 물을 가장 많이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 뭐냐고 묻곤 한다"며 "어차피 욕심부리는 약국은 오래갈 수 없고 가격경쟁보다는 사람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른손약국은 처방 40%에 일반매약 60%의 황금비율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난매를 하지 않다보니 마진율도 다른 약국보다 높다. 가격을 지키다보니 이를 따지는 환자들도 거의 없다. '나도 남아야 하는데 무조건 싸게 팔라고 하면 결국 바가지 밖에 더 씌우겠는냐'는 말에 동네 사람들도 수긍한지 오래라고.

대신 김 약사는 번 만큼 사회에 되돌려주는데 인색하지 않다. 반회비를 모아 설날과 추석에는 동네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돕는다. 작년에는 짬짬이 모은 돈으로 돼지 한마리를 잡아 동네 어르신들에게 대접까지 했다. 지역에 있는 '새소망 소년의 집'도 김 약사가 챙기는 곳 중 하나다.

김 약사는 "약보다는 약사얼굴을 팔라"고 조언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약사는 매년 필리핀에 가서 해외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교회를 지을 수 있도록 수천만원에 이르는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다. 김 약사를 포함해 8명의 교우들이 필리핀에 지은 교회만 벌써 4곳에 이른다. 작년에는 30일이나 약국을 쉬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1년 매출에 큰 변화가 생긴 것도 아니다.

잠시 떠났던 환자들도 김 약사가 왜 약국을 쉬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동네주민들과의 소통이 원활하다.

김 약사는 "무엇을 바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 인심을 잃지 않았고 결국 동네 사람들이 나라는 약사를 신뢰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고 의미를 뒀다. 12년째 지금의 약국자리를 지켜온 그는 "그 동안 약보다 약사얼굴을 팔았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

바른손약국의 간판은 좀 유별나다. 약국이름은 작아서 잘 안보이고 교회 문언이 더 크게 적혀있다. 타종교 환자의 경우 거부감도 날텐데 왜 이런 간판을 걸어놓고 있을까.

김 약사는 "주변에서 약국간판만 바꾸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얘기를 종종 듣고 오해를 사기도 한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약국이름이 아니라 이 약국은 친절하고 정직한 약국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나름의 이유를 댔다. 스스로 간판에 먹칠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독자제보- 주변에 소개하고 싶거나 추천하고 싶은 약국이 있으면 제보해 주십시오. *데일리팜 편집부(02-3473-0833 ksk@dreamdr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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