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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 여약사 '2년 열공'끝에 사시합격

  • 한승우
  • 2008-11-26 12:35:51
  • 안산 예원약국 강신영 약사 "훌륭한 법조인 될 터"

제50회 사법고시 합격자 명단에 31세 여약사의 이름이 함께 올랐다.

주인공은 경기도 안산시에서 남편 이도성 약사와 함께 예원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강신영 약사(31·중앙약대).

밥 먹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를 쫓아가 밥을 입안에 넣어주는, 평범한 약사 주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강 약사의 야심찬 강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합격자 발표 이후 쇄도하고 있는 축하전화에 아직도 정신이 없다고 말하는 강 약사는 "남편의 정신적 도움이 없었다면 사시 합격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공을 남편에게 돌렸다.

강신영·이도성 약사 부부. 슬하에 승민군을 두고 있다.
강 약사가 사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6년부터이다. 33개월 된 첫아이 승민이가 돌이 되기 직전까지 아이가 잠들면 틈틈이 법서를 보기도 했지만, 돌 이후에는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본격적인 고시 공부의 터널로 들어섰다.

약사로서 법조인이 되겠다고 결심한데는 지난 2004년 2006년까지 보건복지부에서 응급의료와 관련한 일을 했던 경험이 주요했다.

“복지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법이라는 것이 산소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우리의 일상을 구성 내지 구속하고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그 부분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공부를 시작하게 됐죠.”

하지만, 고시는 고시었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 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사시 공부를 하기란 고행의 연속이었다. 특히, 아이와 떨어져 지내며 공부하는 것은 사랑을 듬뿍 줘야 할 엄마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가슴이 많이 아팠다고 강 약사는 회고했다.

“공부하다가 책장에 눈물을 쏟은 날도 많았어요. 남편에게 밥도 제대로 못챙겨주는 아내가 되는 것도 마음이 영 불편한 일이었습니다. 가족들에 대한 죄책감이 공부하는 내내 가장 저를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강 약사는 앞으로 ‘좋은 법조인’이 되겠다고 했다. 사람들의 삶에 애정을 갖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여다. 마치 우리네 일상 깊숙한 곳에서 이웃을 돌보는 약사처럼.

강 약사는 사시합격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에 대해 “부끄럽고 쑥스럽다”고 했다. 남편 이도성 약사도 “대단한 일도 아닌데 자꾸 알려져서 민망스럽다”며 겸손의 말을 전했다.

“약국에서, 병원에서, 가정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성실하게 해나가시는 많은 분들 앞에서 특별히 잘난 것도 없는 제가 부각되는 것 같아 쑥스럽습니다. 아무쪼록 모두들 하시는 일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약사 출신의, 정말 좋은 법조인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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