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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응급약국, 새벽 2시 이후 '개점휴업'

  • 박동준
  • 2010-07-27 08:00:38
  • 운영 일주일만에 피로감 호소…"이대로 안된다" 비판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 긴급 점검]

지난 19일부터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심야응급약국 운영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약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약국은 새벽 2시 이후 약국을 방문하는 환자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 등을 들어 심야응급약국 숫자 늘리기식보다는 현실적으로 장기적 운영이 가능한 형태로 조속히 시범사업의 방향을 변경해야 한다는 비판들을 쏟아내고 있다.

"심야응급약국, 혼자서 감담 못한다"…지원책 마련 호소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 시행이 일주일여를 지나면서 새벽 6시 운영 지정 약국들 사이에서는 정부나 약사회 차원의 별도 지원이 없는 현재 형태로는 시범사업 기간을 채우기도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기존 24시간 약국 외에 새롭게 심야응급약국으로 지정된 약국의 경우 개별 약사가 운영의 상당부분을 떠안으면서 경제적, 육체적 부담으로 인해 장기적인 심야응급약국 지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서초구약사회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김종환 회장이 심야응급약국을 책임져 왔지만 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면서 회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새로운 운영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일단 운영을 시작했지만 근무약사와 심야시간대 약사를 지원할 종업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구약사회 차원에서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지역 심야응급약국을 책임지고 있는 이원일 경남도약회장도 "시범사업 기간 동안은 어떤 행태라도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없이는 시범사업 이후를 장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새롭게 심야응급약국 운영에 참여한 은평구약 정웅 약국위원장 역시 "사명감도 좋지만 지원책 없이는 장기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지금이라도 일선 약사들이 지치지 않도록 조속히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별 약국을 지정해 회원들이 당번제로 심야응급약국 근무를 하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약사회도 해당 약국 약사가 더 이상의 장소 임대에 난색을 표하면서 새로운 장소를 물색 중에 있다.

해당 약국 약사는 "매일 밤 당번을 서는 약사들에게 인수인계를 해주면서 일주일 동안 개인시간을 전혀 가지지 못했다"며 "더 이상 장소 임대가 힘들다는 의사를 약사회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새벽 2시 이후 심야응급약국 방문 환자 사실상 전무"

수약국은 최근 더 이상의 심야응급약국 장소 임대가 어렵다는 의사를 약사회에 전달했다.
특히 이들 약국들은 일주일 동안의 운영현황을 토대로 새벽 6시까지 개문하는 심양응급약국 운영 형태에 상당히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데일리팜이 심양응급약국 9곳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들 약국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밤 10시~12시에 집중돼 있었으며 12시~2시에는 2~3명, 이후에는 약국을 찾는 고객이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김유곤 약사가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부천시의 바른손약국 역시 심야시간대 방문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2시 이후 방문객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은평구 제이팜약국 역시 새벽 2시까지는 2~3명 정도의 방문이 있었지만 이후에는 발길을 끊어졌으며 일부 방문객들은 투약보다는 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었다는 것이 정웅 위원장의 설명이다.

임원 약국을 임대해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마포구약의 양덕숙 회장도 "일주일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밤 9시~새벽 2시까지는 20명 정도의 환자가 있었지만 이후에는 전혀 없었다"며 "새벽 2시까지만 운영을 해도 비난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동작구 노들약국측은 "심야시간대 이용객이 하루에 1~2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보건소에서도 최근 약국을 방문해 새벽 2시까지만 운영이 이뤄지도 무방할 것 같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말했다.

수원시약 관계자도 "일평균 심약시간대 방문객은 6명 정도였으며 이 가운데 12시~새벽 2시가 4명, 나머지 시간대는 2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새벽 2시까지 운영해도 충분"…심양응급약국 운영형태 변경 요구

이로 인해 이들 약국들은 약사회가 무리하게 심야응급약국을 늘리기 보다는 거점별로 새벽 6시 운영 약국을 지정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새벽 2시 약국을 확대하는 형태로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원일 경남도약 회장은 "심야응급약국 이용객 현황을 고려했을 때 새벽 6시 운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새벽 2시까지만 약국을 운영 하더라도 의약품 구매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종환 서초구약 회장도 "서울의 모든 구약사회가 새벽 6시 약국을 운영하기 보다는 권역별로 새벽 6시 운영 약국을 지정하고 새벽 2시까지 운영하는 약국을 보다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지역민들의 접근성이 취약한 의약품 취급소에서 확보된 이용현황 자료로는 자칫 시민단체로부터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약사회의 신중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때문에 심야응급약국으로 지정돼 운영을 지속하고 있는 이들 약사들은 일제히 의약품 취급소 등과 같은 형태로 심야응급약국이 운영되는 것에 상당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구약사회장은 "주민들의 접근성이 저하되는 의약품 취급소에서 나온 자료를 통해 심야시간대 일반약 구매 요구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시민단체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반약 약국 외 판매의 경우 대로변의 편의점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무조건 숫자만 늘리기 보다는 주민들의 접근성과 구매 요구도를 심도있게 분석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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