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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급여축소 정지, 공공복리에 영향"...뒤집힌 논리 왜?

  • 천승현
  • 2025-09-24 06:20:08
  • 서울고법, 집행정지 기각 사유로 "효력정지시 중대한 영향"
  • 1년 전 집행정지 인용 때와 반대 논리...소송 결과 기울자 사유도 변경
  • 제약사들, 본안소송서 절차적 하자·재량권 일탈 남용 등 모두 기각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 급여 축소 집행정지 기각은 시행을 중지하면 공공복리에 중대한 미칠 우려가 있다는 재판부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년 전 집행정지를 인용할 때와 정반대의 논리가 제시됐다. 이미 행정소송 본안소송에서 제약사들이 주장한 선별급여 부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집행정지 필요성도 기각됐다. 제약사들은 본안소송에서 콜린제제 급여축소 부당성을 납득하기 위해 다양한 주장을 펼쳤지만 재판부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급여축소 효력 정지시 공공복리에 영향"...1년 전 집행정지 인용 때와 정반대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0-1행정부는 대웅바이오외 12인이 청구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약제) 일부개정고시 집행정지 청구를 기각했다. 제약사들은 지난달 콜린제제 급여축소 행정소송 항소심 패소 이후 급여 축소를 대법원 판결까지 중단해달라는 집행정지를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집행정지 사건의 결정문을 보면 재판부는 “이 사건 고시로 인해 신청인들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고시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라고 판단했다.

대웅바이오 등의 콜린제제 급여축소 집행정지 청구의 기각 사유로
대웅바이오 등은 “상고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고시의 효력을 정지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라고 봤다.

대웅바이오, 대원제약, 삼진제약, 경동제약, 동광제약, 환인제약, 영진약품, 대화제약, JW중외제약, 킵스바이오파마, JW신약, 넥스팜코리아 등이 해당 집행정지 사건에 참여했다.

종전 집행정지 결정과 정반대의 논리와 결과다.

지난해 6월 서울고등법원 제9-1행정부는 종근당 등 제약사 19곳과 개인 6인이 청구한 콜린제제 급여축소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콜린제제 급여축소의 효력을 고시 취소 청구 사건의 판결 확정시까지 정지한다고 판결했다.

종근당, 한국프라임제약, 서흥, 알리코제약, 국제약품, 명문제약, 제뉴파마, 한국파마, 신풍제약, 경보제약, 유니메드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동국제약, 삼천당제약, 위더스제약, 고려제약, 마더스제약, 다산제약, 성원애드콕제약 등 19곳이 급여 축소 집행정지 인용 결정을 받았다.

종근당 등의 콜린제제 급여축소 집행정지 인용 사유로
당시 재판부는 “처분 집행으로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라고 판단했다.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게 재판부가 내놓은 집행정지 인용 배경이다.

재판부는 콜린제제 급여축소 시행으로 제약사들이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집행정지가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1년 만에 콜린제제의 효력이 정지되면 오히려 공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반대 견해를 개진했다.

재판부가 연이어 콜린제제 급여축소 취소소송에서 정부 손을 들어주면서 처분 집행정지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020년 8월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가 콜린제제를 사용할 경우 약값 부담률을 30%에서 80%로 올리는 내용을 담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 개정고시를 발령했다.

소송은 법률 대리인에 따라 2건으로 나눠서 제기됐다. 법무법인 세종이 종근당 등 39개사와 개인 8명을 대리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무법인 광장은 대웅바이오 등 39개사와 1명의 소송을 맡았다. 종근당 그룹은 지난 2022년 7월 1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고 항소심에서도 지난해 5월 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종근당 등은 지난해 6월 상고심을 제기했고 지난 3월 대법원에서도 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대웅바이오 그룹은 지난 2022년 11월 패소 판결을 받은 이후 항소심을 청구했고 지난달 2심에서도 패소했다.

제약사들, 급여축소 취소소송 전패...절차적 위법성·재량권 일탈 남용 등 모두 기각

콜린제제 급여축소 취소소송 판결문을 보면 제약사들이 부당하다고 주장한 논리는 모두 기각됐다.

지난 3월 13일 선고된 종근당 그룹 사건의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제약사들이 주장한 절자적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약사들은 콜린제제의 선별급여 대상 지정은 요양 급여대상으로서의 지위가 박탈된 것에 해당하기 때문에 약제의 요양급여대상 여부 직권조정에 관한 요양급여기준규칙에 따라야 하는데 정부는 다른 기준과 절차를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요양급여 대상 약제를 선별급여 대상으로 변경하는 것을 비급여대상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제약사들이 콜린제제의 선별급여 변경 과정에서 절차적 권리를 침해 당했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보건당국이 제약사들에 사전통지와 의견제출 기회, 이의신청 기회까지 보장했다는 점을 들어 절차적 하자가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대법원에서는 콜린제제의 선별급여 대상 지정의 실제적 요건 충족에 대해서도 “행정청이 국민 건강을 보호·증진하고 보험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전문적인 판단을 했다면 그 판단은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돼야 한다”라는 이유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콜린제제의 재량권 일탈·남용 지적에 대해서도 “이 사건 고시가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되고, 약제의 일부 질환에 대한 본인부담률을 80%로 정한 것이 침해 최소성이나 법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일축했다.

대웅바이오 그룹의 2심 판결에서도 절차적 하자, 실체적 하자, 선별급여 요건 미충족, 재량권의 일탈·남용 등의 문제가 제기됐지만 재판부는 모두 기각했다.

제약사들은 종근당 그룹의 대법원 판결에서 언급되지 않은 대체약제 관련 문제를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약제급여위원회 회의 자료에서 콜린제제의 대체약제로 제시된 니세르골린 등은 경도인지장애 허가를 받지 않았다”라면서 “아세틸엘카르니틴과 옥세라세탐은 허가가 취소됐다”라고 설명했다.

아세틸엘카르니틴과 옥시라세탐은 콜린제제의 급여 축소 결정 당시 콜린제제의 대체약제로 지목됐다. 아세틸엘카르니틴은 ‘일차적 퇴행성 질환’ 또는 ‘뇌혈관 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 질환’에 사용하도록 허가 받았다. 옥시라세탐은 알츠하이머형 치매, 다발경색성 치매, 뇌기능부전으로 인한 기질성 뇌증후군 등으로 인한 인지장애의 개선 용도로 허가받았다.

하지만 아세틸엘카르니틴와 옥시라세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재평가 결과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아세틸엘카르니틴은 2022년 적응증이 모두 삭제됐고 옥시라세탐은 2023년 사용이 중지됐다. 콜린제제의 대체약제로 지목된 의약품이 사라졌기 때문에 콜린제제의 급여가 유지돼야 한다는 게 원고 측의 주장이다.

제약사들은 시티콜린, 이부딜라스트, 이펜프로딜, 니세르골린 등 대체 약물로 제시된 다른 성분 의약품의 허가사항에 경도인지장애가 포함되지 않아 대체약제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제약사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보건당국 측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대체 가능성의 평가 척도로 ‘선택 가능한 동일 목적의 급여 항목의 유무’만을 요구할 뿐 식약청의 허가사항의 상세내역까지 동일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라면서 식약처의 허가사항이 달라도 대체약제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체 가능성에 관한 판단에 대해서는 고도의 의료·보건상 전문성이 필요하므로 보건당국이 전문적인 판단을 했다면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없는 한 존중돼야 한다”라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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