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 의료민영화 논란…약사배제 쟁점
- 최은택
- 2010-06-07 06: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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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웅전 의원, 입법안 논란확산…의약, 주판알 튕기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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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건강관리서비스 입법안 쟁점과 전망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전문의)은 “가장 황당하고 노골적인 의료민영화 법안”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시민사회단체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은 우 실장과 같은 이유로 변웅전 의원이 대표발의한 건강관리서비스법 제정입법안에 강력 반발한다. 의약계 또한 이 법안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화 됐을 때의 이익의 경중을 따지기 위한 주판알 튕기기에 바쁘다.
"의료기관 아닌 일반기업도 누구가 서비스 가능"
◇건강관리서비스법안은?=정부가 법률안을 마련해 변 의원 등 11명의 국회의원이 지난달 공동 발의했다.
건강관리서비스는 ‘건강측정’(건강검진 등)을 받은 사람들의 건강위험도를 ‘질환군’, ‘건강주의군’, ‘건강군’으로 분류해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건강측정’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복부둘레 대사증후군 예방과 관련된 5~6개 항목을 측정하는 절차를 지칭하는데, 질환군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의뢰서를 발급받아 건강관리서비스기관에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서비스제공기관은 의료기관은 물론이고 시설과 인력기준을 충족하면 누구나 허가를 받아 개설할 수 있다.
제공하는 서비스는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을 위해 위해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올바른 건강관리를 유도하는 상당.교육.훈련.실천프로그램 작성 및 관련 부가서비스를 망라한다.
물론 의료기관의 전유물인 치료행위는 제외된다. 서비스기관은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 등 국가공인 인력을 서비스요원으로 채용한다. 약사는 요원자격에서 제외됐다.
복지부는 “건강관리서비스 제도화를 통해 만성질환 등 질병부담을 줄이고 국민의료비를 절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에는 일자리 창출과 산업발전의 기틀이 될 수 있는 분야”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 ‘바우처’ 제도도 도입한다.

◇반대론=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건강관리서비스 법안에 반대하는 다섯가지 이유’를 최근 발표했다.
‘건강측정’ 결과로 제시될 건강위험도 평가결과의 정확성이 의심됨을 물론이고, 건강관리서비스 상품과 연계된 고액 건강검진 시장의 활성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또 의료서비스와 건강관리서비스의 구분이 모호해 일선 의료현장의 혼란과 갈등만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무엇보다 이 법안은 국민의 건강증진, 질병예방, 건강관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처사이자 보편적 복지를 통해 채워나가야 할 공공의 영역을 시장에 통째로 넘기겠다는 야만적 발상이라고 성토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와 보건의료단체연합, 사회보험노조 등 보건의료계 시민사회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공공영역의 사업을 축소하고 대신 영리기업의 이익을 확대하려는 의료민영화 조치라고 강력 반발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치료행위를 제외한 모든 의료행위를 건강보험에서 제외하는 지금까지 본 의료민영화 법안 중 가장 황당하고 노골적인 법안”이라고 비난했다.
우 정책실장은 “이 법대로라면 민영보험사를 포함한 사기업이 개인의 가장 민감한 질병정보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면서 “재벌보험사가 건강관리서비스 기업을 직간접적으로 운영하게 될 게 번하다”고 주장했다.
의협 "성공 가능성 미미"…약사회 "법안대로는 안돼"
◇의약계 반응=의사협회는 법안 자체에 부정적인 의견이지만, 실제 건강관리서비스 사업이 허용되더라도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건강관리서비스를 도입하려면 투자개방형의료법인과 원격의료를 먼저 해결한 다음에 제안돼야 한다”면서 “의사협회는 원격의료에 대해 반대하고 있지만 이들 선행과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법안을 들고 나온 것은 앞뒤가 뒤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의 경우 2008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데 실적이 매우 미비하다”면서 “미국을 제외하고는 성공한 나라가 없었던 것처럼 한국에서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원표 내과개원의협회장은 상당, 교육 등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하지만 산업화나 수익창출 효과에 치중할 경우 비용증가로 인한 국민부담 가중, 의료 질 저하, 의료의 남용과 오용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특히 “서비스의 대부분이 의료행위에 포함되기 때문에 의료기관이나 의사, 한의사에 한해 개설허가를 받도록 하고 일차의료기관 활성화와 대규모 병원의 독점을 막기 위해 대기업, 대규모 병원의 참여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석화 서울의대 교수는 “의료기 질병치료에서 건강관리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국가차원의 건강관리서비스 법안이 마련된 것은 환영할한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약사회 또한 의사협회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약사회 관계자는 “현재 발의된 형태의 제도 추진안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서비스요원에 약사가 배제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실 약사회는 2008년 건강관리서비스 논의가 개시되자 ‘건강관리약국’을 통해 약국으로 제도를 유인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해왔었다. 하지만 정작 건강관리서비스 제도화 논의과정에서 정부는 약사회를 배제시켰다.
야당 "우회적 의료민영화 전략" 반대론 확산조짐
◇국회=야당 의원실도 시민단체들과 비슷한 관점에서 반대입장에 서있다. 박은수 민주당 의원실과 곽정숙 민노당 의원실은 오는 16일께 이 입법안을 비판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박은수 의원실 관계자는 “우회적인 의료민영화 전략에 다름 아니다”면 “지금은 아직 공론화가 안됐지만 추후 당론으로 반대입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불신을 나타냈다.
곽정숙 의원실 관계자 또한 “공공의료를 확대해야 할 정부가 의료서비스의 일부 영역을 떼어내 아예 민간에 넘기겠다는 것”이라면서 “의료산업화의 결정판이자 공공의료에 대한 정책의 책임을 표기한 입법”이라고 비난했다.
여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공동발의 서명을 제안받았는데 논란 소지가 많아 거절했다”면서 “제정논의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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