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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검찰 가세 "후폭풍 끝나지 않았다"

  • 천승현
  • 2008-08-01 06:41:00
  • 검찰, 약식기소 이후 별도 수사…전방위 수사 확대

[뉴스분석] 검찰 5개사 약식기소의 의미와 전망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제약업계가 한바탕 리베이트 후폭풍에 휩싸인지 9개월만에 또 다시 리베이트 소용돌이에 빠질 전망이다.

31일 검찰이 지난해 공정위가 고발 조치한 5개 업체를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1억5000만원의 벌금형 약식기소 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은 현재 공정위 조사가 진행중인 나머지 7개 업체와 함께 리베이트 수수 건에 대해 별도의 수사를 진행할 뜻을 밝혀 이번 벌금형이 끝이 아니라 제약업계의 숨통을 조이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검찰, 조사 범위 17개 제약사로 확대

3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해 공정위가 불공정거래행위로 고발조치한 업체들에 벌금형 처분을 내렸다.

벌금 규모는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은 각각 1억 5000만원, 유한양행과 중외제약은 각각 1억원, 녹십자는 2000만원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자사 의약품의 신규 랜딩 및 처방·판매에 대한 대가 등의 명목으로 각종 불법적인 방법의 지원을 했다는 이유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당초 예상보다 징계의 강도가 높지는 않지만 문제는 검찰의 조사가 여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검찰은 제약사들에 대한 약식기소와 함께 "병의원의 리베이트 수수건은 공정위 고발과는 별개의 행위로서 공정위 조사대상 17개 업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다음 필요한 범위내에서 추가 수사를 통해 그에 상응한 처벌을 할 예정"이라고 천명했다.

이번 벌금형은 단지 공정위의 고발에 따라 처분을 내린 것일 뿐 적발된 리베이트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로 처벌을 하겠다는 의미다.

즉 현재 공정위 조사가 진행중인 화이자, GSK, MSD, 릴리, 오츠카, 대웅, 제일 등 7개 제약사와 공정위의 검찰 고발을 피한 국제, BMS, 한올, 일성, 삼일 등도 사실상 검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17개 업체에게 단순한 벌금형 이상의 무거운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공정위는 10개 제약사의 혐의를 공개할 당시 "검찰과는 달리 공정위에게는 강제 조사권이 없어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며 검찰 조사에 따른 추가 혐의 포착을 기대한 바 있다.

특히 공정위 한 관계자는 "검찰의 조사 결과 악질적인 리베이트가 발견된다면 제약사 대표의 구속 등 무거운 형벌도 내려질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현재로서는 검찰 조사가 어디까지 확대될 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공정위는 지난해 10개 업체들의 불법 영업에 대한 방대한 양의 물증을 확보한 후 이미 검찰에 넘긴 상태이기 때문에 해당 업체 입장에서는 검찰의 행보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할 상황에 처해졌다.

뿐만 아니라 공정위로부터 입수한 증거를 통해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에 대한 추가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련 기관과 리베이트 근절 협조체계 가동

중앙지검은 5개 업체에 대한 약식기소를 통해 "제약사와 병의원 및 소속 의사들 사이에 다양한 유형의 리베이트가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단순한 처벌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검찰이 제약업계 판촉활동의 올바른 기준을 제시하는 제도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정위, 복지부, 건강보험공단 등 관련기관과 협조할 의사를 밝힌 점은 주목할 만 하다.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가동해 이번 기회에 제약산업에 만연해 있는 리베이트 행태를 뿌리 뽑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더욱이 이미 정부가 복지부, 식약청, 공정위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올해 초 의약품유통조사TF가 제안한 의약품유통 선진화 실무협의회를 운영 중에 있다는 점에서 협의회에 검찰의 참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의 의지에 따라 의약품 유통과 관련된 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착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이 이처럼 제약계에 만연한 리베이트를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의약품 유통과 관련한 불공정 거래행위 단속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검찰 추가조사 실효성 '미지수'

그러나 일각에서는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검찰의 강력한 의지표명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우선 지난해 말부터 진행 중인 7개 업체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가 언제 마무리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

공정위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7개 업체에 대한 징계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징계가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조사를 마무리할 의지까지 의문시 되고 있다.

즉, 검찰 추가 조사의 전제 조건인 7개 업체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 종결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검찰의 수사도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는 현 정부에서 길게는 5년 이상 지난 사안을 놓고 검찰이 또 다시 수사를 시작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에 대한 처벌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제약사만을 연이어 압박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는 불만도 제약계에서는 터져나오고 있다.

한 국내제약사 관계자는 "이미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이후 금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이미지 추락도 경험한 상태"라면서 "리베이트를 받은 이들은 방치하면서 제약사만 압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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