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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철수와 적응증 승계…진화하는 코프로모션 전략

  • 제네릭에 특정 적응증 양도하는 새 협업모델 등장
  • 한국AZ, 포시가 허가 취하…심부전 적응증은 HK이노엔 '다파엔'에 승계
  • 다파엔, 사실상 오리지널 지위 획득…HK이노엔, 당뇨 시장 영향력 확대
  • 한국AZ, 치료 공백 최소화…시장 잔류 직듀오·시다프비아와 시너지 유지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다국적제약사가 국내 시장에서 신약을 철수하면서 제네릭에 특정 적응증을 양도하는 새로운 협업 모델이 등장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한국 시장 철수가 예고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허가를 자진 취하하고, 동시에 오리지널에만 있던 만성심부전·만성신장병 적응증을 파트너사인 HK이노엔 ‘다파엔’에 승계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신약의 시장 철수로 인한 환자 치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고, HK이노엔은 제네릭에 오리지널의 옷을 입힘으로써 관련 시장에서 처방실적 상승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 쪽에 이득인 거래라는 분석이다.

HK이노엔 '다파엔' 오리지널 적응증 장착…당뇨시장 영향력 확대 전망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포시가정의 국내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동시에 포시가의 만성심부전과 만성신장병 적응증을 HK이노엔 다파엔에 승계했다. 포시가 임상 자료를 HK이노엔에 허여하는 방식이다.

다파엔의 급여기준 또한 기존의 포시가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적응증으로만 놓고 보면 다파엔이 오리지널의 지위를 획득한 셈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HK이노엔 모두에게 이득인 거래로 풀이된다. HK이노엔 입장에선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가 기대된다.

이 시장은 장기간 1위 제품으로 자리하던 포시가의 변화와 함께 최근 크게 요동쳤다. 작년 4월엔 포시가의 특허가 만료되며 제네릭이 대거 발매됐다. 이어 12월엔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포시가의 국내 철수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포시가의 처방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포시가의 처방액은 113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22% 감소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공급 중인 재고 물량이 소진되면 추가로 제품을 공급하지 않을 계획이다. 2분기 이후 더욱 큰 폭의 처방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포시가 제네릭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지난 1년간 빠르게 성장했다. 작년 2분기 본격적으로 발매되기 시작한 포시가 제네릭은 올해 1분기 합산 102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48%까지 확대됐다.

다만 HK이노엔 다파엔은 다른 제네릭 제품과 비교해 만족스런 실적을 내지 못했다. 1분기 다파엔의 처방실적은 3억5900만원이다. 10억원 내외 처방액을 기록한 보령 ‘트루다파’, 한미약품 ‘다파론’을 비롯해 60여개 제품 가운데 9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제네릭 제품에는 없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적응증을 장착함으로써 처방실적 확대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SGLT-2 억제제를 비롯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포시가 제네릭들은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만 적응증이 허가됐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추가 임상을 통해 획득한 만성심부전·만성신장병 용도로는 사용하지 못한다. 만성심부전과 만성신장병 관련 적응증은 별도의 용도특허로 보호되고 있다.

한국AZ, 환자 치료 공백 최소화…처방현장 포시가→다파엔 스위칭 관건

한국아스트레제네카 입장에도 긍정적인 결정이라는 평가다. 본사 차원의 결정으로 포시가의 한국 시장 철수가 결정된 상황에서, 환자 치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한국 시장에서 포시가 철수를 결정한 이후로 제약업계에선 포시가의 공백으로 인해 국내 만성심부전·만성신부전 환자의 치료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보건당국과 국내 만성심부전·만성신장병 환자의 안정적인 치료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결국 HK이노엔에 포시가 임상자료를 허여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말 HK이노엔과 다파글리플로진 기반 복합제인 직듀오·시다프비아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포시가의 한국 철수 전까지 국내 유통을 HK이노엔이 담당하기로 계약했다. 이러한 인연을 바탕으로 양사는 포시가의 적응증을 다파엔에 승계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시장에 남는 패밀리 제품과의 시너지 측면에서도 매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포시가의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다파글리플로진 기반 복합제인 직듀오와 시다프비아는 남기기로 했다.

만약 적응증 양도 없이 포시가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경우 직듀오·시다프비아 등 패밀리 제품과의 시너지가 저해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다파엔에 적응증을 양도하는 형태로 사실상 오리지널 제품을 잔류시키면서, 패밀리 제품과의 연속성을 기존대로 유지하는 구색을 갖췄다. 동시에 시장 혼란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에선 오리지널 제품의 적응증이 제네릭 제품으로 승계된 첫 사례라는 점에 관심을 기울인다. 대형 오리지널 제품의 한국시장 철수 결정 자체가 이례적인 상황이라, 임상자료 허여를 통한 적응증 승계도 처음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관건은 다파엔에 대한 처방현장에서의 선호도다. 내분비 영역의 경우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오리지널 약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경향이 있다. 다파엔이 오리지널의 적응증을 장착했지만, 처방현장에서 이를 오리지널 약물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HK이노엔은 포시가을 다파엔으로 스위칭하는 데 영업·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파엔의 약가는 1정당 393원으로, 포시가의 734원 대비 53.5% 수준이다. 2분기 이후로 포시가를 성공적으로 대체하더라도 분기별 처방실적은 50억~60억원 규모가 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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