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대통령 그리고 비대면 진료와 안전상비약
- 강혜경
- 2023-12-20 16: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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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4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비대면 진료에 관해 한 말이다. 정확히 한 달 뒤인 12월 15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안이 대폭 확대됐다.
저녁 6시 이후에는 모든 대상자가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사후피임약이나 일부 오남용약을 제외하고 어떤 약이든 전화 한 통이면 손쉽게 처방받을 수 있게 됐다.
응급약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인공눈물, 다이어트약, 탈모약, 여드름약도 어디에 있든 전화 한 통이면 처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약 배송이 시범사업안에서 빠지면서 약국 뺑뺑이에 대한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
'대통령의 한마디'가 이번 비대면 진료에만 국한됐던 것은 아니다.
일부 약사들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빗장 풀린 비대면 진료를 보며 슈퍼판매가 떠오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콧물이 나면 내가 아는 약을 사먹는다. 그러면 개운해진다. 미국 같은데 나가 보면 슈퍼마켓에서 약을 사 먹는데 한국은 어떻게 하냐?"
2010년 12월 22일, 보건복지부 새해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감기약 슈퍼판매에 관심을 표한 것이 오늘 날의 안전상비약 약국 외 판매 시발이 됐다.
일반약 슈퍼판매에 대해 복지부가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보고를 들은 이 전 대통령은 "복지부 장관이 5급 사무관처럼 일한다"며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당시와 현재가 디졸브(dissolve·앞의 장면이 사라지고 있는 동안 새 장면이 페이드인(fade-in) 되는 것)된다는 지적이 꽤나 그럴 듯 하게 들어 맞는다.
당시 약국 외 판매가 실시되더라도 약국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상공회의소 분석 자료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허나 10년이 지난 지금 편의점의 상비약 관리는 엉망이고, 편의점에서 전문약이 임의로 개봉돼 판매되는 상식 밖의 일도 빚어져 논란이 됐다.
비대면 진료가 풀리자 주말(12월 16·17일)에만 수천 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앱에서는 예상 대기시간만 2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약이 아닌 전 질환이 포함되면서 다시 비급여 춘추전국시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보재정 축내기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점입가경으로 소아과의사회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 정경실 국장 등을 형법상 협박죄, 강요죄, 업무방해죄로 고소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복지부가 '대한개원의협의회 등이 회원인 의사를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불참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부당한 제한행위에 해당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시정명령, 과징금, 고발 등 엄중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대한 반발이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없던 제도가 만들어 지고, 시행된다. 하지만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응급하지 않은 비대면 진료까지 두루뭉술하게 포함시킨 비대면 진료 확대가 과연 의료쇼핑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의 비대면 진료 확대안이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꼼짝 없이 연차를 내 병원에 데리고 가고, 길게 줄을 서야 하고, 휴일과 저녁에는 야간병원과 응급실을 전전하는데 얼마나 효과적일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면밀한 고찰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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