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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소비자단체, 슈퍼판매 찬반 '설전'

  • 김정주
  • 2010-04-02 11:04:41
  • 공단, 금요조찬세미나…의약품 재분류 필요성도 제기

건강보험 재정절감을 목적으로 한 일반의약품 슈퍼판매에 대해 약사회와 약학계, 소비자시민단체와 관련학계 간 설전이 이어졌다.

2일 오전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 대강당에서 '외국의 의약품 슈퍼판매 현황과 정책적 함의'를 주제로 열린 금요조찬세미나에서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찬반을 떠나 의약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교육강화와 홍보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했다.

그러나 소비자 중심에서 안전성과 편의성, 공단 재정 안정화에 대한 논리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2일 오전 열린 공단 금요조찬세미나 현장에서 약사회와 소비자시민단체 간 약권에 대한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약국이 안전" vs "대세라면 자판기 나올수도"

슈퍼판매를 반대하는 서울대 약대 권경희 교수는 발제와 토론을 통해 "현재 소비자의 욕구는 결국, 약국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 상태에서 (약사가) 독점권만 유지할 생각만한다는 것"이라며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수준에서 국민의 욕구를 약국이 수용치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해 현실을 지적했다.

덧붙여 권 교수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전문약과 일반약의 병용투약과 다재병용"이라며 "성분 인지도가 외국대비 떨어지는 반면 약국 접근성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소비자 선택권만 생각해 슈퍼로 약을 내보내는 것은 소비자인 내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엔 무리"라고 강조했다.

의사들의 의약품 판매 등 분업훼손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약을 슈퍼로 내보낼 것이 아니라, 약사와 약 관리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는 것.

이에 소비자시민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타이레놀이 음주자에게 간독성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될 정도로 약사들의 복약지도가 소홀하다는 것과 접근성, 소비자 선택권, 끼워팔기 등 현재 약국에서 이뤄지는 문제로 인해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슈퍼판매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하며 반박했다.

김 총장은 다만 "의약품을 슈퍼로 내보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의사항이 밖에 표기돼기 하는 등 포장과 부작용 교육, 이와 관련된 홍보 등 제약사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사회 박인춘 부회장.
슈퍼판매 욕구에 대한 소비자단체의 주장에 대한약사회 박인춘 부회장은 "보건의료의 가장 큰 특성은 다른 분야와 달리 비대칭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질의 관점과 접근성의 관점 모두를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의 수준은 매우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슈퍼판매가 현실화 됐을 때의 위험성을 과거 콘텍600과 에어로졸 사건의 예를 들어 역설했다.

박 부회장은 "수년 전 콘택600과 에어로졸에 대한 당국의 긴급수거 명령이 있었지만 슈퍼에서는 약 8% 가량이 불법판매하고 있었다"면서 "약이 약국 밖으로 나가면 현실적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소비자보호원 정책자문을 겸임하고 있는 성신여자대학교 생활문화소비자학과 허경옥 교수는 소비자의 행복권을 위해서는 크게 소비자 주권확보와 권리향상, 복지증진이 담보돼야 한다고 보고 의약품도 진입장벽을 낮춰 적절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의약품 안전성에 대한 주장에 "경쟁이 가속화되면 신속한 의약품 구매와 사용을 위해 당번약국을 능가하는 자판기까지도 나올 수도 있다"면서 "약화사고가 많다는 우려를 인정하지만 처방전대로 복용해도 문제는 있지 않냐"고 맞섰다.

허교수는 이어 "모든 정책에 있어 소비가자 우선이고 이 같은 세계적 추세를 우리나라라고 해서 거스를 순 없을 것"이라며 "약대증원을 해서 더욱 문제가 심화된다 하더라도 약사는 다른 분야로 활용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약품 재분류 먼저" vs "약권 뺏길까봐…"

공단의 재정절감을 중심에 놓고도 약계와 소비자 입장은 첨예했다. "약권을 뺏기고 뺏고의 문제로 생각한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박 부회장과 권 교수는 "분업 후 10년 간 일반약이 전문약으로 빠진 사례는 많았지만 일반약으로 빠진 전문약은 단 한 개도 없었다"고 강조하고 이 같은 현상으로 의료기관을 가는 환자들은 많아지고 재정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재분류를 통해 일반약을 확대한 뒤 약사들의 철저한 의약품 관리와 복약지도, 당번약국 활성화 정책으로 건보재정 절감과 접근 및 편의성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논리.

그러나 시민단체 소속인 김 총장과 허 교수는 저렴한 가격으로 처방받아 투약받은 소비자들이 일반약 확대로 오히려 부담을 가질 수 있다며 재분류 영향에 대한 확대해석을 지적하고 소비자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특히 김 총장은 박 부회장의 우려에 대해 "(약권을) 뺏기냐 뺏냐의 문제로만 보는 것 같다"고 공격하며 "무엇이든 정책에 있어 중심은 소비자이고 소비자는 의약품을 슈퍼에서도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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