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등 자율징계, 공정위 재조사 지양"
- 최은택
- 2009-12-28 06: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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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 공정경쟁규약 표준화…PMS 악용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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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협회는 공정위발표에 맞춰 “새 공정경쟁규약은 리베이트를 근절시킬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또한 “리베이트가 제약산업 육성정책의 발목을 잡아왔다”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고통을 감내해” 윤리경영 풍토가 자리매김 하도록 앞장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이번 새 규약안이 불공정한 의약품 유통의 난맥상을 자율적으로 정화해 나간다는 명문과 함께, 획기적인 제약산업 육성책을 마련해달라는 ‘구애’가 내포돼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상의 단일 표준규약…다국적사 '사면초가'

중요한 것은 국내외 제약 모두가 의약품 거래에 있어서 이 ‘행위규범’을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힌 대목이다. 그동안 지속된 논의에도 불구하고 규약 단일화에 실패했던 제약협회와 KRPIA 규약이 사실상 단일화된 셈이다.
공정위는 또 이 규약을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의 기준이 되는 ‘자율협약’에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 점을 재차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규약 개정승인 요청을 철회했던 다국적 제약사와 KRPIA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다국적사들 입장에서는 제약협회 규약을 따르는 것이 선택이 아닌 사실상의 ‘강제’ 사항이 됐다. KRPIA 또한 같은 내용의 자체 규약개정 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공정위, 제약주최 '해외 학술대회' 태도 급변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데일리팜과의 전화통화에서 “내년 3월까지 KRPIA가 자체 규약개정을 하지 않을 경우 현행규약에 대한 승인을 철회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압박수를 던졌다.
KRPIA 측은 “조만간 개정안을 마련해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공정위의 강경기조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공정위는 앞서 KRPIA가 제시한 제약사 주최 해외학술대회에 긍정적인 심사의견을 내놔, 국내 제약업계를 긴장시켰다. 이는 해외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사들의 전유물로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는 경쟁제한적인 ‘독소조항’으로 보였다. 제약협회가 이 조항을 폐기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딜’(거래)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이를 통해 공정위는 주도권을 잡고 기부금.학술대회 지원 사전심의, 지원내역 공개, 제품설명회 동일의사에 1회로 제한, 규약심의위원회 강화 등 높은 수준의 제한조치들을 마련했다.
제약업계의 자발적인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공정위의 전술상의 ‘노림수’가 적중한 셈이다.
반면 공정위를 이용해 해외 제품설명회의 단초를 마련코자 했던 KRPIA는 자충수를 둔 꼴이 됐다. 다국적제약사들이 손을 들고 나온 배경은 제약주최 해외학술대회 뿐 아니라 국내 제품설명회에서 동일의사는 한번만 참석이 가능하다는 조항도 일익을 담당했다.

규약시행 시점이 내년 4월1일로 공표되면서 제약협회는 신년초부터 손발이 바빠지게 됐다. 새 개정내용에 맞춰 내부제도를 정비하고 세부운영기준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인다. 이를 위해 일부 조직변경도 불가피해졌다.
예견된 수순은 현행 ‘유통.약가팀’을 ‘유통팀’과 ‘약가팀’으로 분리하고, 공정경쟁규약준수위원회를 규약심의위원회로 변경, 재구성하는 것이다.
소비자원과 건보공단, 의료윤리학회 추천인사를 포함시켜야 하는 규약심의위원회는 이번 개정내용의 실행지침이 될 세부운영기준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향후 기부금.학술지원 사전심의와 사후관리를 도맡게 된다.
세부지침 개정과정에서는 경조비 지원기준, 전시부스 금액한도, 제품설명회 세부기준 등에서 일부 논란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
제도의 기틀이 마련되면 회원제약사 등에 대한 대대적인 실무교육도 뒤따라야 한다. 규약과 다른 법령을 감안한 구체적인 행위지침, 다시 말해 Q&A도 4월이전에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소제약사 등의 반발도 예견되는 데 이들에 대한 설득 또한 제약협회의 몫이다. 자율규제시 약가인하 예외 등 교통정리 과제

공정위는 이와 관련 “협회가 자율규제한 사안에 대해서는 재차 조치하는 것을 지양한다”고 언급했다. 제약협회에 힘을 실어주면서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선언으로,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공정위 전방위 압박을 피할 버팀목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일면이다.
하지만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 기준이 되는 ‘자율협약’과의 관계는 풀어야 할 과제다. 새 규약내용이 상당부분 이 협약에 반영되는데, 제약협회의 자율규제 결과가 추후 약가인하로 이어질 지가 미해결 쟁점이다.
만약 복지부가 공정위와 마찬가지로 자율규제 사안에 대해 재차 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다면 제약협회의 위상과 역할은 강력해질 수 있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제약협회가 약가인하를 회피할 ‘피난처’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야 어찌됐던 모처럼 마련된 제약업계의 자율준수 의지와 자정노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복지부도 전향적으로 ‘당근’을 내놔야 할 때다. 더욱이 규약심의위에 건보공단 추천인사 2명이 참여하기 때문에 복지부는 간접적으로 사후관리에 개입할 여지를 마련했다.
제품설명회-경조사 지원 등 비현실성 지적
다른 한편으로 국내외 제약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부조항은 제약협회가 넘어야 할 산이다. 실제 제약협회는 공정위 발표내용과 관련, 회원사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강화된 윤리풍토에서 영업.마케팅 해법을 찾지못해 고심하고 있는 제네릭 기반의 중소제약사들의 불만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독사과’의 ‘독’이 제약업계를 강타한다면 이들 제약사들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국적 제약사나 신약을 보유한 국내 제약사도 예외일수없다.

경조사에도 제약사 명의로만 지원이 가능하고 임직원을 제한한 것은 한국사회의 문화적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규정이라고 지적됐다. 추석과 설날 등 명절에 금품류 제공을 불허한 조항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또 의약품을 채택.구입하지 않고 있는 요양기관에 PMS를 의뢰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규정은 제도를 본래취지에 맞게 운용하라는 점에서 타당한 조치지만, 제약사의 PMS 제안과 해당 요양기관의 처방의 선후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규정적용 과정에서 논란이 잠재돼 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낱낱이 따지다보면 제한점들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투명성과 공정거래를 확보한다는 대의에 착목해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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