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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징계요구권 '양날의 검'…"자율정화 의지 관건"

  • 박동준
  • 2011-03-11 06:44:25
  • 국회, 약사법 개정안 의결…윤리위원회 구성에도 관심

지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윤리기준 위반 약사들에 대해 대한약사회에 징계요구권을 부여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비윤리적 행위를 자행하는 약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약사회가 자율정화 의지를 확고히 하지 않는 이상 징계요구권이 실효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약사회에 '징계요구' 법적 권한 부여…윤리위에 외부인사 참여 관심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약사법 개정안

제11조(약사회)

⑤ 약사회는 제79조의2에 따른 자격정지 처분요구에 대한 심의·의결을 위하여 윤리위원회를 둔다. ⑥ 윤리위원회의 구성,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79조의2(약사회 및 한약사회의 자격정지 처분 요구 등)

약사회 또는 한약사회의 장은 약사 또는 한약사가 제79조제2항제1호 중 윤리기준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약사회 또는 한약사회의 윤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요구할 수 있다.

약사법 개정을 통해 약사회에 회원들에 대한 자격정지 처분요구권이 부여되면서 약사회의 자율정화 활동에는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번 약사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의결된 것이지만 본 회의 통과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약사회의 징계요구권 확보는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현재도 약사회 윤리규정 제5조에는 징계 대상자에 대해 복지부 장관이나 관계기관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내부규정과 약사법에 명시된 권한의 무게감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징계요구권이 약사법 모법에 명시되면서 약사회는 복지부에 윤리기준 위반 회원에 대한 적극적인 자격정지 처분을 요청할 수 있으며 관계 당국도 약사회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내부 윤리규정에 따른 행정처분 요청은 그 동안 복지부 입장에서 보면 관련 단체의 민원 수준 정도였다"며 "징계요구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되면서 복지부도 이를 가볍게 다룰 수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이번 약사법 개정은 약사회 윤리위원회 구성 및 운영을 대통령령에 규정토록 하면서 그 동안 내부인사들로 구성됐던 조직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그 동안 회원에 대한 제재 보다는 포상을 심의하는 기구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윤리위원회에 외부 인사들이 참여할 경우 윤리기준 위반 행위에 대한 자격정지 처분 요구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실제로 국회 전문위원실은 이번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윤리위원회가 의료인만으로 구성되는 경우 자율규제의 객관성·공정성·신뢰성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관련 공무원 등 외부 인사 참여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약사회 불법행위 정화 의지 없이는 징계요구권도 '유명무실'

다만 이 같은 약사법 개정을 비윤리적 약사행위 근절 및 예방이라는 효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약사회 내부의 자율정화 의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약사회가 법적인 근거를 갖춘 징계요구권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행사하지 않는다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약사회의 의미 부여와 달리 일선 회원들이 징계요구권 확보의 실효성을 반신반의 하는 것도 그 동안 약사회의 자율정화 활동이 소리만 무성한 채 흐지부지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MBC 불만제로를 통해 약국 무자격자 문제가 방송되면서 대한약사회는 무자격자 근절 계획까지 발표하는 등 자율정화 목소리를 높였지만 실제 해당 약사에게 내려진 조치는 자체징계 수위 가운데 가장 낮은 '경고' 및 재발방지 요청이 전부였다.

한 시·도약사회 임원은 "권한으로 보면 직접적인 징계권을 부여받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결국은 징계요구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그 동안 윤리위원회의 활동이 다소 미진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징계요구권 확보를 계기로 자율지도 활동을 적극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약사회 박상룡 약사지도이사는 "자격정지 처분 요구권이 법에 명시되면서 회원들도 경각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전과 같이 흐지부지하게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회원 징계요구권은 양남의 검"…내부 분열 초래 우려도 제기

더욱이 일각에서는 약사회에 부여된 징계요구권이 신상신고 미필 회원을 비롯해 소위 괘씸죄에 걸린 회원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약사회 윤리위원회의의 선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징계요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도약사회 부회장은 "징계요구권 확보는 약사회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회원들에게는 약사회가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철마다 약사회가 반으로 분열돼 싸우는 상황을 보면 자칫 징계요구권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는 양날의 검"며 "윤리위원회의 선명성,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 대해 약사회는 징계요구권 확보는 약사 사회 내의 비윤리적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것으로 편파적으로 운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상룡 약사지도이사는 "회비 납부 등 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도 권리만 내세우는 회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징계요구권 확보는 약사직능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발본색원하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이사는 "약사회는 이미 자율지도권이 회수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시·도약사회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겠지만 개인적 용도로 활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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