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처방 감소"…제약매출·조제료 후폭풍 되나
- 허현아
- 2009-11-30 0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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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료계, "주사위 던졌다"…절감목표 달성엔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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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제비 절감이라는 정부의 정책목표와 의료계의 수가보전 요구가 맞아떨어져 약제비 절감 조건부 수가협상이라는 새로운 수가결정 선례를 만들어냈다.
이는 약제비 절감에 대한 정부의 부담감과 수가인상에 대한 의료계의 절박함을 단적으로 드러낸 정치적 의미를 넘어 다른 의료 공급 이해당사자들의 손익과도 직결된 사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의료계 또한 내부 입장차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체 건강보험 재정중립을 유지하는 선에서 공급자 내부의 밥그릇 싸움을 벗어난 ‘블루오션’을 개척한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각계의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가 문제로 고질적인 갈등을 번복해 왔던 정부와 의료계로서는 충분히 해볼만한 ‘실험적 돌파구’를 찾았다고 해야 할까.
다만, 새로운 협상 기전의 실효성이 전적으로 의료계의 실천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의료계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실질 목표 절감액 2000억…의원 888억-병원 1112억 할당 계약조건에 따르면 의원과 병원이 각각 내년도 3%, 1.4% 인상을 전제로 절감해야 할 연간 목표 약제비는 4000억원 상당이다.
이 가운데 44.4%인 1776억원이 의원에, 나머지 55.6%인 2224억원이 병원에 할당됐다.
이같은 비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한 올해 3~8월 병·의원 약품비 총액(5조1617억원)에서 병·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을 목표 절감액(4000억원)에 각각 반영한 수치다.

즉, 2009년도 3~8월 병·의원 약품비 실제 지출액에 최근 3년간 약품비 평균 증가율을 반영한 금액을 내년도 예상 지출액으로 삼고, 6개월간 의원은 888억원(44.4%), 병원은 1112억원(55.6%)을 절감하면 1년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
따라서 병·의원이 실질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 약제비 절감액은 2000억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같은 방식은 일선 의료기관의 의약품 처방이 청구데이터로 집계되기까지 평균 3개월 가량 시차가 발생하는 현실적 문제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산식에 따라 실질 목표 절감액이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정부 약가인하 정책 효과 등을 뺀 의사와 의료기관의 순수 절감 노력만 반영한다는 설정에는 의료계 내부의 평가가 엇갈린다.
의협, "약제비 찍고 조제료 덤으로"…약사회, "단순 논리"

의협 좌훈정 대변인은 "인구 고령화나 신약 도입 등에 따른 필수불가결한 증가요인을 제외한 절감 목표치기 때문에 의료계 내부의 노력으로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부 정책에 능동적으로 협조하는 차원에서 가능한 고가약 처방을 줄이고, 처방전당 처방일수와 처방전 발행비율을 줄이는 대신 물리치료 등 의학적 판단에 따른 처치로 대체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처방권을 이유로 정부 약제비 절감 정책에 반발해 왔던 의료계가 이처럼 자발적인 절감을 목표하는 이유는 또 있다.
좌 대변인은 무엇보다 이번 협상에서 정부의 수가제도 개선 동의를 얻어낸 점을 성과로 꼽고, 다각적인 후속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절감 목표에 상응하는 인센티브 또한 "기존 처방총액절감 인센티브와 같이 일회성 단발성 지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가 인상효과 누적을 가져올 것"이라며 "수가 인상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제고하는 국민적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약제비 거품을 제거해 수가 적정화에 활용할 경우 재정중립을 유지하면서도 효율적 자원 배분을 유도할 수있다는 것이다.
좌 대변인은 다른 한 편으로 "일선 의료기관이 처방일수를 줄이거나 기존 처방을 다른 처치 등으로 대체할 경우 조제료 감소까지 따라올 것"이라며 "정부나 가입자 측면에서는 재정절감 이득을 덤으로 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협 "열쇠 쥔 쪽은 의협"…절감목표 달성 '난색'

병협 박상근 보험위원장은 우선 "원론적으로 약제비 절감을 전제로 한 수가조정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며 "약제비 절감에 의료계가 자발적으로 노력한다는 반대할 수 없는 명분에 대승적으로 동참한 것일 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반대할 수 없는 명분 때문에 동참했지만, 실효성 여부는 의협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일선 의사들의 참여를 끌어내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병협 성익제 사무총장도 "일선 의사들의 처방권을 병원장이 왈가왈부할 수 없다"면서 "(절감액이)만만한 목표가 아니다"라고 예상했다.
"정부의 수가제도 개선 약속을 받아냈다"는 의협측의 주장에도 병협은 견해를 달리 한다.
성 총장은 이와 관련 "수가제도 개선에 노력하겠다는 선언적 의미일 뿐 구체적인 실행을 담보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수가결정 구조의 문제점을 현행 건정심 차원에서 개선하기 어렵다"며 별도 중재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조제료 감소를 겨냥한 의료계의 발언을 약사회는 "너무 단순한 논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약사회 박인춘 상근이사는 "처방일수를 줄인다고 해서 조제료가 감소한다는 것은 너무 단순한 논리"라며 "일수를 줄이면 처방 빈도가 증가하는 등 다른 영향 요인이 따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약사회 신광식 보험이사 또한 "처방전당 처방일수가 줄어들 경우 조제료가 감소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도 "시장기전에 따라 좌우되는 진료현장의 경향을 감안할 때 조제료 감소 영향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처방일수 감소가 환자들의 의료기관 방문횟수 증가, 진찰료 증가 등 복합적 변수를 유발할 경우 의료계가 의도하는 조제료 감소 효과를 확신할 수 없다는 논리다.
시민단체 "유형계약 훼손 안돼"…제약 "생사기로" 아우성

시민단체는 약제비 절감과 연계한 수가인상 방식에 시각차를 보이면서도 "이번 협상이 향후 유형별 수가계약을 체계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
경실련은 "자율계약에 실패해 건정심에 넘어 온 병협과 의협의 수가를 이미 계약한 약사회, 치협, 한의협보다 높게 결정한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유형별 수가계약 위협을 우려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도 "이번 협상에서 정부의 친의료적 특징이 드러났을 뿐 아니라 유형별 수가협상마저 후퇴시켰다"면서 "내년 자율계약은 물건너 갔다"고 개탄했다.
건보공단 사회보험노조는 "이번 편법적 수가인상 결정은 공단의 수가협상권을 사실상 와해시킨 것"이라며 "약사회 등 타 공급단체도 이제 공단과 수가협상을 맺을 동기를 상실했다"고 우려했다.
의료 공급자 수가 여파로 매출 타격을 입게 된 제약업계는 때 아닌 복병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제약협회는 "병·의원 수가인상이 결정되면서 기존 약가인하 정책과 저가구매 인센티브 손실을 포함해 약 2조원대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살인적인 약가인하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이같은 평가 속에서도 건강보험공단은 이번 협상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공단 관계자는 "의료계와 정부, 가입자 합의를 통해 약제비 절감 여건을 만든 의미있는 계기"라면서 "약제비 절감에 상응하는 조건이라면 내년 협상에서도 얼마든지 또 다른 부대조건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논란 끝에 결정된 '조건부 수가협상'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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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6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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