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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제 '프로포폴' 마약류 지정 공방

  • 이탁순
  • 2010-07-14 18:19:53
  • 경찰.소비자 "지정 서둘러야"…제약 "용량-횟수제한 충분"

[프로포폴 관리방안 토론회]

14일 제약협회에서 열린 '프로포폴' 관리방안 토론회 모습.
"다른 약은 없고 '#프로포폴'만 잔뜩 있는 병원도 있다." "심지어 프로포폴 환자를 대상으로 성폭행을 일삼고 있다는 제보도 들어와 있다"

수면 마취제로 사용하고 있는 '프로포폴'에 대한 마약류 지정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프로포폴이 마약 성분은 아니지만, 이미 오남용으로 의존성이 마약보다 심각하다는 증언이다.

14일 제약협회에서 열린 '프로포폴 관리방안 토론회'에서는 프로포폴 오남용 심각성과 이에 대한 관리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오는 8월 말 또는 9월 초로 예정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최종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프로포폴이 그 의존성으로 인해 이미 관리범주에서 벗어났다며 그 심각성을 경고했다.

노연근 인천남동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은 "병원을 압수수색해 보면 기본적으로 50만원 이상 프로포폴을 맞는다"며 "일례로 한달 약값으로 3000만원 이상이 넘어 환자 애인이 신고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노 팀장은 작년과 올해 인천지역에서 프로포폴과 관련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또한 "병원에는 프로포폴 외에는 발견된 약품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진료차트에 기록이 돼 있고, 의료인이 시술한 것이라 이걸 통제할 방법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포폴이 다른 마취제와 달리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닌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받아 의료인의 사용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범위가 작기 때문이다.

권도훈 국립부곡정신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32세 치과의사의 프로포폴 중독사례를 들며 "마약중독자 2000여명을 상대했는데, 의존성만 놓고 보면 프로포폴이 제일 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의사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도 중독자들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럼에도 식약청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가 향정신성의약품 지정이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재현 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프로포폴은 장점이 많은 좋은 약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하지만 마약에 버금가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오남용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빨리 법적인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이사는 또한 "프로포폴의 부작용은 마취로 인한 혈압하락과 무호흡 상태 지속"이라며 "일반 의원에서는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이 적어 반드시 마취 교육을 받았거나 그에 준하는 사람이 프로포폴을 갖고 시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위원은 "일부 의사들이 제대로 된 용법용량 지키면 문제없다고 하지만 프로포폴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반드시 마약류로 지정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부분 토론자들이 프로포폴의 마약류 지정에 대해 사회적 차원에서 고려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를 제조하는 제약사와 의사협회 관계자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유병기 동국제약 상무는 "향정으로 묶이게 되면 원료 수입이나 완제품 수출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다"며 "향정으로 지정하기보다는 의약품 본래 목적에 맞게 양이나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현철 의사협회 의사도 "결국에는 사용량이 문제"라며 "양이나 회수를 제한하고, 의료기관 스스로 이를 관리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스스로 지켜나가기엔 이미 사회적 문제로 발전했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노 팀장은 "인천에 있는 한 병원에는 매일 아침부터 프로포폴을 맞기 위해 10여명이 줄을 서고, 이들은 하루종일 약을 맞는다"며 "현실에서는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 팀장은 "심지어 경찰에 프로포폴 투여 환자를 대상으로 강간과 성매매, 강제추행을 했다는 충격적인 제보도 들어왔다"며 "하지만 환자 역시 환각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 기억을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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