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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제약, 기부금-병원이 처벌대상"

  • 최은택
  • 2009-10-01 07:48:17
  • 공정위, 강요여부 재심의…과징금 최대 30억 밑돌듯

[이슈분석]공정위 병원 기부금 조사 쟁점과 전망

공정위의 대형병원 기부금 조사결과가 가져올 후폭풍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제약사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거의 없고, 만약 과징금이 확정되더라도 최대 3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30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대형병원 8곳의 선택진료비 부당징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부금 강요행위는 제외시켰다.

병원들이 제약사 등에 기부금을 강요했다는 증거가 부족해 전원회의에서 재심사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병원들이 제약사 등에 기부금을 강요했는 지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근거를 찾는 것, 특히 제약사들이 제시한 ‘확인서’의 증거능력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강요 "있었다" "없었다"…상반된 제약 확인서 논란

실제 공정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이번 조사과정에서 두 가지 종류의 ‘확인서’를 제시했다. 문제는 두 ‘확인서’의 내용이 상반된다는 데 있다.

공정위가 확보한 ‘확인서’에는 병원의 강요가 있었다고 적시한 반면, 병원 측이 제출한 ‘확인서’에는 거꾸로 강요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정위는 이 ‘확인서’들 중 한쪽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양쪽 모두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병원이 제시한 ‘확인서’가 채택되든 양쪽을 모두 인정하지 않든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공정위에게는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과징금 산정 또한 만만치 않다.

한철수 소비자정책국장이 지목한 것처럼 건축비나 부지매입비 등에 사용된 기부금을 기준으로 부당금액을 산출할 수도 있지만 이를 특정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기부금 사용처와 각각의 모집행위에 대한 강제성 여부를 일일이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징금은 ‘정률제’가 아니라 최대 5억원이 부과되는 ‘정액제’로 산정될 가능성이 높다.

과징금 '정액제' 적용시 병원당 최대 5억 밑돌아

실제 선택진료비 경우에서도 공정위는 병원별로 수백억대의 부당징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했지만 부당금액을 특정하지 못해 각각 2억~5억원만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정진욱 제조업감시과장은 “정률제로 할지 정약제로 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정액제가 적용되면 기부금 강요에 따른 과징금은 병원당 최대 5억원을 넘지 않게 된다.

공정위는 이날 브리핑에서 부당행위에 대한 처벌대상도 명확히 했다.

리베이트와 기부금은 대가성이 전제된다는 점에서 성격상 유사한 점이 있지만 리베이트는 처방증대라는 대가성이 직접적인 반면, 기부금은 포괄적인 거래관계 유지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대가성이 간접적이라는 것이다.

한 국장은 “(형법상의 제재나 윤리적인 부분은 별개로 하고) 공정거래법상 리베이트는 제약사가 처벌대상이며, 기부금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책임주체인 병원이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제약산업 리베이트 조사에서 제약사에만 과징금을 부과하고 의사에게 처분을 하지 않은 것 또한 이런 논리가 적용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따라서 기부금 조사결과와 연동해 제약사를 추가 조사하거나 기부금을 제공한 제약사에 처분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한 국장의 설명이다.

제약 "자발성 말안돼"…병원 "물증 없다" 발끈

한편 이날 브리핑을 지켜본 제약업계와 병원측의 입장은 확연히 엇갈렸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대가성이나 강요에 의하지 않고 기부금을 낸 업체나 금액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순수성 운운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도 “이번 기회에 기부금의 허용 가능범위를 명확히 해 강요에 의한 강제 모금행위가 사라질 수 있도록 제반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병원 측의 의견은 달랐다.

한 병원 관계자는 “기부금이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은 전원회의에서 공정위가 인정한 사실”이라면서 “증거자료조차 불충분하고 확증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병원들이 강제로 기부금을 모금한 듯한 혐의를 두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아예 보도자료를 내고 “제약사 기부금은 대부분 후원회 임원자격의 순수한 자발적 기부이며, 기부금 제공과 처방약제 등재 간 상관관계도 없다”고 반박했다.

선택진료비 과징금 처분과 더불어 기부금 강요여부를 둘러싼 병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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