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약국 카운터 조사 '함정단속' 논란
- 박동준
- 2009-06-02 06: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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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분 확정전 실명공개…약국가 "실적위주, 카운터에 면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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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의 카운터 특별감시 결과 발표가 함정단속 논란에 실명공개까지 겹치면서 향후 상당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청이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등에 대한 행정처분을 요청한 일선 보건소까지 처분이 확정되기도 전에 해당 약국들의 실명이 공개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청, 함정단속 논란…일선 보건소 "처분 어려울 수도"
1일 식약청이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실시한 카운터 특별감시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일선 보건소에서는 이미 해당 약국들에 대한 형사고발과 행정처분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선 보건소는 식약청의 조사결과 통보에 따라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행정처분 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식약청의 조사가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적발을 위한 함정단속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검찰이 식약청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해당 약국들에 대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약국을 형사고발한 일부 보건소에서는 검찰로부터 식약청의 조사가 함정단속으로 처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연락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서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조제가 적발된 약국들 가운데도 조사원들이 고의로 무자격자에게 의약품 판매를 요구하는 등 적발 위주의 단속이 진행됐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검찰로부터 식약청의 카운터 조사가 함정단속의 여지가 있어 처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검찰은 마약수사 등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함정단속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해당 약국들의 의견을 받은 후 형사고발을 진행한 상태이지만 처분 여부는 검찰의 판단을 기다려 보고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건소 관계자도 "식약청의 조사가 무리하게 진행됐다고 판단돼 이번 건에 대해서는 일단 검찰의 판단을 기다려 보기로 했다"며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경우 행정처분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처분 확정 전에 실명공개…식약청 "확인서 받았다"
더욱이 식약청이 카운터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행정처분 등이 확정되기도 전에 실명까지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일선 보건소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복지부가 특별감시 시작 전에 적발 약국은 실명을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는 했지만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가 해당 약국에 상당한 국민적 비판과 불신을 안겨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가 함정단속 논란까지 빚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에서 처분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정한다면 해당 약국들이 식약청을 상대로 해명을 요구하는 등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의 한 보건소는 식약청 조사에서 무자격자 조제가 적발, 실명이 공개된 J약국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무자격자 조제로 적발된 J약국에 대한 사실 확인 결과, 실제 조제가 아니라 종업원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약사의 지시 하에 시럽을 용기에 분할해 담는 과정이 조사원에게 포착됐을 뿐이라는 것이 해당 보건소의 설명이다.
이 보건소 관계자는 "식약청의 이번 조사는 무리한 면이 없지 않았다"며 "무자격자 조제로 통보가 온 약국에 대한 사실 확인을 거쳐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특별감시 과정에서 해당 약국에 위반 내용을 확인받았다는 점에서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각 자치단체에 형사고발 및 행정처분을 의뢰했다"며 "이미 해당 약국들이 확인서를 쓰고 적발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약국가 "눈가리고 아웅…카운터에 면죄부"
식약청의 카운터 특별감시가 논란에 휩싸이자 약국가에서는 이번 조사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진행되면서 당초 기대했던 카운터 근절 효과조차 달성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식약청의 조사가 실적 올리기식으로 진행되면서 실제 카운터 고용 약국들은 제대로 적발하지 못하면서 '복약지도 미실시', '유통기한 경과 의약품 진열' 등 다른 위반사항 적발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약국가에서는 이번 특별감시에서 대구, 부산 등 서울을 제외한 다른 대도시 지역의 카운터 고용 약국이 일체 적발되지 않은 것을 두고 이들에게 면죄부만을 안겨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약사회 임원 약국의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가 적발되는 등 특별감시의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국적으로 수백곳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카운터 고용 약국의 규모 비해 적발내용이 지나치게 빈약하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약사는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서 카운터 고용 약국을 한 곳도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슈가 되자 보여주기식 단속을 진행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또 다른 약사도 "대대적 카운터 단속이라고 변죽만 울린 셈"이라며 "정부가 실제 카운터 근절 의지가 있다면 단발성 조사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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