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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하고 유치한 선거 공방전

  • 데일리팜
  • 2008-06-05 06:44:06

무주공산(無主空山)의 싸움터 같다. 멱살을 잡고 주먹질을 해도 호통 갖고는 들은 체도 안할 판국으로 치닫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말릴 사람이 되레 싸움판에 휘말리고 있는 판국이다. 대한약사회 회장 #보궐선거가 초반부터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렇게 대단히 우려스럽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엄정한 권위로 후보들의 혼탁·과열 선거를 바로잡고 조정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되레 휘둘릴 상황까지고 가고 있으니 민망하다. 출마를 선언한 3명의 예비후보들은 대한약사회나 중앙선관위 등의 지침이나 권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벌써부터 감정이 격해 제멋대로인 양상이다. 누가 봐도 유치한 공방전까지 마구 벌인다.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어떤 사태로 확전이 될지 예측불허다.

그 대표적 예후가 #1인시위를 놓고 벌이는 격론이다.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1인시위 당사자들 간에 누가 먼저 했느니, 물 타기 했느니, 자체 계획이니, 하면 안 되니 하는 식의 명분도 전략도 생각하지 않는 상식 이하의 싸움을 벌이는 설전이 가관이다. 1인시위가 선거용으로 대단한 제스처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창피한 행보들이다. 1인시위가 선착순 게임인가. 먼저 나섰다고 하는 측이나 올라타지 않았다고 하는 측이나 모두 1인시위 명분인 ‘의약품 약국 외 판매’ 문제에 목숨을 거는 것을 보면 외견상으로는 그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여기에 또 다른 예비후보가 이를 싸잡아 선거쇼, 정치쇼라고 맹비난하면서 끼어들자 성명쇼라고 맞받기 시작한 말싸움들이 그저 거칠기만 하다. 세 예비후보 진영 간의 넘나드는 비아냥거림들이 수준 이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런 식의 싸움이 벌어지면 후보등록이 끝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그야말로 막가파식으로 갈 것이라는 예측이 충분하다. 사실 1인시위는 줄서기 경쟁이 아니고 자격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다. 고도의 기획이 요구되는 주옥같은 선거작전도 물론 아니다. 오직 약사를 위한 진정성이 표출돼야 하는 외롭고 고독한 투쟁이다. 1인시위를 둘러싼 더 이상의 말싸움은 자제돼야 할 소모전이다. 정책선거와는 정 반대의 행보이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당락을 떠나 세 명의 예비후보 모두는 1인시위를 지속하겠다는 동고동락의 순수한 열정을 갖는 것이 반드시 먼저다.

또 하나 우려스러운 대목은 대한약사회나 선관위의 엄정한 선거중립과 이를 지켜가기 위한 권위다. 그런데 그것을 두고 벌써부터 옥신각신 말들이 많다. 대한약사회가 김구-문재빈 씨의 1인시위와 약권수호 운동본부 추진의 헌법소원 등에 대해 이례적으로 경고하고 나서자 선관위가 이를 제어하고 나선 것은 딱하고 민망한 사건이다. 나아가 회원들이 선거중립과 그 권위를 어느 쪽에 기대야 할지 혼란스럽게 한다. 대한약사회의 경고 담화문에 대한 대한약사회 선관위의 경고문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그것도 톤들이 직설적이고 강했다. 대한약사회는 ‘분명한 경고’, ‘돌출행동’, ‘인기영합’, ‘무책임한 행동’의 표현을 했고, 선관위는 ‘경고 운운’이라는 단어를 썼다.

선관위원 자격 논란까지 불거진 것 역시 우려된다.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선관위원은 원칙적으로 절대 불가다. 논란이 된 위원은 이미 사퇴해 현재 활동하지 않기에 더이상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선관위는 앞으로 선거기간중에 집안 단속을 꼼꼼히 해야 한다. 이번 사안은 선관위원들의 엄정한 선거중립이 매우 중요하고 미묘한 문제임을 보여주었다. 일각에서는 선관위원들의 중립에 보다 완벽한 보완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선관위에 대한 신뢰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세 예비후보는 7일과 9일에 각각 출정식을 갖는다. 후보자 등록은 10일부터 시작해 14일에 끝난다. 이후 개표일인 내달 10일까지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가 펼쳐진다. 그런데 이런 공식 일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벌이고 있는 상식 이하의 기싸움을 보면 혼탁선거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과 동문세가 가세하게 되면 그야말로 복마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지역 약사회에서는 벌써부터 임원들의 세몰이 대립각이 날카로워진 상태다. 감정대립이 격화되면 회의 분열현상이 나타나고 선거후유증이 몇 년을 간다. 이로 인한 회무공백 손실은 회원들에게 미친다.

무엇보다 후보들 스스로가 자제해야 한다. 흑색선전에 몰두한 헐뜯고 비방하는 선거전은 구시대의 선거방식이라는 것을 마음에 다잡아 거듭 곱씹고 음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샅바싸움이 지나친 것을 보면 그 예후가 이미 나타났기에 하는 걱정이고 권고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책선거를 통한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도록 후보자들이 중심을 갖고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 약사회 유관 단체나 언론사 등에서 주관하는 정책토론회에 후보들은 적극적으로 임해 주었으면 싶다. 특히 중앙회나 지역 약사회 임원진과 동문회가 정책선거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가장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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