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결여된 슈퍼판매 설문조사, 의미없다"
- 이탁순
- 2011-10-05 06: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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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영향도 미미할 것…의약품 특수성 감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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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은 전화 설문조사를 통해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4일 밝혔다.
올해 들어 두번째 실시되는 '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에 관한 여론조사다.
지난 1월 소비자원도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1.2%가 일반의약품(OTC)의 약국 외 판매에 찬성한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 설문조사는 국책연구기관이 외부에 맡기지 않고 직접 수행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여론조사의 신뢰성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공통점은 민감한 시기에 발표했다는 것과 안전성은 접어둔 채 편의성에 방점을 찍은 설문조사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존 의약품 슈퍼판매에 반대했던 세력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오히려 편파추진에 대한 정부 책임론만 더해지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보사연에서 직접 실시했다. 당시는 복지부 국정감사가 한창이던 시기로, 슈퍼판매 찬반여론이 뜨거울 때였다.
더욱이 여론조사가 끝나고 다음날인 30일 정부는 가정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런 점을 볼 때 이번 설문조사는 정부 입맛에 맞게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기획설문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사연은 "이번 설문조사는 상급부처 지시없이 보사연 단독으로 수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보사연 관계자는 "보사연은 국민들이 주목하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자체 예산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번 설문조사도 특별한 목적보다는 이러한 점을 반영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목적이 어떻든간에 이번 설문조사는 슈퍼 판매 처리 당사자인 국회에 일정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국민이 원하는데, 약사 눈치만 보고 있다는 언론의 압박용으로 손쉽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여당 한 관계자도 "(이번 여론조사가)분명 국회에 압박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위원회 소속 야당 관계자 역시 이같은 영향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입장에 크게 영향를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현재 슈퍼판매에 반대입장을 보이던 의원들도 처음엔 찬성한다는 쪽도 많았다"며 "하지만 정책 추진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 및 합리성이 결여됐다는 판단 하에 지금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슈퍼판매 찬반논리를 떠나 절차적 하자를 문제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또 "의원들이 모두 약사 눈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일부 의원들이 판단을 유보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현재 입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여론조사 자체가 형평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약품 약국 외 판매로 인한 부작용 등 안전성 설명은 접어둔 채 편의성만 강조한 설문이다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 문항을 보면 의약품 약국 외 판매로 인한 우려점은 소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가정상비약을 일러주면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처방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약"이라며 안전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은근슬쩍 설명하고 있다.
앞서 국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런 식으로 설문을 하면 전문약도 약국 밖으로 빠져야 한다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의약품 특수성을 감안해 안전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약사회 관계자도 "접근성 위주로 진행한 설문 결과는 의미가 없다"며 "아마도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해사례 등을 제대로 공지했다면 답변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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