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마약을 팔다 '메사돈 파동'
- 정웅종
- 2011-09-17 06: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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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2 1965년 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한 실험실. 이창기 약무사가 시중에서 수거한 진통제 '셀파디 메독신'에서 특정성분을 검출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국립보건원에서 '이(異)물질'로만 명명된 성분의 정체를 밝혀야 했다. 치안당국에서 실험을 의뢰한 의약품 종류만 해도 항히스타민제 천식치료제, 자율신경안정제, 비타민제 등 다양했다.
#상황3 1964년 어느날 'o' 제약회사 공장. 직원들이 창고에서 특정성분의 액체 드럼통을 가져와 진통제 배합과정에 쏟아 부었다. 회사 직원들은 이 드럼통을 '메사돈'이라고 불렀다. 비슷한 시각 이 회사 간부는 두툼한 돈봉투를 들고 도청 약무계장과 국회 보사위 소속 국회의원을 만나러 갔다.
1965년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던 '메사돈 파동'을 당시 기사를 통해 가상으로 재구성 해 봤습니다.
'메사돈 파동'은 제약회사들이 합성마약을 넣은 의약품을 팔아 수만명의 평범한 사람들을 마약 중독자로 만들었던 사건을 말합니다.
기업윤리를 내팽개친 제약회사, 보건사회부의 부패한 공무원, 뒤를 봐주던 썩은 정치인이 얽히고 설켜 벌인 희대의 사건이죠.
메사돈(Methadone)은 헤로인이나 모르핀 중독의 치료용으로 쓰이는 합성마약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에서 모르핀 대용으로 개발한 진통제인데 이게 당시 60년대 진통제 등 의약품에 함유된 채 유통됐습니다.

'메사돈 피해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 무안군의 도서지방과 해남, 완도, 영산포 등지, 광산촌인 강원도 평창, 영월, 정선, 홍천 그리고 어촌인 묵호, 주문진 등 무의촌 등지로 밝혀졌다. -(중략)- 메사돈이 섞인 부정진통제가 나돌면서부터 이 합성마약 메사돈의 중독자로 전락, 흑산도, 무안군 같은 곳은 군민의 약 30%가 중독자가 됐다고 한다.' [1965년 6월15일자 경향신문]
메사돈 파동은 여론화 된 것은 1965년 5월7일입니다.
국립보건원에서 이(異)물질이라고만 넘어온 의약품의 성분이 합성마약인 메사돈이라는 것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한 젊은약사 연구원인 이창기(당시 31세)씨가 밝혀내면서 부터입니다.
마약 중독자가 갑자기 늘어나게 된 진실이 밝혀진 순간이었죠.

밀수조직, 공무원, 유통업자 등 66명이 쇠고랑을 찼고 이 파동 속에서 굵직한 제약회사 20곳이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보사부장관부터 약무국장까지 보건관리 7명도 옷을 벗어야 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메사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특별지시를 내릴 정도 였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최근 물의를 일으킨 합성마약 메사돈 사건을 철저히 조사토록 내각에 지시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온 국민이 국산약품을 마음놓고 사먹을 수 있도록 검사제도를 강화할 것까지도 아울러 지시했다.' [1965년 6월18일자 동아일보]

당시 서울의 한 제약회사 관리약사가 마약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했고 이 합성마약의 원료를 유명 제약회사들이 서로 공급하며 기괴한 약물을 팔았던 것입니다. 허가를 담당하던 공무원, 뒤를 봐줄 정치인에도 뒷돈을 대주면서 말이죠.
아이러니한 것은 합성마약의 기술을 만든 이도 약사고, 그 성분을 밝혀낸 이도 약사라는 점입니다. 두 약사의 차이점은 '윤리와 양심'이 있느냐 없느냐 차이였겠죠.
'얼마 만큼의 메사돈이 만들어졌는지 또 당국은 그 중독자가 5만이라지만 아직껏 전라도 도서지방이나 강원도 산골에서는 시시각각으로 이 마약이 번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과연 그 중독자가 얼마나 되는지 측량할 길도 없이 -(후락)-' [1965년 12월7일자 경향신문]

이번 주 메사돈 파동의 단초는 한 독자분께서 알려주셨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다음 주에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지고 찾아 오겠습니다.
*뉴스검색은 네이버의 [뉴스라이브러리]를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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