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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오리지널·제네릭 두마리 토끼 사냥?

  • 허현아
  • 2010-04-26 06:47:52
  • 국내사들, "생존 위협" vs "두고 볼 일" 전망 엇갈려

[뉴스분석]=화이자, 제네릭 시장진출 영향과 전망

세계 최대 제약기업인 화이자가 제네릭 시장에 손을 뻗친다.

국내사들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화이자의 제네릭 사업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자본력과 브랜드파워를 겸비한 빅파마의 출현은 국내 제네릭 시장에 가공할 위협을 줄 만하다.

신약 파이프라인 위축과 제네릭의 특허 도전으로 '캐시 카우'(Cach Cow)가 말라가는 다국적사들이 잇따라 제네릭 시장에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오리지널의 혁신성과 제네릭의 가치를 차별화해 온 다국적기업의 제네릭 사업이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지 전망은 엇갈린다.

◆화이자, 제네릭 시장진출 왜=화이자제약은 제네릭 사업을 다국적 신사업 모델로 검토하고 있다.

고령화 등 인구학적 요인이 의약품 수요를 자극하는 반면 혁신적 신약 개발 여지는 좁아지는 상황에서 수익 악화를 타개할 대안으로 제네릭 수요를 포기할 수 없다는 논리다.

국가별 진출시기와 규모 등은 미정이라고 밝혔지만, 내부 전략사업의 일환인 만큼 사실상 여건과 시기 문제로 판단된다.

국제적인 약제비 절감 추세가 신흥시장의 입지마저 위협하는 흐름에서 한국 또한 예외는 아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동아제약, 한미약품 등 국내 상위사들에게 시장 점유율 왕좌를 내준 지 이미 오래다.

제약사들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지난해 경영실적에서도 매출 정체와 이익구조 난조를 보이며 다국적사 통산 5위로 내려앉았다.

노바스크, 리피토 등 대형 블록버스터들이 제네릭의 맹위에 직면했으며, 아토르바스타틴(품명 리피토) 이성질체와 염 특허등록을 무효화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은 방어선 약화에 쐐기를 박았다.

기등재목록정비를 위시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 아래서 약가싸움이 시장입지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양도양수-M&A…시나리오 예측 분분=때문에 업계는 화이자의 제네릭 진출에 크게 당황하지 않는 분위기다.

외자제약사들의 고착화된 경영적 딜레마를 감안할 때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로 제네릭을 넘보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국내 한 상위사 관계자는 "노바티스가 산도스를 독립자회사로 운영하면서 제네릭에 손을 대는 등 다국적사들의 제네릭 진출 의도는 이미 확인된 바 있다"면서 "충분히 가능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위사 관계자도 "오리지널 기업의 제네릭 진출은 막대한 자금과 연구역량에도 불구하고 신물질 발굴이 얼마나 어려운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불가피한 대안이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방향타가 드러난 만큼, 시장 진출 형태가 주요한 관심사다.

수입, 양도양수, M&A 등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 가운데 업계는 국내사 M&A를 유력한 진출형태로 꼽는다.

국내사 관계자는 "화이자가 자금력과 브랜드를 갖췄지만 국내 영업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약가를 선점한 국내 제네릭을 양도양수 받기 어려운 만큼, 제조설비와 영업력을 갖춘 국내 알짜 기업과 M&A를 추진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외자사 관계자도 "오리지널 기업의 제네릭 진출이 특허만료에 따른 위협을 방지하려는 에버그리닝 전략으로 비춰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서 "불공정 거래 소지를 피하려면 별도 자회사 형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베이트 규제…외자사에 힘 싣나=물리적인 여건이 조성된다 하더라도 화이자가 한국적 영업환경을 무리없이 돌파할 지는 미지수다.

국내사 관계자는 "특허독점으로 더 기대할 게 없으니까 제네릭에 진출해 다 집어삼키겠다는 것 아니냐"며 "외자사들이 자금력을 앞세우면 국내사가 대항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회사 관계자는 반면 "앞서 제네릭에 진출한 오리지널 기업들의 실적을 볼 때 국내사에 위협적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오리지널과 제네릭을 모두 보유한 회사의 가치충돌이 효과적인 영업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반론했다.

이 가운데 다국적사들은 최근 고조되는 리베이트 규제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이는 "약가선점이 관건인 국내 제네릭 시장에서 브란드 파워와 자금력만으로 기존 시장 탈환을 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국내사들의 예측을 비껴가는 전망이다.

다국적사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들의 제네릭 진출 선례가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은 사실"이라며 "리베이트 등을 포함한 국내 제네릭 영업의 문화적 체질이 다국적사에게 장벽으로 작용해 왔지만, 향후 사정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다국적사 관계자도 "이런 추세대로라면 제네릭 판매 경쟁요소로서 리베이트의 영향력이 약화돼 오리지널 기업의 브랜드 효과나 나타날 것"이라며 "제네릭을 수익모델로 고려하는 다국적사에게는 호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국적기업의 제네릭 진출에서 제네릭 인식 전환의 단초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국내 상위사 관계자는 "그동안 제네릭은 단순한 복제품일뿐 오리지널과 동일한 약효를 내면서 경제적인 약이라는 인식은 부족했었다"며 "오리지널 기업의 제네릭 진출이 인식 전환의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거대 다국적사와의 제네릭 경쟁은 국내제약산업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시장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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