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6-01-14 01:14:28 기준
  • #데일리팜
  • GC
  • 약국
  • 제약
  • 판매
  • #약국
  • 체인
  • V
  • 급여
  • 신약
피지오머

"약국이 무슨 죄냐…할일 태산인데 준비는 막막"

  • 김지은
  • 2012-03-07 12:20:00
  • 약국가, 재고정리·반품·차액보상 준비에 '진저리'

반품 위해 집까지 가서 낱알 세는 약사

"하루 소요되는 약값만 1억원인데 반품정산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약국에 돌아오는 손해는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약가인하 품목 리스트가 나온 후 약국 마치고 집에까지 낱알 재고약을 가져 와 세고있는 형편이다."

4월1일 약가인하를 20여일 앞둔 현재 약국가는 이미 반품문제로 제약사, 도매상들과 실랑이가 시작됐으며 재고정리와 차액보상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진 상태다. 약사회 등 단체가 움직인 다지만, 그것만 믿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일선 약사들의 이야기다.

실제 재고정리로 인한 약국들의 업무과중도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약가인하에 따른약국가의 준비 실태와 문제점 등을 점검해 보았다.

◆대형병원 문전약국가=서울 아산병원 H문전약국 약국장은 지난 한달 동안 4월 약가인하 품목 리스트 공개에 온통 신경이 가 있었다.

약국에서 자체적으로 정리한 재고약 품목 리스트
이를 반영하듯 기자가 약국을 찾은 2일, H약국 컴퓨터 모니터 일부에는 '4월 상한금액 인하예정 기등재품목 현황표'가 띄워져 있었다.

실제 하루 1억원, 한달 20~30억 가량을 의약품 구입비로 쓰고 있는 대형병원 문전약국가에는 이번 '쓰나미 급' 약가인하가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500여개가 넘는 인하 품목들이 약가인하 한달을 앞둔 시점에서 제시된 만큼 재고정리와 반품 정산으로 오는 업무과중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L약사는 도매상과 제약사들이 꺼리고 있는 낱알반품 문제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L약사는 "현재 낱알반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자동조제기 한 대에 들어있는 약만해도 2000~3000만원 정도며 기계도 약국당 최대 4~5대가 된다"며 "낱알반품이 안되면 약국들은 기계 속 약뿐만 아니라 사용 중이던 약의 피해액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약사와 도매업체가 차액보상 문제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 역시 대형병원 문전약국에는 고민거리다.

차액정산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 금액이 적지 않아 약국에는 치명적인 피해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L약사는 "3월 한 달은 최대한 주문 약을 줄이고 재고약을 소진하는 데 주력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며 "대규모 인하 품목을 한달 전에 제시한 상황에서 유예기간도 없이 무조건 4월부터 일괄적으로 인하액을 적용한다는 복지부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약국은 제약사별로 반품약을 정리하고 있다
◆의원인접 중·소형 약국가=경기도 부천 A약국은 지난해 여름부터 약사와 약국직원들이 재고정리에 나섰다.

약국장이 올해 4월 있을 대규모 약가인하를 대비해 미리부터 직원들을 독려해 재고정리를 진행한 것이다.

약국장의 발 빠른 대처로 다른 약국들에 비해 재고정리 걱정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반품처리와 차액보상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일부 제약사와 도매업체에서는 반품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차액보상 역시 현재까지 뚜렷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3월 한 달 동안 약을 주문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고민이 따른다는 것이 K약국장의 설명이다.

최대한 한 달 동안 약 재고량을 줄이기 위해 종전 통약 형태로 주문하던 것을 최근에는 소포장 형태로 소량씩 주문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되자 약국자체적인 '약 품절'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약의 양을 줄여 주문하면서 약국 내에서 일부 약이 떨어져 환자를 돌려보내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K약국장은 "며칠 전 소포장으로 주문했던 약이 떨어져 환자를 돌려보내면서 약사로서 적지 않은 수치심까지 느꼈다"며 "3월 한달 간 재고약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문하는 약의 양을 줄여야 하는 만큼 당분간은 현재와 같은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러 품목들의 재고정리로 군데군데 비어 있는 약장 모습
◆동네 약국가="죄송합니다. 그 약은 지금 품절상태라 드릴 수가 없네요. 며칠 후에 다시 오시겠어요?"

서울 신사동 한 골목에 위치한 J약국에 들어서서 기자가 처음 만난 광경은 약이 없어 약사가 환자를 돌려보내는 모습이었다.

제약사들이 약가인하를 대비해 도매상 출고량을 조절하면서 일부 약가인하 대상 품목들이 물량 부족으로 품절되고 있기 때문이다.

J약국 L약사는 "약국에서 판매가 많은 약이 주거래 도매업체나 인터넷 의약품거래 사이트를 검색해도 품절돼 있는 상황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며 "약 슈퍼판매로 약국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안 좋은 상황에서 약이 품절돼 환자에게 다른 약국으로 가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L약사는 지난 한 주 동안 주거래 도매업체에서 받은 약가인하 예상품목을 참고해 미리부터 재고정리를 진행하고 반품약을 처리했다.

그 품목만 해도 300여가지에 달했지만 이번 복지부에서 제시한 약가인하 품목리스트를 보고 또 다시 재고정리를 진행해야 할 상황이다.

실제 나홀로 약국이 대부분인 동네약국에서 약국 업무를 진행하면서 별도로 대규모 재고정리와 반품처리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정이다.

충남 논산 H약국의 C약사는 "약가인하 품목 리스트가 나온 후부터 며칠 간 약국 문을 닫은 후 낱알 재고약의 경우 집으로까지 가져와 그 숫자를 세고 있는 상황"이라며 "3월 한달 간 약국들의 업무과중이 심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제약사와 도매업체의 반품처리를 회피하려는 움직임 역시 약사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 원인이다. 실제 Y제약은 지난달부터 약국들의 반품처리를 피하고 있어 약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C약사는 "몇년에 걸쳐 직거래를 해 오던 Y제약에 이번 약가인하 문제로 반품을 요구했더니 영업사원이 반품길이 막혀 처리할 수 없다는 답변만 해 왔다"며 "정부도, 제약사도, 도매업체도 모두 나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약국들만 피해자들이 된 것 같아 분노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0/500
등록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