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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전문성 강화"…"무덤덤·섭섭"…"제약 완승"

  • 최은택
  • 2009-02-23 06:50:12
  • 급평위 위원선정 평가 제각각···시민단체, 강력 반발

급평위 2기 위원 대폭 물갈이···5명 재선임

◆새롭게 구축된 진용=향후 2년 동안 보험의약품의 급여결정이라는 중책을 맡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급평위) 2기 위원 18명이 확정됐다.

심평원과 식약청 위원을 제외한 15명의 면면만보면 10명이 새로 위원회에 승선했다.

삼성서울병원 안진석 교수, 순천향의대 임철완 교수, 고대의대 박지영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김철민 교수, 의약품정책연구소 한오석 소장, 영남약대 유봉규 교수, 전남대 경영대학 양채열 교수, 울산의대 이상일 교수,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강원약대 이범진 교수 등이 새 얼굴이다.

중대용산병원 임인석 교수와 원광약대 손동환(중간에 합류) 교수, 서울대병원 박경호 과장, 숙명약대 신현택 교수, 서울약대 오정미 교수는 재승선에 성공했다.

심평원 위원, 약제실장→상임이사로 교체

◆무엇이 달라졌나=급평위 2기 위원은 예상대로 대폭 물갈이 됐다. 이 과정에는 두 가지 변수가 있었다.

추천기관·단체의 복수추천과 위원의 연구용역 수주제한이라는 제한점이었다.

사실 급평위 1기 위원은 지난 2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원칙과 기준을 세워왔다.

부족하지만 위원 개개인의 능력이나 노하우에 의존하기보다는 시스템을 통해 위원회 운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해왔던 셈이다.

심평원은 따라서 이런 두 가지 제한점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위원을 선별했다.

위원구성 측면에서는 총원은 그대로 둔 채 의사협회와 약사회 추천위원은 한명씩 줄이고, 소비자단체협의회와 통계전문가는 각각 한 명씩 추가시켰다.

또 심평원 ‘티오’ 중 하나였던 약제실장은 개발상임이사로 교체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2기 위원선임 겨냥 첫 포화

◆제기되는 문제점들=급평위 위원명단이 공개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비판성명이 나왔다.

신호탄은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쐈다. 이 단체는 위원구성 과정에서 심평원이 공정성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를 반대했던 인사와 친제약 성향의 인사 위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근거로는 A위원과 B위원의 사례가 제시됐다. A위원은 국내 제약사인 C사의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이력을 문제 삼았다.

B위원은 다국적 제약사인 H사의 지원의혹이 제기됐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추천위원으로 선정된 3명의 위원 전원이 약대교수 일색인 점도 지적됐다. 소비자와 환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을 지 의문스럽다는 이유에서다.

1기 때는 약사회 추천을 받았다가, 이번에는 소비자단체 추천위원으로 갈아탄 한 위원도 같이 도마에 올랐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지난 1기보다 더욱 제약계 입장을 반영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면서 “위원구성을 다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평원 "전문성·객관성이 위원선정 기본원칙"

◆심평원의 항변=심평원은 전문성과 객관성을 강화해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원칙에 입각해 2기 위원선정에 만전을 기했다고 주장했다.

보험등재 관련 연구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위원회 운영규정에 신설한 것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는 설명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지적한 위원들에 대해서도 소명했다.

A위원의 경우는 위원선정 과정에서 관련 이력을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이미 사외이사 사표를 해당 업체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B위원의 H사와의 관계의혹에 대해서는 “확인결과 H사가 대학 약물정보센터에서 제공한 정보를 이용하고 일정의 이용료를 낸 것일 뿐 연구비 등을 지원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혀왔다”고 소명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복수추천을 받아 고심 끝에 2기 위원을 선정했다”면서, 전문성과 객관성이라는 기본원칙을 훼손시키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위원회가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흠집내기식 비판은 거둬들이라는 얘기다.

시민사회단체 줄줄이 비판성명···27일 규탄회견

◆집단대응 태세=하지만 보건의료계 시민사회단체들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시민단체 측 한 전문가는 “위원구성만 보면 제약업계의 완승”이라고 자조 섞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다음달이면 정부가 기등재 목록정비 사업을 완화하는 대책을 내놓을 게 확실시 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이번 위원구성 내용을 보면 급평위가 앞으로 친제약적으로 막대기가 구부러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주장했다.

건강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회보험노조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0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이런 우려를 공유한 뒤, 향후 대응방안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일단 각 단체별로 비판성명을 내고,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 시범평가 결과가 상정되는 27일 건정심 회의에 맞춰 공동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에 이어 23일에도 급평위 위원선임 무효를 촉구하는 비판성명이 잇따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시민단체 측 다른 관계자는 “급평위 2기 위원선임은 정부가 향후 약제비적정화방안을 그대로 관철시켜 갈 것인지, 아니면 완화·축소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의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약계 "제약계 협회 포함 안 시켜 섭섭"

◆제약업계 반응=이렇게 '화'를 끓이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과는 달리 제약업계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국내 제약사 한 약가담당자는 “누가 급평위 위원이 되느냐보다는 의약품을 잘 아는 사람 또는 잘 알 수 있는 사람이 참여하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새 위원들의 심의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제약계는 2기 위원회부터는 제약업계의 참여를 보장해 줄 것을 건의했었다”며 “의견이 수용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섭섭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국적 제약사 한 약가담당자는 “시민단체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위원구성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상대적 박탈감의 발로인 것 같다”면서 “제약업계가 완승을 했다거나 할 게재가 하나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담담한 심정이며, 제약계 입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기대반 우려반 정도일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제약계 다른 관계자도 “제약사 입장에서 정부나 급평위가 약가정책을 보다 완화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길 바란다”면서 “하지만 이번 위원구성을 두고 친제약 성향 운운하는 것은 솔직히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25일 급평위 첫 회의···"심평원 오해 풀고 가야"

◆논란속 첫 진수식=시민사회단체의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25일 급평위는 첫 진수식을 갖게 된다.

물론 18명 전원이 그대로 항구를 떠나 2년간의 긴 항해를 끝마칠 수 있을지 현재로써는 미지수다.

시민사회단체의 집단행동과 비판여론이 당분간 계속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달 6일 민주당 박인수·민노당 곽정숙 의원실 주최로 열리는 약제비 관련 공개토론회에서도 이 부분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심평원이 급평위 첫 회의에 앞서 임원선정 배경을 명확히 해 오해를 말끔히 벗어던지고 가야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급평위 위원들이 확정된 마당에 상황이 바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하지만 승복하지 않는 쪽이 존재한다면 사사건건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면서 “심평원이 위원선정 기준을 상세하게 밝혀 오해를 풀고 가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경실련 측 한 관계자도 이 점에 동의했다.

그는 “위원 복수추천은 위원선정 과정에서 심평원의 재량권과 개입이 한층 증가됐음을 의미한다”면서 “이 부분에서 오해나 의혹이 쌓이지 않도록 풀어가는 것은 결국 심평원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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