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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약국독점 풀어라" vs "국민건강 훼손"

  • 박동준
  • 2009-12-16 18:50:08
  • 소비자단체협 토론회서 공방…"약사회 로비로 막혀왔다"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놓고 이를 요구하는 소비자단체들과 불가입장을 천명한 대한약사회, 복지부 등과의 공방이 또 다시 재현됐다.

16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최한 'OTC 판매확대에 관한 토론회'에서는 소비자의 권리를 중심에 놓고 약국 외 판매를 요구하는 소비자단체 관계자들과 안전성을 이유로 이를 반대하는 약사회, 복지부 관계자들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일반약 약국 외 판매, 약사회 로비로 10년 동안 차단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성신여대 허경옥 교수를 비롯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일제히 안전성이 확보된 최소한의 일반약조차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들의 권리를 지나치게 외면하는 처사라고 입을 모았다.

허경옥 교수는 "집단의 이익을 떠나 시장경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소비자"라며 "소비자의 기대가 높고 요구가 많다면 세부적 논의는 해야겠지만 일단 오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재오 정책이사 역시 "의약품을 경제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나라의 특수성에 비춰봤을 때 약국 내 판매를 고집하기에는 이미 옹색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자혜 사무총장도 약사회의 로비에 의해 10여년을 끌어온 일반약 약국 외 판매를 이제는 제도적으로 확립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 사무총장은 의약품의 안전성 확보, 과다복용 등을 방지하기 위한 소포장제 확대 도입, 복용방법 등을 알기 쉽게 표기한 표시방법 개선, 소비자 교육 등을 일반약 약국 외 판매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했다.

김 사무총장은 "그 동안 복지부도 정책적으로 수 차례 시도했지만 막강한 약사회의 로비에 의해 (일반약 약국 외 판매가) 차단된 채 10년이 흘렀다"며 "소비자단체협의회의 조사를 근거로 내년쯤에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반약 약국 외 판매 다음 수순은 일반인 약국개설"

이에 대해 약사회 박인춘 상근이사와 복지부 의약품정책과 김충환 과장은 일제히 일반약 약국 외 판매가 초래할 수 있는 의약품 오남용, 안전관리 문제 등을 들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충환 과장은 "안전성 면에서보자면 약과 독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며 "보건의료 분야에 경쟁논리가 함부로 들어와서는 국민건강을 해치게 된다"고 반박했다.

김 과장은 "일반약이 약국 밖으로 풀리면 다음 수순은 일반인이 약국 개설에 참여하겠다는 것으로 당연히 넘어간다"며 "일반약 약국 외 판매에는 순수하지 못한 의도도 개입돼 있다"고 비판했다.

박인춘 이사도 "유럽의 경우 EU 27개국 가운데 15개 국가에서는 약국 외 판매 금지, 2개국에서는 허용은 하되 약사가 약을 관리토록 하고 있다"며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한 10개국은 약국이 유럽 평균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의약품에서 최고의 질은 안전관리이다"고 하고 "PPA 사건을 보더라도 판매중지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슈퍼에서는 판매가 이뤄지는 등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다" 약국 외 판매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김진현 교수 "약사 이익 위해 소비자 불편 감수하자는 것이냐"

특히 이 날 토론회의 발제를 담당한 서울대 김진현 교수는 일반약 약국 외 판매를 반대하는 약사회와 복지부의 논리를 집단이익의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규정하고 실랄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일반약 약국 외 판매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는 약국 수가 아무리 많아도 약국이 약을 독점하면서도 일찍 문을 닫는 현실 때문"이라며 "소비자를 불편하게 해놓고 참으라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김 교수는 복지부에 대해서도 "약국 외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방향으로만 보고 있는데 긍정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도외시하고 있다"며 "정책을 입안하는 부처가 균형된 감각을 상실한 채 마치 특정 단체의 성명서를 읽는 듯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반인 약국 외 판매를 주장하는 측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박인춘 이사와 김충환 과장도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이사는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로 불편해 하는 지를 느끼게 된 자리"라며 "국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당번약국 의무화 법안이 내부적으로는 못마땅하지만 적극 논의해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요성을 깨달았다" 말했다.

김 과장도 "약사회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당번약국의 법제화하는 과정 속에서 몇 시까지를 문을 열게해야 할지 혹은 도농 약국 간 격차를 어떻게 고려해 제도를 설계해야 할이지 고민하고 있다"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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