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깜깜이’ 약가인하 혼란, 언제까지 반복할까
- 김지은 기자
- 2025-12-17 06: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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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4000여개 품목의 보험약가 상한 금액 인하 단행이 임박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지자체, 관련 기관, 단체 등에 내달 1일 자 약가인하 시행에 따른 한시적 서류상 반품 인정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이번 공문이 발송되고 제약,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약국가에서는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공문 내용에 ‘약 4천여개 품목의 보험약가 상한 금액 인하 예정’이라는 표현이 기재된 만큼,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 어떤 대비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복지부가 예고한 내달 1일 시행까지 보름도 채 안남았지만 현장에서는 대상 품목이나, 정확한 품목수, 인하율 등 어떤 정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는 그간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돼 왔다. 복지부는 특정 일자에 적게는 수백개에서 많게는 수천여개 품목의 약가인하 고시를 발표했으며, 통상 고시는 시행일에 임박해 진행돼 왔다.
고시가 나기 전까지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대상 목록이나 인하율 등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깜깜이’ 약가인하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이런 ‘깜깜이’ 식 약가인하 단행은 현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제약사의 경우 생산 리드 타임과 재고 정책을 조정하기 힘든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유통업계는 시행일이 임박해서야 대규모로 가격 수정이 확정되면 출고가나 반품 가격, 재고 평가 등 시스템 조정과 서류 작업이 일시에 급증하는 현상을 겪게 된다. 반품 기한이나 기준도 제약사 별로 제각각인 상황에서 업체 별로 처리 방식이 달라 혼선이 클 수 밖에 없다.
약국은 또 어떤가. 고시일과 시행일의 간극이 짧은 탓에 재고 파악이나 청구 대비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청구 오류가 발생하거나 제때 반품 처리를 하지 못해 경제적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까지 반복되는 현실이다.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단발성으로 대상 목록을 사전에 공개하거나 서류상 반품을 한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는 근시안적 대책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대규모 인하 때마다 반복되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대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현장에 혼란이 예상되는 규모가 큰 약가 조정 시에는 인하 예정 품목과 인하율 등을 고시 전에 공개해 제약, 유통, 약국 모두 체계적으로 대비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더불어 고시와 시행일 사이 간극을 넓힐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필요해 보인다. 현장에서 재고, 청구, 정산 시스템 등을 조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은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제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약가인하는 건강보험 재정과 산업 정책 간 균형을 맞춰가야 할 중요한 부분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깜깜이’ 제도 시행은 현장 혼란을 넘어 국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반복되는 혼선과 혼란을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 신뢰도와 현장의 불신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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